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깨트려야 한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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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용(brmount)등록 2017.06.18 12:16
보는 깨트려야 한다.(강물은 흘러야 한다)

세상에나
이렇게 바짝 마르고 짱짱한 하늘에
오늘도 이글거리는 태양이라니
세기 말 가뭄에
숨 찬 강물도 끓어오르고
말라버린 냇가에 검질만 무성하네.

강물 속 은모래 사이로
피라미, 동자개, 모래무지 헤엄치듯
천둥벌거숭이로 뛰어다니며
물장구치던 어린 시절이
추억 속에 살아있는데

지금
저 푸른
아니 저 푸른 녹조로 덮인 강물이
그 속에 괴물을 키우며
슬금슬금 육지를 파 먹어가고 있다.

우리 땅이
우리 물이
우리 자손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이
저 탐욕의 푸른 강물아래
썩은 뻘로 덮이고 있는데
녹조 라떼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

흐르지 않은 채
굳게 도배되어 가는 강물
그 속 썩은 물이
가뭄 속으로 흘러가면
식물은
괴물의 씨앗을 잉태하고
고치를 만든다.

이렇게 부패한 강물의 나쁜 윤회,
또 다른 탈피로
선한 얼굴 뒤에 검을 숨긴 채
나타나기 전에
보를 깨트려야 만
우리가
살아 날 수 있으리.

2017. 0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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