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석연휴 여행길에 우리나라 반바퀴 돌아보니 우리나라는 금수강산. 맞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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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희(hanyunhi)등록 2017.10.07 14:29
화도 ic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라타 달린다.  경기지역에서는 차가 좀 막히더니 강원도 홍천 즘에 오니 뻥 뚫린다. 

7월에 새로 개통되어 처음 달려보는 고속도로다.  그 유명한 내린천 휴게소에서 쉬었다 갈려니 우측에 바로 있지 않고 빙 둘러 나가 왼쪽에 위치하여 있구나.  그냥 지나친다. 

이러다가 넌스톱으로 속초까지 가게 생겼다.  터널길이 11키로.  이것이 우리나라 최장의 터널이구나.  홍천부터 양양까지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는 터널의 연속이다.  다행인 것은 주파수중계기가 있어 터널에서도 라디오가 잡힌다. 

아.  이번은 처음이니 한번 이용한 것이지 앞으로는 속초갈때 이용하지 말아야겠다. 홍천에서 국도로 빠져 속초로 가면 터널이 거의 없어 강원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으며 전용도로가 잘 나 있어 고속도로에 비해 그리 많이 늦지도 않다. 

속초 도착 속초에서 막 도착하여 막국수를 먹었다. ⓒ 한윤희


미시령 아래에 있는 김삿갓 막국수에서 막국수를 먹고 예약해 놓은 펜션에 도착했다. 

콘도 여행을 주로 하다가 펜션 여행을 하니 펜션은 침대시트를 갈지않아 잠자리가 깔끔하지 못함이 아쉽다.

그러나 파도 소리 가까이 들을 수 있고 자연과 더 가까이 다가감은 콘도보다 더 좋은 점이다.  편하면 더 편할려는 이심리.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인간의 욕망.  다스려야 한다.  젊은시절 노숙도 한적있는 내가 이런것을 탓하다니.  아니 잠시 생각해 본 것일 뿐이다.  생각은 자유이니. 

천진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 천진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이 보인다. ⓒ 한윤희


펜션앞 천진 해수욕장에 산책을 나가보니 서핑천국이다.  젊은 남녀들이 바다에서는 서핑하고 백사장에서는 서핑연습이 한창이구나. 

가족들 연인들 해변에서 파도소리도 듣고 다과도 먹으며 추석연휴를 보내고 있다.

펜션 발코니에 나와 모여 정담을 나누는 이들도 보인다.

이번 연휴에 여행계획인 사람들이 60프로라니 여기저기 놀러온 사람 천지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연결하는 걷는길인 해파랑길 46코스를 걸어본다.  천간정이 보인다.  속초에 올때 몇번 올라 보았지만 또 올라 본다.  소나무 산책길 거쳐 다다르면 전방 3칸 측방 2칸짜리 2층정자이다.

청간정에서 선조들이 정자에 앉아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 한윤희


현판을 이승만이 썼다는것과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바다 전망이 좋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망좋은 곳에 이렇게 자연과 어우러진 정자를 지어 풍류를 즐겼고 이제 후손들도 여유가 생겨 정자에 오르내린다. 

조상들이 정자에 머물러 음풍농월하던 정적풍류에서 이젠 자연과 길을 벗삼아 해파랑길이나 올레길을 걷는 동적풍류를 즐긴다.  이 코스는 바다 해변길이라 바다의 절경과 어촌의 풍경을 마음것 즐길 수 있다.  다만 군데군데 초소와 철책선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 

한 노년의 나그네가 배낭을 메고 홀로 해파랑길을 정처없이 걸어간다. 

저 모습이 당신의 노후 모습이네. 

그렇지.  매일 저렇게 걸을 수는 없고 적당히 농사도 지으며 시간이 나는 여유시간에 길을 정처없이 걷는거지.  나는 사는것은 걷는 것이라고 생각해.  즉 움직임이지.  어릴적 동네길을 오르다 보면 처마 아래에 앉아 동네 노인이 멍하니 해바라기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별로 보기가 안 좋더군. 

