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이돌 좌충우돌 우리말 배우기, 초등학쌤

초등학쌤 정규편성되며 강호동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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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호(endrmfdl)등록 2017.01.30 18:07

27일 방송된 SBS 설특집 파일럿 '초등학쌤'의 출연자들 - 강남,헨리,엠버,모모,디에잇,텐 ⓒ SBS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정평이 나있다. 반면 우리말 한국어는 세상에서 배우기 어려운 언어 4위(미국 뉴스 웹사이트 서드에이지(Third Age) 선정)에 올라있다. 외국인들, 특히 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에게 한국어는 완전히 다른 어순구조(한국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주로 동사))와 변화무쌍한 어미의 변화, 동음이의어,음의 장단에 따른 뜻 변화등 익힐 것이 너무나 많은 언어다. 거기에 사투리까지 섞이게 되면 완전히 멘붕상태에 빠진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도 말을 해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일례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의 경우, 자신만의 창조 언어구사(과도한 지시어 남용,엄청난 한문장의 길이,유체이탈화법,특이한 단어선택(온 우주,혼이 비정상 등)) 등으로 해석을 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구사한다. 네이티브 스피커인 우리가 이럴진대, 외국인에게 한국말은 정말 어려운 언어일 수 밖에 없다.

27일 SBS에서 방송된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生리얼수업 초등학쌤(아래 초등학쌤)'에서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연예인들의 한국어 실력을 점검하고, 실제 초등학생들이 외국인 연예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쳐줄 선생님들로 초빙되었다.

방송 촬영 일주일전, 사전 한국어 실력 테스트를 한 외국인 연예인들(강남,슈퍼주니어-M 헨리,에프엑스 엠버,트와이스 모모,세븐틴 디에잇,NCT 텐).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들의 한국어 실력은 평균 6세였던 것. 

촬영은 경남 창원 구산면 구산초등학교 구서분교에서 이루어졌다. 6명의 외국인 아이돌이 1,2학년 교실에 모였다. 잠시후 등장한 MC 강호동. 외국인 아이돌들은 사투리 섞인 호동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강호동은 오버액션에 바디랭귀지까지 섞어가며 30분만에 겨우 얼룩말을 아이돌들에게 이해시켰다.  

단어의 장단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우리말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순간이었다. '눈에 눈이 들어가니 눈물인가? 눈물인가?'라며 장단의 뜻 변화를 언어유희로 즐겼던 정조대왕이 떠올려졌다.

명언 제조기 강호동은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서 완성시키는 거야"라며 아이돌들은 격려했다. 하지만 텐의 "부족한 사람끼리 모이면 더 부족하지 않냐"는 반격에 바로 수긍하는 아이돌과 강호동이었다.

각인각색 초등학쌤

이어서 아이돌들의 선생님이 되어줄 초등학생들이 교실로 속속 입장했다. 처음 교실문을 열고 들어온 초등학쌤은 남매 선생님인 장희주(초등 5), 장수민(초등 4)이었다. 두번째로 입장한 초등쌤은 꿈이 선생님인 5학년 정은하였다. 은하는 거침없는 말투로 확실한 캐릭터였다. 은하는 개그맨 이수지 닮았다는 말에 "인정할 건 인정해야한다"고 닮았음을 바로 인정했다. 그리고, 강호동이 자신과도 닮았냐는 물음에도 조금 닮았다고 바로 답했다. 은하는 남자가 어색하다며 모모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희주와 인사에서 데면데면하자 그 이유에 대해 "초면이니까요"라고 쿨하게 말하게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반에서 운동도 공부도 1등인 4학년 이선우가 들어왔다. 은하는 남자도 동생은 괜찮다고 했지만, 선우와 인사도 조금 어색해했고, 이유는 역시 "초면이니까요."라고 말해 또 한번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어 장난꾸러기 같은 활발한 4학년 조준호가 들어왔다. 준호는 단짝인 선우에게 운동,공부 어느 하나 이긴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지기 싫다는 것을 공표했다. 그리고 만화 모범생 캐릭터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5학년 박지민이 등장했다. 지민은 공부를 잘 못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할머니 만학도인 1학년 황분이, 이명개 선생님으로 초등학쌤 진영이 갖춰졌다.

