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원들, "부천팬의 볼 권리 보장하라"

대한축구협회의 졸속행정으로 부천FC 평일 오후 3시에 경기하게 되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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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재(forzabucheon)등록 2017.04.11 10:17

부천FC1995 부천FC는 대한축구협회의 졸속적인 행정으로 인해 평일 오후 3시에 원정경기를 가지게 되었다 ⓒ 부천FC


부천의 시의원들이 대한축구협회의 졸속 행정으로 인해 뿔났다. '부천FC를 사랑하는 시의원 모임'의 이야기다. 이 모임은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을 비판했다.

부천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팀 부천FC는 오는 4월 19일 오후 3시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FA컵 경기를 치뤄야 한다. 프로축구팀간의 경기가 오후 3시에 열린다는 건 굉장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사건은 이렇다. 전북현대는 한국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로 인해 자신들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전북은 대신 전주종합운동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현대가 FA컵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FA컵 경기는 평일 저녁에 열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전주종합운동장은 야간경기를 열기 위한 조명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 이럴 경우 대한축구협회의 규정은 경기를 오후 3시에 열거나 상대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개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대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열고자 할 때는 일정 기간 전에 상대팀이 이의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가 대진 추첨 전에 이의 신청을 하도록 한 것이다. 상대팀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이의 신청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천FC를 사랑하는 시의원 모임'은 이에 분노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졸속적인 행정으로 인해 부천의 팬들은 볼 권리를 잃었다. 정상대로라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려야 할 경기가 전주에서 그것도 평일 오후 3시에 열리게 되어버린 것이다.

시의원들은 "직장인의 출근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 시간대인 오후 3시에 공식적인 프로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축구 흥행이나 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후진적인 축구 행정이다"라며 대한축구협회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부천축구팬의 볼 권리를 보장하라!"

부천FC를 사랑하는 부천시의원 모임은 4월 19일에 열리는 2017 KEB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전북 현대와 부천FC의 경기가 평일 주간 낮 시간대인 오후 3시에 열린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아마추어 팀 사이의 대결도 아닌 프로와 프로가 만나는 경기가 평일 오후 3시에 열린다는 것은 해당 팀을 응원하며 멋진 경기를 관람하고픈 팬들의 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입니다.
주요 관중인 학생의 등교와 직장인의 출근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 시간대에 공식적인 프로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축구 흥행이나 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후진적인 축구 행정입니다.

프로에게 평일 낮 경기가 웬말이냐?

국제대회 유치 준비로 인해 부득이하게 야간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전북 현대의 선택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를 선도하는 전북 현대라면 흥행을 위해서라도 경기 시간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번 대진 추첨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상의 오류를 범하였습니다. 대진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FA컵 3∼4라운드의 모든 경기의 시간과 장소를 한꺼번에 적시하고 참가자들에게 이의를 구하면 그 누가 이의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천FC와 전북 현대의 경기는 FA컵 4라운드 빅 매치 중 하나입니다. 이미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두 팀이 만나 무패행진을 자랑하던 전북 현대를 전북의 홈에서 부천이 이겼습니다. 당시 FA컵 대회 기간 중에 최고의 파란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FA컵 규정을 따라라

이러한 두 팀이 일 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다시 만납니다. 이런 경기에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축구협회의 FA컵 규정에는 주중에 열리는 경기는 야간 경기(오후 7시~ 오후 8시 시작)로 개최돼야 한다. 야간 경기의 개최를 위해 경기장 조명 시설의 평균 조도는 1500lx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전주종합경기장은 규정에 부합하는 조명 시설이 없어서 주간 경기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프로구단 사이의 평일 경기가 야간진행이 어렵다면 당초 FA컵 규정대로 원정팀에게 홈경기를 우선 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부천FC는 과거 부천SK의 연고이전 이후 순수 팬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창단시켜 5년간의 아마추어리그에 참여했습니다. 올해로 프로진출 5년차를 지나고 있는 창단 10년차의 프로팀입니다. 수도권이라는 좋은 입지와 좋은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경기 운영 능력 또한 충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부천시의원들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전북과 부천이 불꽃이 튀는 경쟁을 벌이는 경기를 보고 싶습니다.

                                                                     2017년 4월 9일
                                               부천FC를 사랑하는 부천시의원 모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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