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를 감사원이 밝혀낼 수 있을까?

“사기경력 아버지는 상임이사, 아들은 정규직 채용, 문제되자 아들만 사직”

검토 완료

이원영(chamsu)등록 2017.03.06 17:24
용산시민연대, 지난 3월3일 공익감사 청구해

"염치가 없는 사람들이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구청장 최측근이란 이유로 사기꾼 경력자를 임명하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럼 함께 시험 본 다른 사람들은 그저 들러리였다는 것이죠? 참 허탈하네요"

2016년 9월 용산지역의 시민단체인 용산시민연대는 제보를 받았다. 용산구청 산하 공기업인 용산구 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었다.

"제보를 받고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동네에서 아파트 재개발 관련 사기 전과가 있는 전직 구의원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민주당 용산구위원회 사무국장도 했었던 현 구청장 최측근이라고 알려진 사람이었죠. 그런 사람이 시설관리공단 상임이사로 채용되었다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인데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아들이 정규직 직원으로 두 달 전에 채용되었다는 것을 듣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용산시민연대 배훈 대표의 말이다.

용산시민연대는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용산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용취소와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특혜채용의혹기자회견 용산시민연대는 지난해 9월12일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용산시민연대


"문제가 된 전직 구의원은 구의원 되기 전 부동산업자였어요. 무허가 건물 사취매매 혐의 등으로 추징금 1억1천만원과 벌금 1천500만원으로 기소된 전력이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의 아들이 채용된 8급 정규직 자리에는 누가보아도 화려한 경력과 학력을 소유한 사람들이 무려 38명이나 응시했습니다. 시설관리공단 직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여서 취업경쟁이 심할 수 밖에 없죠."

너무도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지라 주요 언론에 이 일이 여러차례 보도가 되었다.
그러자 언론보도에 당황한 시설관리공단은 임용절차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근접한 시기에 부자가 각각 임원과 직원으로 채용되어 특혜시비가 일어난 점에 대하여 해당직원 손○○군은 심리적 부담감에 스스로 2016. 9. 21.일자로 사직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

그리고는 얼마 후 전직 구의원의 아들이 '심리적 부담감'때문에 사직했다고 밝혔다. 부자 낙하산 사건의 주인공 가운데 아버지는 남고 아들만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다.

"아무리 비양심적이라도 둘다 시설관리공단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셈입니다. 그래서 비리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용산구청과 용산구시설관리 공단은 사과도 없었다. 용산시민연대는 추운 겨울에 동네시장과 전철역 부근에서 주민들에게 부자낙하산 비리 의혹 사건 홍보물을 수천장 배포하고 감사청구 서명을 받았다.  4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감사청구에 서명했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려면 300명이 넘는 국민들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용산시민연대는 지난 3월3일(금)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공익감사청구 용산시민연대 배훈대표는 지난 3월3일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접수했다. ⓒ 이원영


대다수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직원을 채용한다. 그래서 자치단체장과 측근들의 인사권한과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상식을 벗어나면 안 될 것이다. 아무리 구청장 측근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설관리공단 이사 자리에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을 앉힐 수 있을까? 심각한 도덕불감증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감사원은 용산구 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 의혹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감사원이 꼭 채용비리를 밝혀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비리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더라도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또 이런 짓을 벌이지는 못할테니까요"
용산시민연대 오장록 사무처장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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