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5촌 살인 사건 말 못할 속사정...

두바이 취재팀이 경험한 '공포의 실체'

검토 완료

이지은(130bo)등록 2016.12.25 19:54
주진우 기자 "모두 죽거나 감옥에 가거나 실종 됐다"
정청래 의원 "두바이 동행당시 휴대폰 도청 당했다"
김어준 총수 "두바이 취재종료 후 차량 미행당해"

지난 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VIP 5촌간 살인 사건의 진실>'은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방송은 커다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지만, 결정적 핵심 용의자를 제시하지 못하고
'합리적인 의심'이후 '결정적 한방'의 부재로 찝찝함을 가중 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과 시청자들은 결말에 대해 각자 스스로 의문부호를 간직해야만 했다.

지난 19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서 배정훈 PD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김어준 총수는 "방송 직전 마지막 단계의 편집본을 프로젝트 파일이라고 하는데 이게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다. 복구가 안 된다고 했다. 초대형 방송사고였다. 배정훈 PD에게 제가 강조했던 이야기가 '백업을 하라'는 말이었다. '반드시 삭제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라는 다소 놀라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23일 <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에서 김 총수는 지난 주장에 이어 "프로젝트 파일이 삭제되었다 얘기 한 적 있었는데, SBS는 단순 기계적 오류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그렇게 말해야 되겠지. 근데
한 차례만 삭제 된 것이 아니에요. 그 전에도 (삭제가)됐다. 배PD가 매우 곤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 까지만..."이라 말했다.

또 김총수는 <그알>이 미쳐 결말을 맺지 못한 이유에 대해 "왜 두바이에 대해 다 이야기를
하지 않냐 는 질문이 많은데 설명을 드리자면, 검증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증인이 과장하거나, 기억에 오류가 생겼다거나, 또는 왜곡하거나 (이런 걸)우리가 걸러 내야 하잖아요. 그건 당연하지만 그런데도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내국인만 있는 게 아니고
외국인도 등장을 해. 그리고 조폭만 등장하는 게 아니야 심지어 경찰도 등장하고 국정원도 등장해요. "

이에 주진우 기자는 "(맞아요)국정원도 등장 했어요" 라고 동조 하자
김 총수는 "네가 책임져"라고 유쾌하게 받아 쳤다.

주 기자는 신동욱 총재가 2007년 중국 청도에 방문 할 당시 중국에서 신 총재에게
위협을 가했던 '삼합회' 조직원들의 근황을 전했다.

"한분은 사라졌고요, 또 한 분은 종교에 귀의 했어요." 그러자 김 총수는 " 종교 단체에
귀의 했다는 이야기는 그 안에 들어가서 안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라며 자발적 귀의가 아닌 '감금'을 시사하기도 했다.
패널로 참여한 민변소속 김용민 변호사는 당시 두바이 취재팀에 합류한 법률자문인단으로
당시를 회상하며 취재 당시 제보자의 신빙성을 두고 진행자들과 이렇게 이야기했다.

두바이 제보자의 문자 문자 내용 ⓒ 한겨레TV


김 용민 : 사건 안에 들어있는 미세한 부분들은 알 수가 없거든요. 공개 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 부분들을 굉장히 세밀하게 알고 있고, 심지어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오류를 잡아 주기도 하였습니다.

김 어준 : 그래서 당시 취재팀이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 진우 : 기록에 존재하지 않은 박근혜, 박지만의 비선. 특별히 검찰, 경찰, 국정원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까지 지적하는데 (국내 교차 검증 결과) 모두 정확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놀라웠던 것은 더불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회고였다.

정 청래 : (취재 당시) 인터넷을 보려고
스마트폰을 조작하는데 갑자기 까만 화면이 딱 뜨는 거예요. 그리고 그 밑에...
모니터링.. 이렇게 떠요. 그래서 제가 순간 캡처해서 김 총수에게 보여 줬어요.
도청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장면을 전문가에게 보냈더니 '도청하는 것 같다.'

또 정 의원은 다소 믿기지 않은 취재 후일담을 털어 놓았다.

정 청래 : 3박 4일 취재후 나왔는데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차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몰래 탔다고 생각했는데,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차가 뒤에 따라오고 그래서 유턴을 하면
반대에서 어떤 차가 또 나타나 따라 옵니다.

김 어준 : 지금 이 말을 다 웃고 자신 만만하게 하는데
그때는 정말... 다 쫄았어요. 왜 쫄았냐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였거든요. 너무 스케일도 크고 (그동안)너무 사람도 많이 죽고...

정 청래 : 렌트를 한 차의 운전기사가 두바이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두바이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기사 역시 우리가 아랍어를 모르는 것 같으니까 이분이 누군가와 통화를 계속하며 행선지를 계속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는 것 아니냐..하는 의심들도 했었죠.
그래서 행선지를 계속 바꾸며 가는데도 그 기사는 누군가와 계속 전화로 대화를 나누어요.
의심이 가기 시작해 목적지를 또 바꾸었는데 사라졌던 미행 차량이 또 따라왔다.

주 진우 : 그래서 결국 어딘가에 도착해 내렸는데 온도가 45도 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잡혀가자는 생각도 했었다.

정 청래 : 결국 우리가 차를 딱 세웠는데, 그 미행하던 차가 한 바퀴 돌아 멈춰 서서
우리들을 보고 있었어요.

얼마 전 배정훈 PD는 "최근에 추격전 꿈도 많이 꿨다. 내가 도망치고 있더라."며 최근 근황을 공개하기도 하였는데, 이날 정청래 의원의 발언으로 추론하면 왜 배 PD가 '추격전 꿈'을 꾸게 되얻는지 납득 할 수 있었다.

김 어준 총수는 두바이에서 돌아온 직후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무사히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때 당시 전체 과정은 말은 이렇게 해도 무척 긴박했었다. 사실은 무서워요. 왜냐하면 그들이(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어떻게 되었는지를 봤거든요. "

편집 후기 :
필자 개인적 생각이지만, 당시 취재팀과 SBS <그것이 알고싶다>측은 해당 사건의
결말은 물론, 핵심 용의자까지 모두 조각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결정적 증거들과 증인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사건 기록마저 은폐 된 정황이 뚜렷이 보이며 그 때문에 '완벽한 심증'만을 강조
'꽤 많은' 실명을 거론하기가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따라서 사건 후 5년 간 있었던
강력한 의혹을 공개하며 '사건 재수사' 혹은 여론의 지지를 토대로 '끝판왕'에게 다가 갈 용기를 얻고자 함이 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겐 그저 편성표에
속한 프로그램 하나 일 지라도 그들에겐 오직 진실규명을 목적으로
함께 목숨을 걸고 언제 지워질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끝까지 끈을 놓지 않았던
진정한 저널리즘 정신 때문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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