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주차장으로 전락한 도서관 주민쉼터

주차공간 부족하자 도서관 직원 주차장으로 전용

검토 완료

김민규(kimk0514)등록 2016.08.24 10:31

수원 화서다산도서관 '진입금지' 팻말 ⓒ 김민규


지난 21일 일요일,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다산도서관은 더위를 피해 온 이용객들로 붐볐다. 도서관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뿐 아니멀리 자가용을 끌고 온 시민들도 있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로 도서관 만한 곳이 없고, 더욱이 이 도서관의 경우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도서관 앞 주차장은 차량들로 붐볐고 인근 숙지공원 공영주차장도 자가용을 세우기 힘들 정도였다.

한 시민은 도서관 뒤편을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불만을 성토했다. '주차금지'라는 팻말과 장애물 너머에 차량 몇 대가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VIP는 저기다 세우는 것이냐"며 "이용객 주차장은 미어터지고 직원들은 저쪽에 세운다"고 말했다. 본 기자가 도서관 뒤편을 서성거리며 사진을 촬영하자 도서관 직원이 나와 찍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보행로 위는 직원 전용 주차장

도서관 뒤편 공터는 직원 주차장 ⓒ 김민규


22일에도 도서관 뒤편 공터엔 차량이 세워져 있었고, 개관일에는 거의 매일 차량 3~4대가 세워져 있었다.

화서다산도서관을 매일 이용한다는 한 대학생은 "예전에는 이용객들도 이곳에 주차했다"며 "언제부터인가 펜스를 치고 직원들만 주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 저녁 도서관 뒤편 공터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가족들도 주차된 차량으로 불편하다고 밝혔다.

화서다산도서관 뒤편 쉼터는 보행로 뒤편에 있다. 차량 진출입로는 따로 없어 주차장에 해당되지 않는다. 화서다산도서관의 주차장은 도서관 전면부에 25대를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도서관 주차장이 비어있을 때도 개관일에는 항상 도서관 뒤편 공터에 3~4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도서관 옆 '불법주차 금지' 현수막

도서관 주차공간 부족은 남 일 ⓒ 김민규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도서관 이용객이 늘고 자가용을 이용해 방문한 사람들도 늘면서 도서관 주차장이 부족해졌다. 이 때문에 도서관 인근에 불법주차를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도서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좁은 골목길에 세워진 불법주차 차량으로 불편을 겪었다"며 시에 전화를 걸어 단속 요청을 하기도 했다.

불법주차 차량이 많아지고 민원도 많이 발생하면서 도서관 옆 길에는 '불법주차 금지' 현수막이 내걸렸다. 불법주차는 마땅히 금지되어야 하고 단속대상이지만 주차 공간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이용객 입장에서 도서관 직원들은 전용 주차장이 있고 이용객은 멀리 세워야 하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행로 위에 떡하니 세워진 차량

도서관 인근 보행로 위 불법주차 차량 ⓒ 김민규


공공기관인 도서관 주차장 문제로 인근 보행로 불법주차도 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별도의 직원 전용 주차장에 시민들이 불만을 가진 것이다. 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숙지산 입구 보행로에는 떡 하니 차량 한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불법주차 단속이나 계도만으로는 도서관 이용객의 불만을 해소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화서다산도서관에서는 직원전용 주차장을 없애야 한다. 도서관 뒤편이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일반 이용객들에게도 개방을 해야 한다. 아니면 도서관 직원들도 25대를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전면 주차장만 이용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e수원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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