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의 아방궁 축조계획

“쪽방에 살아도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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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suljuk)등록 2017.01.17 13:25

2017년 1월 16일 JTBC뉴스룸 보도 갈무리 화면 ⓒ 박찬희


아방궁(阿房宮)은 진나라의 시황제가 6국을 통일 한 후 함양궁이 작아 통일 황제의 거처로서는 위상이 낮다 하여 짓기 시작한 것으로 아방(阿房)이란 곳에 지었다하여 임시로 아방궁이라  불렀다. 대 토목공사는 연인원 70만 명의 인부들에 의해 진행되던 중 BC 207년에 황우에 의해 진나라가 멸망하게 됨으로써 중단되었다. 동서 2,500m와 남북 1,000m로 앞에는 전(殿)을 뒤에는 궁(宮)을 배치했다(건물은 동서 700미터, 남북 12미터 2층). 아방궁에서 위세를 떨며 살고자 했던 진시황은 거주는커녕 완공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어제. 현재 대통령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씨에 대한 기사들의 아젠다는 아방궁이었다. 박근혜 씨가 퇴임한 후 거처할 아방궁을 지으려는 최순실 씨의 충정작전이 그만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최순실 씨 소유 '더 블루케이' 부장 류상영 씨가 이 공사를 일컬어 "VIP 아방궁은 했으니까 거기는 가고..."(2017년 1월 16일 JTBC뉴스룸 보도)라고 하여, 직접 '아방궁' 공사라 일컬었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아방궁 논란은 그리 생소한 것이 아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전 한나라당 소속 아무개 아무개 의원 등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방궁을 축조한다고 연일 강한 비판을 퍼부어댔다. 그리고 이후의 이명박 대통령 사저도 아방궁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방궁 축조계획이 수면에 떠올랐다.

자. 그러면 역대 대통령들의 사저의 규모 즉 대지의 넓이와 부지 매입가격 등을 중심으로 팩트를 한번 체크해 보자.

역대 대통령 사저 규모 비교표 ⓒ 박찬희


지가와 건축물의 가격 및 가치, 조경 그리고 인테리어 비용들을 감안하여 어떤 것이 아방궁인가를 판단함이 옳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씨의 사저는 아방궁에 손색이 없으며 박근혜 씨의 사저계획은 전임 대통령 사저의 아홉배 크기로 명실상부하게 아방궁을 꿈꿨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박근혜 씨의 사저예정지 부지 가격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SOC사업 완료 후 가격이 대폭 상승될 것을 예상하면 현재의 가격으로 전임대통령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점이다. 

진시황의 만리장성축조와 아방궁 건설이라는 초대형 토목공사가 진나라의 쇠잔을 가져왔듯이 이명박 씨의 4대강 사업은 정부재정의 고갈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방궁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박근혜 씨는 창조경제를 표방했으나 피폐경제로 전락시켰고, 자기 그리고 경제공동체인 최순실 씨를 위한 창조경제로서 만으로도 이명박 씨의 아홉배 크기 아방궁 축조를 기획했다. 뻔뻔해도 이만저만 뻔뻔한 것이 아니다.

베트남의 호찌민은 미국과의 전쟁 막바지였던 1969년에 79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비록 국가 주석이었지만 재임 내내 주석궁에 거주하지 않았고, 근처에 있던 정원사의 초라한 집을 관저로 삼아 살았다. 그가 남북의 모든 베트남인들에게서 '호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는 폐타이어로 만든 고무신을 신고 살았지만 베트남 국민들에게는 진정한 VIP였다.

자고하는 자는 자기 집을 크게 짓는다. 그것을 자기 치세의 마뉴먼트(業績碑)로 삼으려는 심리가 그 속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은 그런 집을 보며 아방궁이라고 비아냥댈 뿐 절대로 그 집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는 않는다. VIP는 아방궁에 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쪽방에 살아도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VIP가 되는 것이다.(2017.1.17. 박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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