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를 바라보며 자유를 음미하다.

자유란 무엇일까.

검토 완료

한윤희(hanyunhi)등록 2016.07.22 11:29
민통선: 민간인 통제선이다.

살다보면 꿈에 그리는 날들이 있다. 콘도 예약을 해놓고 여행갈 날을 기대하거나 명절을 기대하거나 휴일을 기대하듯 또는 퇴근 시간을 그리워 하듯 그런 날들이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 시간은 바로 행복의 시간이다. 행복은 즐거운 시간이 아니고 괴롭지 않은 시간이라고 했다. 비슷한 말 같지만 밤이 있으면 낮이 있듯, 즐거운 시간이 있으면  동전의 양면처럼 괴로운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괴롭지 않은 상태다. 즉 괴롭지만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

여름방학이다. 그리고 방학겸 1박2일 직원여행을 떠난다. 
학생들 바삐보내고 버스에 올라타 철원 갈말읍에 있는 한탄강으로 간다.

연천군의 청산면에 보리밥집에서 보리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보리비빔밥집 여주인이 책을 냈다며 30여명이 넘는 선생님들에게 무료로 주는 책을 챙겨든다.

수필집이고 제목은 인생이야기 이다. 대충읽어보니 서울에서 분식집을 하다가 빡빡한 서울이 싫어 시골 연천의 청산으로 옮겨 보리비빔밥집을 운영하여 티비에도 맛집으로 소개되고 돈도 벌어 노후를 맞이한 여주인의 인생이야기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책을 출판하여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주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욕구중에 성욕 식욕 수면욕과 같은 본능적인 욕구는 아니고 명예욕, 권력욕, 인기욕 또는  탁구를 치며 재미를 느끼는 유희의 욕구와 같은 이차적 욕구이다. 자신을 알리고 싶은 욕구 즉 표현의 욕구로 재미를 또는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함이다.

가끔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대화하며 내 인생도 책으로 내면 책 한권은 된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 식당의 여주인은 말뿐이 아니고  실제로 자기 인생 이야기를 제목 그대로 책한권을 쓰고 자기 돈으로 출판한다.  술자리에서 농담으로 하는 말이 다큐로 이루어짐을 이 보리비빔밥에서 여주인을 통해 목격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한탄강 유유히 흐르고 일반적 펜션의 특징인 목조건물이 있다.  여기에 짐을 풀고 래프팅팀은  래프팅하러 떠나고 ATB팀은  사륜구동오토바이 타러 떠난다. 난 산책팀으로 산책을 해야지.

한탄강까지 와서 주목적인 래프팅은 안하고 한가한 산책이나 하나 생각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인제 내린천과 한탄강에서 두번 래프팅을 해보니 급류에 순간의 잘못으로 바위에 부딛치거나 떨어져 다치거나 훅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사고의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스릴을 느끼려고 그런 위험을 감행하고 싶지 않다. 물론 번지점프 같은 것도 돈주고 하라고 해도 안한다.

ATB도 자동차타며 문명의 이기에 의한 수송수단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데 굳이 사륜구동오토바이 타며 위험을 스릴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걸어 가겠다. 두발로. 요즘의 대세는 슬로우라이프이다. 일은 속도와 효율이 중시되지만 휴식과 여가는 느림의 미학이 중시된다. 느림에 의한 여유와 디테일 속에 창의가 나오고 , 창의성이 현시대의 트랜드다.

오후 2시. 산책길이 어디있나 둘러보려니 땡볕이라 힘들고 해지면 걸어 가야겠다. 나를 포함해 남교사 2명, 여교사 5명이 산책팀으로 펜션에 남아 여유의 상징인 시원한 에어컨 방에서 낮잠을 즐긴다. 낮잠도 산책의 일부이다.

한탄강 협곡 산책하며 바라본 한탄강 ⓒ 한윤희


해질무렵 서서히 발길을 옮기니 한탄강의 협곡과 맑은 물줄기가  여전히 날 반기고 있다. 낚시하는 젊은이들 서너명 맑은 한탄강물에서 쏘가리 팔뚝만한 것들을 잡아 올리고,  협곡의 자갈백사장에 텐트를 치며 한여름의 캠핑을 즐기는 분들도 있다.  한탄강은 용암이 흘러 침식되어 만든 강으로 다른 강처럼 둔치가 별로 없고 협곡이다. 그래서인지 산책길도 20-30m의 협곡 위에 테크깔고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한쪽은 철원평야, 한쪽은 협곡의 한탄강이 흐르는 산책길이다.

이것이 다래랑 머위랑 먹고 청산에 살자 라는 노래에 나오는 그 다래입니다. 많이 열렸지요.

아. 키위 비슷한거 말이지요.

그렇죠. 아직 여물지 않아서 그렇지 먹으면 키위랑 비슷하지요.

저기 엄나무도 있네요. 칡꽃도 많이 피었고.

논에 왜이리 우렁이 많아요.

이 논들은 우렁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겁니다. 저기 쪼그만 우렁들 엄청 많지요. 그리고 벼 줄기에 붙은 빨강 알갱이 덩어리 보이지요. 저것이 우렁이 알이예요.

