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찬동 정치인의 낙동강 발암물질 대책 촉구.. 왜?

조원진 의원의 노림수는 낙동강 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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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ecocinema)등록 2016.10.12 17:11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10일 국감에서 낙동강 수질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의 포름알데히드, 총트리할로메탄 등 발암물질이 한강, 금강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낙동강은 금강의 31배 높게 조사됐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기준치 이내라도 태아 및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가 안전하다고만 하지 말고 유럽연합 등의 기준치와 비교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원진 의원의 지적은 타당한 면이 있다. 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타 지역보다 나쁜 물을 이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내라도, 더욱이 4대강 사업 이후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해소되어야 한다. 상수원 관리 및 상수원에 대한 신뢰 회복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집고 넘어 갈 것이 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일 때 조원진 의원은 "보를 설치한다고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 경남 주민들은 수질 때문을 물을 먹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수출 효자 종목이 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했다. 4대강 A급 찬동인사 다운 발언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4대강 사업의 목표 중 하나는 수질개선이었지만,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지금도 들어가야 하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수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조 의원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4대강 사업 때문에 못 먹는 물이 됐다'는 평가다. '수출 효자 종목' 운운하는 것은 최고 권력자에게 아첨하기 위한,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낯 뜨거운 망언에 불과했다.

이랬던 인사가 낙동강의 발암물질이 심각하다며 국가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의원의 '갈지 자' 행보에 보는 이들이 혼란스럽다. 어찌 보면 조 의원의 이번 국감 발언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통감하며 과거의 주군인 MB를 디스하는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정말 그는 개과천선이라도 한 것일까?

그는 결코 반성하지 않았다. 자신이 적극 찬동한 4대강 사업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이 첫 번째 증거다.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낙동강에서는 '녹조라떼' 등 극심한 문제가 거듭 발생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조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을 요구하는 것이 두 번째 증거다. 지난 7월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낙동강 수질 문제를 지적하면서 취수원 이전을 요구했다. 사실 여기에 조원진 의원의 진짜 속내가 들어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낙동강 상수원 정책 포기'의 도화선이다. 대구가 수질 문제를 들어 취수원을 이전하면, 그 물을 이용하는 하류 경남과 부산은 가만있겠는가. 이미 경남은 낙동강 대신 식수댐 건설을 선언한 바 있고, 부산은 남강댐 물 요구 등을 더 거세게 할 것이 분명하다. 취수원 이전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대규모 토목사업을 동반한다.

조원진 의원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2014년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면서(사실 그 이전부터)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에코워터폴리스라는 대규모 개발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이 대구의 미래 먹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낙동강 취수 정책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용이하다. 과거 그가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을 옹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낙동강 포기 정책'의 핵심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재앙을 핑계로 또 다른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이려는 것이다. 이어 자신들의 범죄 행위와 같은 과오를 개발이란 미명으로 덮고자 하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토건세력들이 너도나도 강변을 개발하려 할 텐데, 강의 흔적이라도 남아날 수 있을까.

4대강 사업 이후 식수원으로서 낙동강을 포기하면 낙동강은 '설상가상'의 상태가 된다. 그 속에 남아 있는 생명들과 주민들은 지금보다 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혼란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이익을 보는 건 판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과 토건세력들이다. 조원진 의원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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