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미래 ;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

'오이마을 미래보고서 발표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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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safewater)등록 2017.07.18 09:36
교실의 미래 ;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

지난 7월 13일 아이 반에서 개별적인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었다.유엔미래보고서를 토대로 한 '오이마을 미래보고서 발표회'로 진행되었다. 모든 아이들이 단독 또는 4명 이하로 다양하게 팀을 꾸려 총 14팀이 발표했다. 발표 형식 또한 자유로웠다.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인터뷰하는 뉴스 보도,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기술의 도약, 에너지문제와 우주개발 등 급변하는 미래에서 자신들이 꿈꾸는 직업에 관한 프리젠테이션,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드라마 '미동의 후예', 기술공으로 일하는 두 청년의 일상을 담은 만화, 2037년 5월 어느 날의 일과를 담은 일기, 그리고 삽화 등이었다. 

담임선생님은 5학년 2반을 오이마을로 불렀고, 본인을 오이마을 담임으로 칭했다. 그래서 이번 참관수업 발표회 명칭이 '오이마을 미래보고서 발표회'이다. 선생님은 부모인 우리들에게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보고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를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열심히 준비했던 아이들에게 우리들의 격려와 칭찬이 그 어떤 것보다도 훌륭한 보상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발표가 진행되는 내내 선생님은 아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보았고 발표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간간히 아이들을 도왔다. 아이들이 바라는 대로 참관한 모든 가족들에게 소감을 말하도록 했다. 

수업에 참관한 이들은 열 가족 남짓으로 전체 학생 수의 절반 내외 정도였던 같다. 한 엄마는 참석하지 못한 가족을 위해 모든 팀들의 발표모습을 찍어 반톡방에 올렸다. 사진 및 동영상을 본 후 감사 인사를 나눴고, 발표 소감은 모든 아이들에 대한 칭찬과 미래에 대한 기대로 채워졌다. 수업이 끝나고 난 후 뿔뿔히 흩어졌지만 반톡방에서는 한참 동안 이야기가 이어졌다. 

발표가 이어지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의사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인지 남아 있을 것인지 논란이 있기도 했고, 야구선수가 꿈인 친구가 야구를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어두운 상황도 있었다.사라질 직업과 새로 생길 직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도 있고, 로봇으로 인해 인간의 노동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었다. 특히 교사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하는 가운데 오이마을 담임선생님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 이유는 '협동심, 리더쉽, 창의력'을 계속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과제 준비를 잘했다. 어려운 과학용어나 신기술에 대한 이해, 예측되는 미래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잘 담아냈다. 뿐만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표현하고 팀원들과도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지금 현재 좀 더 잘하고 조금 부족한 부분에 대한 상대적 평가는 사족이 될 것 같다.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에 아이들이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간에 그것을 통해 스스로 배워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년 후인 2037년은 우리 아이들이 32세의 청년이 되는 해이다. 나는 학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동안 현재보다 좀 더 밝은 사회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사와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아이들의 배움은 교실과 더불어 가정에서 사회에서 일어나고 문화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현재 한국의 학교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학부모가 학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이마을 미래보고서 발표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뚫고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확인한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의 창의성, 개성, 인성 그리고 관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미래의 교실과 교사가 어떤 형태를 띠던 간에 그것의 목적은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즐겁고 효과적으로 배우도록 돕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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