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10일 국감에서 낙동강 수질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의 포름알데히드, 총트리할로메탄 등 발암물질이 한강, 금강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포름알데히드의 경우 낙동강은 금강의 31배 높게 조사됐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기준치 이내라도 태아 및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가 안전하다고만 하지 말고 유럽연합 등의 기준치와 비교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조원진 의원의 지적은 타당한 면이 있다. 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타 지역보다 나쁜 물을 이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내라도, 더욱이 4대강 사업 이후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해소되어야 한다. 상수원 관리 및 상수원에 대한 신뢰 회복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다.그런데 여기서 하나 집고 넘어 갈 것이 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일 때 조원진 의원은 "보를 설치한다고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 경남 주민들은 수질 때문을 물을 먹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수출 효자 종목이 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했다. 4대강 A급 찬동인사 다운 발언이었다.모두가 알다시피 4대강 사업의 목표 중 하나는 수질개선이었지만,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지금도 들어가야 하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수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조 의원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4대강 사업 때문에 못 먹는 물이 됐다'는 평가다. '수출 효자 종목' 운운하는 것은 최고 권력자에게 아첨하기 위한,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낯 뜨거운 망언에 불과했다.이랬던 인사가 낙동강의 발암물질이 심각하다며 국가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의원의 '갈지 자' 행보에 보는 이들이 혼란스럽다. 어찌 보면 조 의원의 이번 국감 발언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통감하며 과거의 주군인 MB를 디스하는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정말 그는 개과천선이라도 한 것일까?그는 결코 반성하지 않았다. 자신이 적극 찬동한 4대강 사업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이 첫 번째 증거다.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낙동강에서는 '녹조라떼' 등 극심한 문제가 거듭 발생하고 있음에도 말이다.조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을 요구하는 것이 두 번째 증거다. 지난 7월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낙동강 수질 문제를 지적하면서 취수원 이전을 요구했다. 사실 여기에 조원진 의원의 진짜 속내가 들어 있다.대구 취수원 이전은 '낙동강 상수원 정책 포기'의 도화선이다. 대구가 수질 문제를 들어 취수원을 이전하면, 그 물을 이용하는 하류 경남과 부산은 가만있겠는가. 이미 경남은 낙동강 대신 식수댐 건설을 선언한 바 있고, 부산은 남강댐 물 요구 등을 더 거세게 할 것이 분명하다. 취수원 이전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대규모 토목사업을 동반한다.조원진 의원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2014년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면서(사실 그 이전부터)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에코워터폴리스라는 대규모 개발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이 대구의 미래 먹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낙동강 취수 정책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용이하다. 과거 그가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을 옹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낙동강 포기 정책'의 핵심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재앙을 핑계로 또 다른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이려는 것이다. 이어 자신들의 범죄 행위와 같은 과오를 개발이란 미명으로 덮고자 하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토건세력들이 너도나도 강변을 개발하려 할 텐데, 강의 흔적이라도 남아날 수 있을까.4대강 사업 이후 식수원으로서 낙동강을 포기하면 낙동강은 '설상가상'의 상태가 된다. 그 속에 남아 있는 생명들과 주민들은 지금보다 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혼란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이익을 보는 건 판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과 토건세력들이다. 조원진 의원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조원진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