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 4개월째 임금 체불 및 노동자 권리 침해 논란

노동자 측, 부당 배치와 임금 체불로 인해 노동자 권리 침해 對 회사 측, 배치 지역 이탈시 無노동 NO임금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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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권(hiphop369)등록 2016.12.05 15:01

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 시위 현장 12월 2일, 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중식시간을 이용해 임금체불 및 부당 인사관련 시위를 하고 있다. ⓒ 오동권


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4개월째 회사(㈜대한안전관리공사)측으로부터 임금을 못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노동자들은 전북대학교 내에서 1달 여 동안, 중식시간을 이용해 시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당한 근무지 배치에 반발해, 이전 근무지에서 노동을 고수하는 미화원에게 회사는 '無노동 NO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임금 체불과 편파적인 인사이동을 주장하는 노동자의 주장에는 귀를 닫은 모습이다.

이전 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 근무지 배치전환은 5년 만에 이뤄졌지만, 이번 인사는 6개월만인 7월 25일에 진행됐다. 청소 노동자들은 "아무리 인사이동이 잦아도 1년 이하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며 지금 상황이 의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기존에 25명이 근무하던 격무부서인 공과대학과 중앙도서관에 3명이 부족한 한국노총조합총연맹(이하 한노총) 소속의 미화원 22명만 배치하는 편파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학생 숫자가 많고 유동 인구가 많아 업무 강도가 가장 높은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필수 노동자 인원을 3명이나 줄인 것이다.

반면 이 구역에 민주노총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소속 미화원은 단 1명도 배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주)대한안전관리공사 관계자는 " 다른 노조를 한 구역에 같이 배치하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번 경우 업무 강도가 높은 구역에 한노총 소속 청소 근로자를 먼저 배치하고, 6개월 후 민노총 소속 청소 근로자로 교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입금을 지급하지 않고 대체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노총 청소 노동자들은 이런 부당한 편파적인 인사를 시정해달라고 회사에 건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노총 소속 청소미화원들은 기존의 근무지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배치전환의 부당함을 지난 7월 28일에 고용노동부 전북지방노동사무소에 제소했고, 지난 10월24일 노동청으로부터 인사배치의 부당함을 판정받았다.

담당 노무사 남상단 씨는 "사측이 소수 노조(한노총)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대표(민노총)와 함께 인사권을 행사한 측면이 농후하다"며 "현재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임금체불과 관련해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받지 못한 월급을 지급해 달라며 전북지방노동청에 제소한 상태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에 대해 문제인식을 느끼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 오동권



문제의 목소리는 노동자들을 넘어 학생들과 전 국민에게 전해지고 있다.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펼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우숭민(20) 씨는 1달 전부터 체불임금과 부당인사 관련하여 대학본부 앞에서 시위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느껴, 각 단대에서 학생들을 모았고 현재는 사회대, 인문대, 공대, 농생대, 사범대 등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가올 7일에는 학교 내에서 기자회견을 펼쳐 현재 청소 노동자들의 상황과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들이 펼친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오프라인 3500명 온라인 1500명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학생들의 힘으로 5000명의 인원을 모은 것도 대단하지만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들이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전주를 넘어 타 지역의 시민들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청소 노동자의 간절한 목소리 12월 2일, 전북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중식시간을 이용해 임금체불 및 부당 인사관련 시위를 하고 있다. ⓒ 오동권



"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채를 변제해 나가야 하는데 채권자로부터 독촉을 받아 이중으로 시달림을 받고 있어요", "대학자녀 학비를 내지 못해 학업도 중단해야 할 위기예요" 현재 임금체불에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다. 이는 단순히 2명의 목소리가 아니라, 40명이 넘는 청소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다. 그들은 청소 노동을 통해 어렵게 삶을 유지하면서도 한 집안의 가장이며, 따뜻한 부모다. 한시라도 빨리 임금 체불과 부당 근무배치가 해결돼 그들의 삶을 정상궤도로 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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