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복귀론' 야구팬 기만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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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youdh0920)등록 2017.07.26 17:30
오늘 프로야구 기사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침몰 직전' 한화, 김성근 감독 복귀 승부수 던져라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08&aid=0002632742

요지는 김성근 감독 사퇴 이후, 한화가 심각한 무기력, 부진에 빠진 만큼 김 전 감독을 삼고초려해 재영입 하자는 것입니다. 약 1,800여개의 댓글은 부정 반응 일색입니다. "황당하다" "소설 같은 기사" "김 감독을 두 번 욕먹인다" 등의 반응이 다수입니다.

김 전 감독에 대한 야구팬들의 호불호는 둘째치고 복귀,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글쓴이(기자)는 한화 야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프런트와 감독의 감정 싸움, 상호 생채기, 결별, 야구팬들의 부정적 시선 등 모든 것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럼에도 일반적 판단과 너무도 상이한 복귀론을 띄우고 있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글쓴이는 야구팬들이 모르는 막전막후를 알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기사에 눈길이 가는 내용이 있습니다.

"최근 김성근 감독은 한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부상을 입은 이성열과 하주석, 이태양에게는 걱정과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전 감독이 선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건 생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게 전부입니다. 김 전 감독은 그간 많은 인터뷰를 통해 "시즌 중 팀을 떠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복귀론의 근거로는 너무 미약합니다. 복귀에 대한 한화와 김 전 감독의 생각은 고사하고 떠도는 풍문이라도 있는 건지 언급이 없습니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 프런트는 삼고초려' 김 전 감독은 '한화 야구만을 생각하라'가 복귀론의 실체입니다.

복귀 시나리오는 굉장히 난해합니다. 2014년 말, 한화 그룹은 야구단 반대에도 김 전 감독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2년 5개월의 동행 속에 결국 잘못된 선택이라 판단했습니다. 복귀 카드를 꺼내려면 경질 2개월 만에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 새 계약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감독과 대립했던 주요 프런트를 내치는 것 역시 그룹 몫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젠 진짜 끝났다"며 한화를 떠난 김 전 감독이 이 모든 것을 수용해야 합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화는 5월 23일 김성근 감독과 결별했습니다. 그리고 박종훈 단장을 통해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감독님이 계셨을 때 한화 야구는 감독님 그대로의 야구였다. 이제부턴 우리가 가졌던 비전에 입각한 야구를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5월 25일 기자단 공식 인터뷰)

한화는 김 전 감독을 한화 비전에 맞지 않는 감독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잔여 경기가 100경기나 남은 시점에 김 전 감독과 결별했습니다. 올 시즌이 아닌 팀의 미래를 고민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 한화가 53경기를 남겨두고 5위와 11게임이나 벌어진 현 상황에 김 전 감독을 다시 부르는 것은 그룹 자존심은 둘째치고 상식과 거리가 있는 일입니다.

더욱이 복귀론은 당사자들에게 전혀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한화는 앞서 박 단장의 인터뷰처럼 김 전 감독 색채 빼기가 한창입니다. 김 전 감독 복귀론이 안그래도 어수선한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김 전 감독 역시 "어린 야구 선수들과 소통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이로 76세 노 감독 앞에서 본인을 경질시킨 구단의 위기를 언급하며 복귀론 운운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화는 김 전 감독이 재임한 2년 5개월 동안 전국구 구단이 됐습니다. 성적과는 별개로 화제와 관심에서 단연 리그 최고 구단이었습니다. 기사 생산에서도 타 구단을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감독 퇴진 이후 한화 야구단에 대한 관심은 급락했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우스갯 소리도 나왔습니다. 한화 기사 대부분에 달리는 댓글 반응이기도 합니다. '김 감독 없는 요즘 기자들이 쓸거리가 없다'

김 전 감독 퇴진 두 달이 지난 지금도 한화 뉴스는 야구팬들에게 관심의 대상, 논란의 소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김 전 감독의 복귀론 같은 예민한 소재는 팬들에게 좀 더 상세하게, 친절하게 접근되어야 할 사안은 아니었을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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