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켄 미술관 태피스트리 중 일부먼 나라에서 작품을 보다 우리나라 생각이 간절했던 순간이다.
김하얀
불현듯 철사 원숭이와 솜털 원숭이 실험이 떠오른다. 철사로 된 원숭이 인형에게만 젖을 달아주고, 솜털 원숭이 인형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실제 원숭이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느끼게 했을 때 그들은 차가운 철사 원숭이 인형의 젖을 찾는 대신 따뜻한 솜털 원숭이 인형의 품에 안겼다.
이것은 생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선 배고픔을 채우는 게 아닌 따뜻함과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꿔 말하면 개인이 따뜻한 환경에서 생활할 때 받는 정서적 만족감은 단순히 식욕을 충족할 때의 그것보다 훨씬 더 충만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사회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가정이라는 안락한 공간을 통해 충분히 치유 받는다면 전체적인 사회의 모습 역시 안정적일 것이다. TV만 틀면 먹방 일색인 지금, 우리에겐 맛있는 음식이 아닌 정서적 허기를 채울 따뜻한 공간이 필요하다.
덴마크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그저 단순하고 예쁘며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고, 내 가족과 사랑하며 살아갈 공간을 꾸미는 과정이고 그것을 타인과 기꺼이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적 의식에 바탕을 둔 디자인이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닌데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게 창살과 커튼으로 꽁꽁 닫고, 내부 공간보단 내 개인을 치장하기 위해 바쁘지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여행의 출발은 그들의 예쁘고 부럽기만 한 북유럽 디자인 산책이었는데 그것의 본질은 사람, 사회, 공동체, 내면의 행복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어쩌면 그곳의 맛만 본 것일지도 모를 테지만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덴마크에 있거나 덴마크에 다녀왔다면 그곳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었나 궁금해진다.
혹 덴마크 여행을 앞두고 설렘을 갖고 이 글을 접한 사람이라면 내 생각대로 덴마크를 느끼기보단 이 글을 정보 삼아 더 풍요롭게 덴마크를 접하고 오길 바란다. 이제 나,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삶과 공간의 디자인에 대해 고민해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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