언제 죽나.  살기 싫다. 삶이 너무 지루해.  이렇게 생각하며 있는듯 보여서.  나는 움직일 수 있는한 걸을 거야 저렇게 배낭메고 걷는 노인의 모습.  얼마나 멋진가.  생기가 넘치잖아.  살아있음은 움직임이야. 

농사는 너무 힘들지 않아.  난 조금만 머리숙여 풀뽑아도 허리 아프고 기운 딸려 못하겠더라고.

물론 농사는 힘들지.  그리고 수고에 비해 소득도 안나오고.  농사일 죽도록 해보았자 소득은 커녕 빚만 느는경우가 허다하잖아.  귀농해서 돈 많이 벌었다는 경우는 10프로도 안되지.  난 전업이 아니고 취미로 농사를 짓는거지. 

굳이  땅을 살 필요는 없고 30평정도 빌려서 잘되면 잘 되는 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작물을 키우는 거야.  그래서 먹거리의 자급자족을 실현시켜 가고 작물의 생리와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사는 것이지.

사는게 별거 아니야.  먹으면 사는 건데 그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해 먹는다는 것.  나이먹어 사회에 기생하여 살지않고 자력으로 생존을 모색하려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냐 이거지. 

저기는 부부가 배낭메고 가고 있네. 

부부가 같이 걷다 시간이 좀 지나면 혼자 걷게 되기도 하겠지.  부부중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보슬비가 오락가락한다.  우산 쓰고 천진해변 산책을 나간다.  몸매좋은 아기씨 두명이 해녀복을 입고 서핑보트를 앞뒤로 들고 줄맞춰어 해변으로 가고 있다.  서로 웃으며 대화하며 서핑할 생각에 즐거움이 넘친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파도가 이렇게 높이 쳐야 서핑의 제맛이 난다. 

저거 나도 하고싶다.  돈 얼마 들라나. 

당장 할순 없고 스키처럼 강습 몇일 받고 바다에나가 하기 때문에 좀 많이 들것 같은데.  문제는 돈보다도 위험부담이 크다는 거지. 

위험하면 어때.  언제가는 누구나 죽는거 하고싶은 것 하다가 죽는게 좋지. 죽고 사는것은 운명이지 인간이 정하지 않아.  친구들과 언제 해보아야겠다. 

죽고 사는것이 운명이긴 해도 인간으로서 할 바는 다 해야되지.  나는 위험부담이 큰 놀이는 되도록 하고싶지않아.  사소한데 목숨거는 것은 어리석다고 봐.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취미생활은 많고 많으니.

생각차이겠지. 

서핑도 하나의 취미생활이다.  하지 않아도 되지만 즐거운 인생을 위해 하는 레저활동이다.  페러글라이딩이나 오지 탐험 등도 스릴이 있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어떤 취미를 즐기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돈이든 위험부담이든 시간이든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것은 세상의 이치이다. 아내는 높은 파도에 서핑하는 서퍼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내가 알기로는 겁많고 연약한 여인인데 서핑에 의외의 관심을  보인다.  내 알 바 아니다. 

딸내미 깨워 설악산에 가야지. 

설악산은 많은 산행코스가 있지만 오늘은 비선대 코스를 향한다.  소공원까지 명절과 연휴를 맞아 산행객이 넘쳐난다.  중국인들 사드때문에 한국관광객이 60프로나 줄었다는데 여기 설악산에는 깃발든 단체팀을 비롯해 연인들 소근대는 소리도 중국말이 여기저기 들리는군.  입장권을 사려니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받는다. 

비온후 설악 비온후 설악의 풍경 ⓒ 한윤희


아마 세금탈피 목적이겠지.  국립공원은 입장료 면제인데 이돈은 사찰문화제 관람료로 신흥사의 수입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명당 3500원이면 하루에 만명이상 입산하니 한달이면 수억의 수입이 예상된다. 

이런돈에 세금을 안낸다니 말이 안되는구나. 이런 문제를 다 알텐데 국가에서 이를 방치하는 이유가 뭘까.  종교인들에게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  수입이 있는곳에 납세의 의무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 

계곡따라 비선대 코스를 걷는다.  오전에 비가 와선지 계곡물소리 우렁차고 맑고 깨끗하다. 

