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떠도는 고려인들(12회)

말과 글은 러시아어로 표현하지만 생각은 한국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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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중(sjjohn)등록 2017.10.23 15:23
고려인 문학의 암흑기를 기나....

이때부터 조선공산주의자들의 투쟁을 그린 '연성용'작, 희곡<장평동의 햇불>만주벌에서 유격운동을 그린 김기철작, 희곡<동년 파르티잔들> 북한지역 철도부설에서 조선노동자들의 비참한 처지를 그린 김해운작<동북선>등이 고려극장을 통하여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당시의 문학작가들이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그들의 모국은 헐벗고 가난한 일제가 버티고 있는  조선이나 대한제국이 아닌,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올림픽을 치룬 경제부국인 대한민국으로 변해 있었다. 고려인 문학영역도 서서히 그들의 조국인 한국에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

1992년 카자흐스탄 고려인 문학계는 모국의 한국문인협회와 교류를 맺기 시작했고 이후부터 한국정부가 주최하는 해외동포를 위한 문학콩쿠르에서 고려인작가들이 참가하여 수상을 하게된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정상진씨의 <아무르만에서 부르는 백조의 노래>가 기록문화대상을...정장길과 양원식같은 작가들이 문학상을 한국에서 받기도 했다.
또 1997년에 발간된 <해외문학>이라는 잡지에서 마련한 문학상에  고려인 작가들인 리진. 양원식.이정희씨등이 수상을 하였으며  2015년11월에는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한 문예지 <고려문화>가 창간되여 한국문단에 선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의 대표작가 고려인3세 김 아나톨리

러시아의 대표직인 고려인 3세 작가 김/아나톨리와 필자 그의 작품은 한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번역될 만큼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그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 전상중




그중에서도 필자는 2015년1월에 러시아의 대표적 작가인 고려인 3세 김/아나톨리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만났다.
대표작 `다람쥐'로 <제3회,톨스토이 문학상 대상>을 받은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고리키 문학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 단편 `수채화'로 구 소련 시절 문단에 데뷔한 뒤 <켄타우로스의 마을><아버지의 숲><신의 플루트> 등 10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한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번역될 만큼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그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나는 러시아어로 말하고 글을 쓰고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한국인으로 죽고 싶어 한다. 세계 어디를 가나 나는 한국인이다."

"생각은 한국인으로,표현은 러시아인으로..."
위의 김/아나톨리뿐만 아니라 강/알렉산드로,.박/미하일. 리/스타니슬라브. 김/블라지미르등등 거의 러시아어로 작품을 쓰는 고려인 작가들이다.
고려인문학의 성과는 아직 속단하기에 이르다.
한글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이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어가 그들의 일상 생활용어이기에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은  모두 러시아에 젖어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문학세계는 한민족으로서의 민족정체성이라는 토양을 갖추고 있기에 설령 '갓쓰고 자전거를 탄다'고 한들 이것 또한 지나간 역사가 그들에게 안긴 수난사가 우리 문학사에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러시아어로 창작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들의 문학세계를 편가르기를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에게서 민족정체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암울한 역사를 무시하고서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진단 말인가?
1860년대 가난 때문에 남의나라로 이주한 구한말의 역사도... 1910년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망국의 한을 노래했던 역사도...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역사도 역사이기 때문에 그런 역사속에서 성장해 온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문학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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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다음은 “동녁으로 묻어 주오”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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