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민주항쟁 승리의 기억과 97 외환위기 기억의 갈림길

[리뷰] 뉴스룸, 김상조 소장 현 경제상황 비관적....위기 증폭 시키는 한국 경제팀, 우리 모두의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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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호(endrmfdl)등록 2016.12.13 19:11

지난 6일 재벌 총수 9인이 증인으로 출석한 1차 청문회에서 재벌들의 책임에 대해 팩트로 강하게 질타했던 김상조 소장. ⓒ JTBC


6일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초유의 9대 재벌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에 대해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일갈하는 등 우리나라 재벌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이어지는 김 교수의 사이다 발언에 그는 일약 청문회 스타로 급 주목을 받았다. 12일 김 소장은 JTBC 뉴스룸에 출연 우리나라의 현재 경제상황에 설명했다. 

손석희 앵커는 정치보다 경제가 더 위기이며 "끝날 때까지 최악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들어 나라빚이 202조원 증가했고, 가계빚은 332조원 증가했다는 객관적 지표를 그래픽으로 보여주었다.

12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지난 4년간 박근혜 정부에서 늘어난 엄청난 나라빚과 가계빚을 지적하고 있다. ⓒ JTBC


손 앵커는 나랏빚·가계빚 '큰짐'을 지운 박근혜 정부의 수출이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하였고,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정국 속 경제사령탑마저 불확실한 현실을 말했다.

한편 12일, 유일호 경제 부총리와 경제부총리 내정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어려움을 극복해달라."라며 유일호 경제 사령탑 체제를 유지할 것을 밝힌 바 있다.  

현 경제위기, 실물 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 발생 

손 앵커는 뉴스룸에 출연한 김 소장에게 첫번째 질문으로 '현 경제 위기의 본질'에 대해 물었다.손 앵커는 "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현 경제상황이 어떤 점이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김 소장은 97년 외환위기, 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현재의 경제위기의 배경과 원인은 과거와 다르다고 비교했다. 즉, 과거에는 기업의 재무구조나 건전성이 주로 문제가 된 금융쪽에서 발생한 충격이었고, 현상황은 금융쪽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나 실물쪽에서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경제 변화 - 무역탄력성 추이 ⓒ JTBC


세계경제, 무역규모 성장률 ⓒ JTBC


한국 산업활동 동향. 김 소장은 한국이 이미 7년 여전부터 장기침체에 접어 들었다고 지적했다. ⓒ JTBC


김 소장은 '세계경제 변화 무역탄력성 추이'에 대한 자료 그래픽을 보며 설명을 이어갔다. 자료는 세계경제를 무역탄력성이라는 개념으로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무역탄력성은 세계경제가 1% 성장할 때 무역은 몇 % 성장하는 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무역탄력성이 1을 넘어서 2~3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4% 정도 성장할 때 무역은 10% 정도 성장했고, 이것은 수출주도 성장전략을 택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굉장히 우호적인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0년 유럽재정위기 이후에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무역탄력성이 1미만으로 떨어졌음을 지적했다. 즉, 세계경제 성장률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무역탄력성은 그것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수출액수가 절대적인 규모에서 줄어들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주력 업종인 조선이나 철강,해운,석유화학과 같은 주요기간산업들이 모두 다 구조불황산업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김 소장은 "결론적으로 한국경제는 지금 어려운데 금융위기이기보다는 실물쪽의 위기라 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로 한국경제가 급격하게 붕괴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라고 전망하나 그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L자형 장기침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고, 일본형 장기침체를 따라간 지 이미 7년 여가 되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12일 김상조 소장(우)은 뉴스룸에 출연, 현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JTBC


김 소장은 "촛불집회의 승리를 통해서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더 없이 높아져 있는데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경제의 물질적 토대는 사실상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어려움은 지금 당장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에게도 커다란 부담이 될 거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소장은 "지금 한국은 87년 민주항쟁 승리의 기억과 97년 외환위기의 기억의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정치가 이 사태(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경제위기)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손 앵커는 "말씀을 듣고 보면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인데..."라는 우려를 내비췄고, 이에 김 소장은 "솔직히 말해서 비관적이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손 앵커가 (경제위기를 제대로 대처하고 대응할) 시간이 많지 않냐고 물었고, 김 소장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바로 대답했다.

2004 탄핵과 2016 탄핵 상황의 다른점은?

손 앵커는 대통령의 부재상황을 비교로 다음 질문을 이끌었다. 손 앵커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당시 63일의 공백이 있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과 지금 탄핵상황이 다른 점에 대해 물었다.

외형은 닮았으나 상황은 전혀 다른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경제상황도 완전히 다르다. 실물경제에 계속된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2016년 경제위기상황. 컨트롤타워마저 부재되다시피 하며 설상가상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범죄 피의자인 박 대통령. 그동안 경제도 완전히 망가트렸다. ⓒ 오마이뉴스


김 소장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노무현 정부 출범시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1조 5천억원 규모)'이나 카드대란 때문에 국내적으로는 많이 어려웠지만 국제환경은 상당히 우호적이었음을 상기시켰다.

특히 2002년, 중국이 WTO 체제에 편입하며 중국의 고도성장, '차이나 이펙트'가 본격화 되는 시점에 있었고 한국이 최대 수혜국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지금 중국은 두자리 성장률에서 6~7%로 성장 속도를 낮췄고 그동안 성장의 결과로써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던 물건 대부분을 수입대체 할 뿐만 아니라, 한국과 경쟁하는 관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지금 한국은 차이나 이펙트의 최대수혜국이 아니라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들어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진작부터 구조조정을 했어야 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자극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쓰다가 문제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정치적인 측면을 들었다. 즉, 2004년 탄핵상황에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들도 준비를 하고 있었고 경제관료들도 계속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2004년 당시는 경제 정책의 '콘트롤타워'가 살아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반면 현 상황은 탄핵심판의 결과나 하야의 시점이 언제인가와는 무관하게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수명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관료들이 완전히 일을 하지 않고 경제정책의 콘트롤 타워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 두가지 측면(내외 경제상황과 탄핵상황의 차이)에서 2004년보다 지금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경제 사령탑 교체 논란은?

손 앵커는 황 대행이 유일호 경제팀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 김 소장에게 경제 컨트롤타워로 유일호 부총리가 적격인지에 대해 물었다.

김 소장은 지금 경제팀이 할 일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를 계속 추진하거나,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경제팀은 가계부채 문제나 부실기업 등처럼 한국 경제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을 관리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즉, 한마디로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관리에서 경제사령탑이 해야 할 일은 경제관료들에게 "다른 곳에 신경쓰지 말고 맡은 바 업무를 소신껏 추진해라. 책임은 경제 사령탑인 내가 지겠다."는 메세지를 주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 소장은 지금 유일호 부총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그런 역할을 했다면 한국경제가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소장은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임종룡 위원장이 최선은 아니라고 분명히 생각하지만, 적어도 관료들의 일을 다 잡는데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김 소장은 말미에 "어찌 되었건 지금의 한국 경제팀은 위기를 관리하기는커녕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이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손 앵커는 김 소장의 말에 대해 "그것이 결론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소장은 "굉장히 비관적인 말을 해서 죄송하다."는 말로 끝맺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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