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주제융합수업으로 통합적인 사고력과 창의력 키워요!"

인천 부일여자중학교 통합교과릴레이수업

검토 완료

김수현(hanlbit)등록 2017.06.23 10:30
"상관없을 것 같은 과목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것이 재미있어요!"

지난 달 29일(월) 오후 3시.
정규교과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가방을 멘 채, 하나 둘 인천 부일여자중학교 과학실로 모이기 시작한다.
과학, 기술, 수학, 국어, 한자, 영어 교과가 각각 표시된 6개의 책상에 아이들이 그룹별로 둘러앉고, 과학실 뒤편에는 다양한 과목 담당 선생님들이 참석하여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인천 부일여중 - 릴레이주제융합수업 ⓒ 김수현


오늘은 '지구온난화'라는 하나의 주제로 6개 교과 수업을 통합적으로 진행하는 릴레이 수업에 대한 제안수업*날이다. (* 교사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대해 제안하는 공개수업)
자유학기제 담당자인 구교정 과학교사(51세, 교무혁신부장)가 오늘 수업의 진행사항을 간단히 설명한 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 가르치며 배운다 나도 선생님 ⓒ 김수현


각 테이블에는 과목별 전문가로 선발된 학생 4명과 담당교사가 자리했는데, 이중 한 학생이 체험활동에 대한 설명을 담당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다른 교과 테이블들을 5분씩 방문하여 설명을 듣고 체험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한 주제를 바탕으로 6개 교과 통합수업이 진행되었다. 한 바퀴를 돌아 제 자리로 돌아온 아이들은 체험을 하지 못한 교과전문가 1인에게 타 과목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주는 한편, 체험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으로 마무리되었다.

과학 전문가 갤러리 수업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 과학 교과에서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실험으로 관찰해보는 체험이 제공되었다. 같은 조건의 사각 투명 아크릴 상자를 준비하고, 한 상자에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드라이아이스를, 다른 상자에는 고무나무 잎을 넣은 후, 두 상자에 동일하게 강한 빛을 비추면서 온도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이었다. 온도 변화는 각 상자에 연결된 두 개의 노트북에 그래프로 나타나, 식물의 광합성이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온도 상승을 막아준다는 것을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과학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기술 전문가 갤러리 수업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 기술 교과에서는 지구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전문가 학생의 뒤로, 수업 모습을 살펴보고 있는 교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수학 전문가 갤러리 수업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수학 교과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기사를 읽고 문장을 부등식으로 나타내어 풀어봄으로써,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계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어 전문가 갤러리 수업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 국어에서는 체험 활동 보고서 작성 방법에 대해 배웠다.

한문 전문가 갤러리 수업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 한문 교과에서는 한자찾기게임을 통해 지구온난화 관련 용어 한자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한자 찾기 게임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영어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 영어 교과에서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에 관련된 단어를 사전으로 찾아서 퍼즐을 완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고서 작성 및 발표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학습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으로 <가르치며 배운다 나도 선생님> 릴레이 주제융합수업이 끝이 났다.

2학년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가르치며 배운다 나도 선생님> 릴레이 주제융합수업은 이 시간에만 한정되지 않고, 교과별 수업시간에도 적용되어 전 교과에서 한 주간 같은 주제로 수업이 진행된다. 2학년 모든 학생들이 이러한 방식의 수업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자유학기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교사들이 자기 교과에만 함몰되지 않고 다른 교과 지식들도 다양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부일여중에서는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형태를 접할 수 있도록 이러한 제안수업을 매달 1회씩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 - 부일여중 릴레이주제융합수업 中 ⓒ 김수현


2015년 행복배움학교(혁신학교) 지정과 더불어, 3년째 자유학기제를 실시해온 인천 부일여자중학교는 자유학기의 개념을 1학년의 한 학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1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 시행을 전후로 '프리(pre) 자유학기제(1학년 1학기)'와 '포스트(post) 자유학기제(2학년 1학기)'를 운영하며, 3학기동안 수행평가 비율을 50%까지 올렸다. 또한 2학년 2학기와 3학년에도 창의융합수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수행평가 비율을 40%로 유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1학년들의 자유학기가 시작되는 2학기에는 진로탐색활동, 주제중심선택, 동아리활동, 자유학기 예술체육의 4개 유형으로 각종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핵심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교과간, 교과내, 교과와 창제를 재구성하여 적용하며, 진로탐색활동을 34시간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포스트 자유학기에도 교과관련 자율동아리를 확대 적용하여 진로 유형에 따라 진학 연계 진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에 대해 구교정 교사는 교육이 달라졌는데 평가의 기준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나온 오류라 일축했다. 객관식 문제의 획일적인 학업성취도 평가로는 달라진 아이들을 평가할 수 없으니  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 교사는 "객관식 문제를 잘 맞추는 세대는 끝났어요.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세대입니다.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아이들은 생각하는 능력과 창의성, 그리고 글쓰기 능력이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학교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고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1학년 자유학기 때부터 과학 자율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부일여중 아이들은 3학년 때까지 동아리 활동을 이어가며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교육부장관상과 환경부장관상을 비롯해 10여 차례 수상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ISEF(Intern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 Fair)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부일여중 구교정 교사 - 학생들이 만든 온풍기와 함께 ⓒ 김수현


구 교사는 아이들이 개발한 온풍기를 과학실과 교무실에서 실제로 사용 중이라며 자랑스레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간이 공기청정기와 미세먼지 검사기, 식물재배용 LED조명, 커피찌꺼기로 만든 퇴피 등 학생들이 개발한 작품들이 과학실 뒤에 전시돼 있었다. (끝)

덧붙이는 글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Vol.20 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dreamtree.or.kr/vol20/sub04_2.html)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