예전에 이 비선대길을 걷다보면 중간중간 파전집이나 주점등의 상가가 있어 호객행위하였는데 이젠 모두 없어졌다. 

우리나라가 선진화 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의 늪에서 벗어나 순수 자연의 품에 안기고자 숲을 찾아 왔는데 여기서도 자본의 상술이 판치면 되겠는가. 

수백년 수령의 금강송과 참나무들 끝없이 숲터널을 만들고 있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고봉의 암산들.  설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수려함을 자아낸다.   

설악산 비선대 가는길 비온후라 비선대 계곡에 물소리가 우렁차다. ⓒ 한윤희


가을이지만 초여름같이 나뭇잎이 연초록빛을 발산한다.  비온 후의 상큼함이다.  산행길은 평탄하다 할 정도의 오르막이다.  이곳을 매일 산책하고 싶다. 이 비선대 산행길은 내가 가본 산행길 중 최고다. 

이곳 속초근처에 집을 하나 구해서 설악의 맛을 마음껏 누려야겠다.  설악의 숲에 잠겨있는 그 시간이 곧 행복 자체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고 다음은 설악에서 1년살아보기를 해야지.  나의 생이 계속 주어지면.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려 밖을보니 중년의 아저씨 베낭메고 해변길을 걸어간다.  좀 있으니 젊은 아줌마 베낭메고 앞에가는 아저씨를 따라가고 있다.  아. 해파랑길 도보여행자들 이구나. 

펜션앞 풍경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해파랑길 도보 여행자가 펜션앞 해변길을 걷고 있다. ⓒ 한윤희


아름답다.  젊은 부부가 저렇게 아침일찍 해파랑길을 걷는 모습.  저렇게 걷는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이고 여유와 인생의 풍류를 즐긴다는 것이기에 아름답게 느끼는 것이리라. 

오늘은 추석.  2박3일의 속초여행을 끝내고 처가집이 있는 경주로 간다.  명절을 맞아 서해안쪽 도로는 많이 막힌다고 라디오 방송이 나온다.  이쪽 동해안은 사람이 많이 살지않아서인지 막히지 않는다. 

속초에서 양양 강릉 삼척까지 예전에 없던 고속도로가 생겨있어 잘 달린다. 65번 고속도로다.  고속도로 끝날 즈음 동해휴게소에 이르니 동해바다 전망이 황홀하다.  휴게소화장실에 들르니 대변 보면서도 바다를 전망할 수 있도록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 

동해휴게소 화장실안 동해 휴게소 화장실 안에서 찍은 풍경이다. ⓒ 한윤희


유럽은 공용화장실이 금으로 만들어 놓은것도 아닌데 화장실 이용비를 받아 최악의 화장실이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공용화장실은 시설면에서 세계 최고의 화장실이라 자부한다.  물론 이 동해 휴게소 화장실은 우리나라 화장실 중에서도 최고다. 

10년전쯤에 와본 화장실인데 그 사이 동해안의 지역성과 공공성을 고려하여 새로 건축하였다.  멋지다. 동해휴게소 화장실. 

내가 자주 즐겨보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스카이트레블과 같은 세계여행프로그램이다. 

멋있다는 하와이 또는 알프스등이 많이 나오지만 이들에 못지않게 우리나라도 아름답다.  살아보니 우리나라가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다시 느낀다. 

3박4일 여행이 끝났다.  한반도를 반바퀴 돌아보니 강원도 오지는 없고 고속도로가 산하를 점령했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나라보다 아름답고 공공시설이 깨끗하고 훌륭하다.

이제 생존의 삶에서 여가를 위한 삶의 기반이 잘 되어 있어 물적토대는 선진국이다.  앞으로 호객행위 금지 종교인과세 등으로 소프트웨어도 선진적이어야한다. 

경주 계림의 숲 아침 산책하며 계림의 숲을 거닐다. ⓒ 한윤희


덧붙이는 글 3박4일 여행을 하여 우리나라 반바퀴를 돌아보니 우리나라의 변화된 모습과 아름다움을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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