'한의학을 한의학답게' 한의생태계연구소 개소식

한의학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한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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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재(forzabucheon)등록 2018.03.02 11:32
 

한의생태계연구소 개소식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출범된 한의생태계연구소의 개소식이 개최되었다. ⓒ 조승재


2월 24일 중구 라비두스에서 한의계의 기념사적인 행사가 개최되었다. 현 한의계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출범한 한의생태계연구소(소장 박경숙)의 시작을 알리는 개소식이 개최된 것이다. 한의계를 가로막는 정책 문제에 초점을 맞춘 한의사들이 모여 5년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이 연구소는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해 한의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출범하였다.

이 연구소의 한의사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유족 및 관계자들을 위해 한의학을 활용한 심리치료에 몰두하기도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치유공간 이웃'의 박혜신 박사와 연을 같이 하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최혁용 한의사협회장, 허창회 전 한의사협회장,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박혜신 박사, 송재성 전 보건복지부 차관, 명진스님 등 한의계를 비롯한 각 계의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소식의 시작을 알린 박경숙 소장은 발언을 통해 "1인 한의원, 지하 한의원, 그리고 한의원의 파산 등 현 한의계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 연구소는 시작되었다" 라며 연구소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였다.

박경숙 한의생태계연구소장 연구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 ⓒ 조승재


이어 "정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연구를 시작하였으나 정책 전문가가 아니기에 초청 강연, 현장 답사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한의학은 개개인의 특수성과 특별성을 존중하는 학문이지만 제도적 한계로 그 특성을 살리고 있지 못해 한의계의 발전에 제약이 있었다" 라고 밝혔다.

"어떠한 정책과 개선점이 필요한지 알아나가며 함께 길을 찾아가자" 며 비전을 제시한 박경숙 소장은 연구소의 활기찬 앞날을 예고하였다.

박경숙 한의생태계연구소장 . ⓒ 조승재


한의사는 엄연한 의사이다. 허나 엑스레이 사용이 금지되는 등 한의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약하다 못해 한의계를 가로막고 있다. 천연물신약 등 한의학을 이용한 발전된 의료 기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들은 활용하지 못한다.

이런 현실 때문에 한의계는 발전이 불가한 지경에 이르렀다. 한의계의 추락은 한의학이 비과학적이기 때문도 아니고 서양 의학에 비해 덜 발전되었기 때문도 아니다. 제도가 그 모든 것을 가로막고 있다 볼 수 있다. 이 연구소가 출범한 이유도 그것이다.

이런 현실을 고발하듯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의 발언은 힘이 넘쳤다. "한의사의 역할적 제한은 없어야 한다. 의사가 수술을 할 수 없고 역할적 제한으로 인해 연구가 제한되어 한의학의 신뢰성도 낮아지고 있다." 며 한의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한 그는 "전통 의학을 계승한 전문의 중 엑스레이 불법인 나라는 한국 뿐이다." 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사스가 발생했을 때도 한약을 이용해 방어한 적이 있다. 한의학의 방어효과가 증거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라고 말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제도적으로 심지어는 북한과 몽골보다도 전통 의학이 약하다." 며 현 제도를 비판했다.

그 뒤로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성공회대 부총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으며 교육, 연구, 산업, 임상을 키워드로 하는 연구소 100대 과제 발표도 이뤄졌다.

한편 개소식이 열린 홀에서는 한양방복합제, 한약의 역사 등을 다룬 전시회가 열렸다. 주로 연구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의제들과 관련되어 있었다.

한의생태계연구소 개소식 개소식에는 한의학 관련 전시회도 개최되었다. ⓒ 조승재


한의계의 위기는 하루 아침에 찾아온 것이 아니다. 제도적 문제가 계속 누적되어 한의계가 발전되지 못했고 일부 환자들로부터 외면받기까지 하게 된 것이다. 허나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개소식에 참석한 각 계의 인사들과 한의학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연구소의 열정 있는 한의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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