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U-20, 기분 좋은 개막전으로 워밍업하다

VAR시스템 변수와 에이스들의 활약...잉글랜드, 아르헨티나 상대할 컨디션 끌어올리다

검토 완료

신준호(joon1407)등록 2017.05.21 13:26

. ⓒ 신준호


사람들의 속이 뻥 뚫리는 경기력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8시에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 개막전에서 한국이 기니를 3-0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첫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헛된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초반 어수선함을 극복한 조직력 있는 운영

이번 월드컵이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장 컨디션 끌어올리기 수월한 것이 사실이지만 신태용 감독이 계획한 것보다 선수들이 늦게 소집되면서 컨디션이 완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고 경기를 앞두고 약을 먹은 선수들까지 있을 정도로 대표팀의 컨디션은 100%라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컨디션의 난조와 함께 경기장을 가득 메운 자국 팬들앞에서의 경기라서 그런지 경기 초반 선수들은 실수를 하고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에서는 패스 미스가 자주 나왔고 측면을 통한 공격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비장하게 준비해온 만큼 대표팀은 패스 중심의 조직력을 키우는 훈련을 자주 해왔고, 경기가 흐르면서 대표팀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발이 점점 맞기 시작했고 에이스 이승우의 몇 차례 드리블 돌파를 통한 분위기 전환으로 서서히 경기는 대표팀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전반 36분 굉장히 좋은 시점에 이승우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빨려들어가면서 기분 좋은 리드를 하기 시작했다.

VAR 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강렬한 존재감

. ⓒ 신준호


최근 전세계적으로 오심이 끊이질 않으면서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소리가 나왔고 개선점을 찾기 위한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다. 거듭된 고민 끝에 생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연령별 대회 최초로 U-20 월드컵을 통해 선보이게 되었고 A조의 두 경기 모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앞서 펼쳐진 A조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의 팔꿈치 가격에 대해 처음엔 그대로 진행되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번복되면서 마르티네즈는 퇴장을 당했다. 두 강호가 붙는 경기에서 퇴장은 아르헨티나에게 뼈아프게 다가왔고 추격의 의지를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3-0으로 완벽하게 무너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기에서는 중요한 시점에 터진 이승우의 선제골을 바탕으로 경기를 완전히 자신들의 분위기로 풀어가던 전반 막판, 또다시 이승우의 눈부신 드리블 돌파에 이은 패스를 조영욱이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추가골을 기록하는 듯 했으나 비디오 판독이 들어갔다. 결과는 이승우가 드리블한 공이 패스전에 이미 아웃이었다는 판정과 함께 무효골 처리였다.

한창 열띤 응원과 함께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풀어가던 중에 터진 추가골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지만 과학을 통한 진실이었기 때문에 아쉬움도 잠시,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었다. 최근 오심이 너무 많이 나오면서 축구선수와 팬들을 큰 실망에 빠트리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낯설긴 해도 VAR 시스템에 대해서 사람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엄연한 사실을 번복하는 것은 괜찮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입장을 말하면서 여기서도 심판의 최종 판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후반전 용병술 적중과 완벽한 마무리
VAR로 인해 약간의 혼란과 어수선함 속에 경기를 마무리한 대표팀은 후반전 자신들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A조 최약체로 뽑히는 기니는 후반전 에이스 모를라예를 투입하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정태욱의 수준높은 태클에 번번히 막혔고 살아난 대한민국 중앙의 패스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20분 임민혁을 추가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주었고 용병술은 바로 적중했다. 후반 31분 백승호-이승우 바르셀로나 라인의 패스에 이은 골키퍼 일대일 찬스에서 임민혁은 어린선수답지 않은 페이크를 통해 골키퍼를 속이고 추가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이승우는 경기 내내 기니 선수들의 거친 압박으로 계속해서 쓰러지면서도 결국 어시스트를 추가하며 에이스답게 1골 1어시스트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골은 또다른 에이스 백승호의 몫이었다. 경합 후 흘러나온 공을 우찬양이 정태욱에게 롱패스로 연결했고 정태욱의 헤딩을 받은 백승호는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센스 넘치는 골로 축포를 터트렸다. 후반전 코너킥은 경기 막판 돼서야 처음 나왔지만 롱볼에 이은 헤딩 연결을 통한 골까지 터지면서 여러 루트로 골을 넣는 대표팀의 멋진 공격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 막판 3대0으로 리드하다보니 집중력이 약간 떨어진 틈을 타 기니가 매섭게 몰아붙여보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라는 강호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득점 승리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고 득실차까지 따져야 할 수 있는 토너먼트에서 유리한 점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으며, 팬들은 최근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성인 대표팀을 보면서 답답했던 마음을 U-20 경기를 통해 시원하게 해소하면서 기분 좋은 개막전을 치뤘다.

다음 경기는 23일 화요일 20시에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치뤄진다. 메시와 이과인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는 성인 대표팀만큼 U-20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라인업이 탄탄하진 않지만 이번 대회 주목할 유망주 아스카시바르를 중심으로 한 아르헨티나는 조심해야 할 강호임에는 틀림없다. 두 팀 모두 패스를 통한 빠른 축구를 하는 상황에서 어느 팀이 웃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http://blog.naver.com/joonho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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