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예전엔 '메이드 인 차이나' '짝퉁'이라는단어가 많이 생각났겠지만, 최근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차기 최고강대국 후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중국의 성장세에대해 주목하고, 국내 방송, 연예, 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뉴스에 나올 법한 이야기는 다소 거창하고, 앞으로 직접 북경에 와서 생활하며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성장하는 중국 속 사람들의 사는 모습, 장점과 단점, 더 나아가 사회, 문화적으로한국과 중국이 각자 가진 사회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 자금성 야경 ⓒ 신준호
중국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엄청난 한류의 영향
'빅뱅'을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는 내년 한국 여행을 계획하며 늘 프랑스 모임에초대해주고 있고, 중미 코스타리카 친구들도 한류에 대해 호감을 가지며 중국 최대 명절 중추절을 이용해한국 여행을 갔다 왔고, 늘 라틴 문화권 사람들의 모임에 초대해주고 있다. 심지어 같은 반에서는 한국이 좋다는 이유로 한양대학교로 한국어학당 교육을 받고 온 잉글랜드 친구도 만났다. 중국어 공부를 위해 북경으로 유학 온 지 2개월 된 나의 중국 생활적응이 '한류'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물론가끔은 동양인을 같은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 취급하는 인종차별자들로 인해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고, 사드의영향으로 한국인들은 조심해서 생활하고 있지만, 직접 나와서 본 현재 한국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전세계 젊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해주는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고 마음 속으로 '한류'에게 '감사합니다' 외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모집해서 같은 학교 중국인 학생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 프로그램에서도 한국인들의 인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프로그램에모집된 한국인 숫자보다 훨씬 많은 중국인 대학생들은 적극적으로 다가와 자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런닝맨'이나 아이돌 '방탄소년단', 'EXO'아니면 배우들의 이름을 말하면서 한국에 대한애정을 자랑했다. 나와 대화한 중국 여학생은 갓 입학한 새내기로 런닝맨을 너무 좋아해서 '강개리''이광수' '유재석'을 모두 한국말로 유창하게 노트에 적을 수 있는 대단한 능력자였다.
한국 문화를 사랑해서한국어학과에 진학한 학생들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내 중국어 숙제와 그들의 한국어 숙제를 놓고 서로 SOS를신청하는 경우도 많고, 댄스 동아리 친구들이 체육관에서 춤 연습을 하는 걸 보면 늘 노래는 k-pop이 흘러나온다. 친하게 지내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친구들의주말 유일한 취미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보고 K-POP을 틀어 놓은 채 따라 부르는 것이다. 가끔은 드라마를 본 후 오그라드는 대사를 따라해 달라고 하고 OST를불러 달라는 부탁으로 종종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친구들은 히잡을 쓰고 있고 고기도 먹지않지만, 골뱅이 소면무침과 참치 주먹밥을 해놓고 방에 같이 앉아서 '뮤직뱅크'를 보고있으면 새삼 이게 무슨 진풍경인가 나도 신기할 때가 있다. 물론 한국 음식에 대한 반응도 성공적이었다. 심지어 옆방 태국 친구들이 너무 크게 틀어 놓는 지드래곤 노래 때문에 잠귀가 밝은 룸메이트는 잠 자는데 많은방해를 받고 있다.
서양인 친구들은 애초에생긴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미용이나 패션 같은 외관보다는 한국 음악의 높은 완성도에 대해 동경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의 화장, 패션 또한 음악 못지않게 많은 주목을 받는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 들어가면 브랜드 모델 대부분이 한국 스타일로 화장하고 옷을 입고있다. 그 사이에 있는 한국 브랜드의 한국 모델들이 중국 모델과 비교할 때 전혀 이국적인 느낌을 주지않는 걸 보면서 '이게 한국 쇼핑몰인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 북경의 북쪽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용경협 ⓒ 신준호
한국인이 사랑받는 이유
중국인들이 한국 문화를동경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아름답고, 잘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아시아에서 가장 하얗고 신체 조건이 좋다고 말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이 미의 객관적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여기 와서 느낀 것은 한국인들은 정말 많이 꾸미고 잘 꾸민다. 중국에서 한국인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본적인 생김새의차이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화장이나 옷차림의 정도를 보는 것이다. 화장이 진하고 긴 머리에 웨이브가들어가 있으면 한국 여성인 경우가 굉장히 많다. 당장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중국말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때 생김새를 보고 한국인임을 짐작해 말을 걸어 부탁해 성공한 적도 자주 있다. 최근엔 날씨가추워지며 한국에서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는데, 중국에서 한국인을 찾고 싶다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롱패딩을입은 사람들을 보면 열에 아홉은 한국인이다.
잘 꾸미는 것과 더불어, 한국인이 다른 문화권에서도 사랑받는 또다른 이유는 영어 때문이라고 느꼈다. 물론한국의 영어 발음도 콩글리시인 경우가 꽤 많기 때문에 가끔 외국인들이 알아듣는데 어려움을 겪지만(헬스클럽을 한국어 발음 그대로 헬스라고 하면 영어권 친구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중국과 일본은 내수 시장이크고 탄탄한 이유 때문인지 젊은 친구들도 외국어를 잘 못한다. 못 한다기 보다는 애초에 배워야하는 필요성을느끼지 못하고 자랐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먹고 살 수 있으니까.
한국은 영어뿐만 아니라 최근엔 외국어를 두개는 해야 된다며 학원을 보내면서 아이들에게 '글로벌 인재'라는 단어를 주입한다. 좋은현상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이런 영향으로 영어가 비교적 유창하기 때문에 '한류'를 떠나서도동아시아권 나라 중에서는 다른 문화권 친구들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유학을생각하고 있다면 친구를 사귀는 것과 관련한 적응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고, 모두가 한국을좋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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