그래요. 우렁알이 저렇게 생겼군요.

철원평야에서 나는 쌀 브랜드가 오대쌀인데 오대쌀이 좋다고 하는 이유가 한탄강 지역에는 오염원이 없어요. 그리고 밤과 낮의 일교차가 다른지역에 비해 엄청 커서 벌레나 세균이  잘 서식을 못해 농약을 별로 치지 않고 ,쌀이 잘여뭅니다. 그리고 5월쯤에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4월쯤에 일찍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다른지역보다 한달정도 햅쌀이 빨리나와 묶은쌀과 비교되어 철원 오대쌀이 좋다고 평가되지요.

휴일이면 산약초 깨러 산에 다니는 것이 취미이고 사회전공인 교감선생님은 앞에 걸어가면서 산책하는 다른 선생님들과 이런 저런 상식을 풀어놓는다. 혼자 산책하면 혼자 한책하는대로 이런저런 자신의 사색을 할 수 있어 좋고 함께 산책하면 대화하면서 자신의 표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 좋다.

한탄강 둘레길 한탄강 둘레길을 걸으며 바라본 철원평야 ⓒ 한윤희


다음날,  이젠 안보관광이라 하며 차에 오른다. 어젠 체험을 통한 여행이며 오늘은 견학을 통한 여행이다.  놀았으니 공부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것이다. 출근하면서 매일 듣는 여행사 광고카피가 생각난다.

자유란 무엇입니까.

남에게 구속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건 진정한 자유가 아닙니다.  자유란 여행입니다.

자유란 여행이란다.  맞는가. 그 여행을 하고 있다. 고석정에 있는 안보관광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니 9시 30분 시간대의 맨 앞차량이라 민통선 해설사가 버스에 올라탄다.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예.

제소개 부터 할게요. 저는 고향이 서울이고 여기 철원에 온지는 9년 됩니다. 해설사 없이 견학하면 평야를 지나면서 어. 논이 많이 펼쳐져 있군, 하며 그냥 지나가지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필요하지요.

철원에 오니 좋은점이 많이 있어요. 그 중에 공기가 좋고요. 공장같은게 없으니 청정지역입니다. 안좋은게 있다면 겨울에 너무 춥다는 겁니다. 영하 20도 정도로 수시로 내려가고요 휴전선쪽으로 더 가면 거긴 영하 30도 되는 날도 많아요. 철원은 평강지역 오리산에서 화산폭발이 이루어진 현무암 지대입니다.

좀 전에 민통선을 통과했느데 민통선은 민간인 통제선으로 예전에는 농부들이 농사짓기 위해 민통선을 통과하려면 빨간천을 머리에 매어 표시했는데 요즘은 출입증을 확인하고 민통선을 출입시킵니다. 민통선안에 보니 평야가 무척 넓지요. 누구 소유일가요. 사유지 입니다. 민통선 안 평야의 논 소유농부는 몇천평 소유하는 게 아니고 대부분 수십만평씩 소유하는 대농들이지요. 

좀 지나면 제2땅굴을 견학하게 될겁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이 4개 있는데 제1땅굴은 연천에 2땅굴은 여기 철원에 3땅굴은 파주에 4땅굴은 양구에 있습니다. 2땅굴을 어떻게 발견했냐면 초병이 근무서고 있는데 땅밑에서 쿵쿵대며 폭발음 같은게 들렸대요. 그래서 45개 정도 시추구멍을 내고 보니 그 중에 하나에서 발견된겁니다.

제2땅굴 안보견학하며 본 제2땅굴 ⓒ 한윤희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제 2땅굴에 들어가 보자. 해설사 말대로 높이가 1.5m정도 밖에 안된다. 땅굴이라 하여 흙을 파서 굴을 만든줄 알았더니 모두 화강암과 같은 바위돌로 되어있다. 이러니 탄광처럼 침목도 필요없다. 땅굴이 아니고 암굴이라 불러야 겠다. 밖은 30도를 맴도는데 여기 암굴은 선선한다. 겨울에 따뜻하겠지.

이제 통일 평화전망대를 둘러 본다. 개마고원 다음으로 크다는 평강고원이 비무장지대에 펼쳐져 있다. 두루미 등과 같은 철새의 낙원이라는 비무장 지대에 남측한계선인 휴전선이 보이고 안쪽으로 GOP라는 초소가 있다. 말로만 듣던 김일성 고지, 백마고지 등 모두 비무장지대에 있구나.

철원평화전망대 철원 평화전망대에 들어서며 ⓒ 한윤희


강원도 고성에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멀리 있는 금강산이 흥미를 끌더니 여기 철원의 통일평화전망대에선 평강고원의 녹음의 초원이 , 철새의 낙원이 드넓게 펼쳐짐이 매력이다. 그 넘어 병풍처럼 펼져진 산들. 아름답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월정리역을 거쳐 안보관광을 마무리 하니 ,

자유란 여행이 아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기회의 있음이다.  

자유란 기회다.    

덧붙이는 글 직원여행 떠난 안보견학에서 자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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