눈높이 교육 카운셀러...구사면 스타샘 정은하 

27일 SBS 설특집 파일럿 '초등학쌤'의 외국인 아이돌과 초등학샘 사제커플들. ⓒ SBS


27일 방송된 SBS 초등학쌤에서 초등샘들과 아이돌간의 매칭수업이 진행되었다. 각자 다른 스타일로 가르치는 초등샘들 ⓒ SBS


텐의 일일 한국어 선생님이 된 은하. 은하는 어려운 속담을 알기 쉬운 예로 이해할 수 있게 가르쳤다.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 속담을 "방탄소년단을 보러 갔는데 트와이스도 봤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또, '우물에서 숭늉 찾기'를 "초콜릿 없는 건물에서 초콜릿 달라 하는 것"이라고 풀어서 말했다. 은하는 직접 행동과 시각적 학습을 이용해 외국인 텐을 가르쳤다. 이렇게 50분 수업후 쉬는 시간, 3년동안 한국어 공부를 해도 늘지 않는 것 같다는 고민을 텐이 털어놓았다. 그러자 은하는 "처음 왔을 때보다 잘 하지 않냐, 3년에 그만큼 늘었으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텐은 "더 이상 한국어 실력이 늘지 않고 정체 되면 어떡하냐"고 토로했고, 은하는 "그정도만 해도 괜찮다"고 토닥토닥 격려했다. 눈높이 교육에 카운셀러까지 구사면 스타샘 정은하의 등장이었다. 잠시후 은하 판박이 동생이 등장했고 은하와 동생은 트와이스의 춤을 추며 텐의 공부를 응원했다. 이렇게 화이팅을 한후 그들은 다시 열공모드로 돌입했다.

구산면 스타샘 은하. 은하는 개그맨 이수지,MC 강호동과 닮았음을 쿨하게 인정했다. 맺고 끊음이 확실한 캐릭터였다. 은하는 텐의 일일 우리말 선생님이 되어 텐의 고민상담까지 확실하게 해주었다. ⓒ SBS


강남의 일일 선생님이 된 황분이, 이명개 할머니. 이명개 쌤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에 대해 80에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는 경험을 말하며, 공부하면서 느낀점을 속담에 녹여 설명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황분이 할머니는 밥상을 차려와 강남에게 고기를 대접했다. 강남은 쌈을 싸서 할머니들에게 드리며 살갑게 굴었다.

헨리의 선생님은 장수민,장희주 남매쌤이었다. 맞장구 등의 뜻을 설명하면서 남매 투닥거리며 가르쳤다. 디에잇의 선생님이 된 조준호. 준호는 라이벌 선우에게 이번엔 꼭 이기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우며 열심히 가르쳤다. 디에잇은 준호샘과 파이팅하기 위해 쌍절곤을 돌리며 기운을 복돋우었다. 라이벌 선우도 학생인 엠버 함께 열공했다.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모모는 지민샘이 가르쳤다. 지민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했다. 선생님들과 1:1 수업을 마치고 아이돌들은 대결을 위해 학교에 모였다.

27일 SBS 설특집 '초등학쌤'에서 나온 기상천외의 답들.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 ⓒ SBS


초등학쌤 우리말 대결에서 1등을 한 엠버는 왕중왕전에서 닉쿤과 받아쓰기 대결을 했다. 단 한글자 차이로 닉쿤이 우승한다. 초등학샘 모두에게 설날 선물과 출연진 전원에게 한돈세트가 돌아갔다. 다함께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 ⓒ SBS


강호동의 과거사진이 문제의 힌트로 주어진 단위 맞추기, 속담 맞추기 퀴즈 등에서 좌충우돌 기상천외한 오답들이 나온 가운데, 결국 엠버가 1등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왕중왕전. 단 한문제의 대결을 위해 흔쾌히 출연한 닉쿤이었다. 엠버가 대결에서 승리하게 되면 초등쌤들 전원에게 장난감 선물이 돌아가는 조건이었다. 박빙의 대결에서 한글자를 실수한 엠버. 결국 닉쿤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설특집답게 고생한 초등쌤 전원에게 선물이 돌아갔다. 그리고 아이돌들에게도 한돈세트가 주어졌다.

강호동, 파일럿 초등학쌤 정규편성으로 공중파 복귀하나?

27일 방송된 SBS 설특집 '초등학쌤'에서 최선을 다해 단어를 외국인 아이돌에게 설명한 강호동. 30분만에 얼룩말을 설명하고는 진땀을 뺀다. 자신의 과거 출연했던 사진들이 힌트사진으로 나왔다. 초등학쌤이 정규편성되어 강호동이 공중파로 복귀할 수 있을까? ⓒ SBS


강호동은 복귀한 후 출연한 공중파 방송들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보았다. 대신 종편 등에서는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SBS 파일럿 초등학쌤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강호동은 설특집 초등학쌤에서 진땀을 흘리며 과격한 몸동작까지 해가며 최선을 다해 우리말을 설명했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 아이돌의 예상치 못하는 반응과 초등쌤들의 순수한 마음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과 따뜻함을 안겨주었다. MC 강호동과 출연진들의 케미도 좋아보였다. 초등학쌤의 시청률은 5.1% (TNMS)를 기록했다. 과연 초등학쌤이 정규편성되며 강호동이 공중파에 복귀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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