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젖 안준다. 발달장애아 엄마들 울면 안 돼!

- 서울시는 농성하는 단체의 요구는 들어 줄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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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noahcom)등록 2016.05.26 17:20
우는 아이 젖 안준다는 원칙 때문에 서울시는 발달장애인들의 시책을 요구하는 부모들과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철저하게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기득권자들의 배타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더욱 분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약자들의 희망이 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현 박 원순 시장이 내세운 원칙이기 때문에 그렇다.
만의하나 우리가 알고 있는 박 원순 시장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서울시의 행정들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시장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인 줄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고 믿고 싶다.
아무리 우는 아이는 젖 안준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다 하더라도, 내 자식이 배가 고파서 울고 있는데, 살려 달라고 울고 있는데 원칙을 운운하며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둔다면 그것은 엄마가 아니다.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의 엄마이다. 그래서 때로는 우는 아이를 달래고, 어르고 훈계도 해야 한다.
그러나 운다고 유기하는 것은 너는 더 이상 나의 자식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실 발달장애인들이 언제 자식 취급을 받았던 적이 있던가?
아직도 발달장애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공무원들 중에도 발달장애인들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여태껏 발달장애인데 대한 법률하나 존재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2014년 전국의 발달장애인부모들이 광화문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한 결과 발달장애인법이 재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적자는커녕 서자인 듯 고아인 듯 내버려진 발달장애인들에게도 호적이 생겨난 것과 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2015년 시행령이 발표됨으로서 발달장애인도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권리의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참으로 근거에 불과했다.

발달장애인들의 대부분은 학령기가 끝나고 성인기가 되면 대부분은 갈 곳이 없어 집에서 지내게 된다. 발달장애인들의 특징상 지적인 부분이 미흡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항시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부모 중 한 쪽이 그 일을 담당한다.
발달장애를 가진 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돌봐야 하는 처지에 이르고 나면 집안에 갇혀 사는 본인이나 그의 생활을 뒤치다꺼리 하는 부모의 삶이 피폐해진다는 것은 불 보듯이 뻔한 일이다.
그 결과 발달장애인을 동반한 자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 여수에서 발달장애인 부모가 자녀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투신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여수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부모 A씨(52)가 지난 2일 자택인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A씨는 아들 B씨(발달장애 1급, 21)가 학령기 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점, 성인이 되어 주간에 보낼 돌봄 시설이 없는 점 등으로 양육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지인들은 A씨가 평소 우울증이 있었으며, 아들의 돌봄 문제로 힘들어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했다.

또한 대구에 거주하는 C씨(28)가 2015년 1월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막 퇴소한 언니(지적장애 1급, 31)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들을 위해서 보호시설을 비롯하여 평생교육 시설 그리고 돌봄사업들이 폭넓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는 서울시청에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시책을 요구하자 지난 5월 4일 시울시에서 이들과 면담을 요청하였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집행부 엄마들은 서울시청에 명담을 하기 위해 찾아갔으며 몇몇 엄마들은 시청로비에서 대화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화는 노력하겠다, 검토하겠다는 등으로 일관하는 서울시의 방관적 태도로 결여 되었고 곧 바로 청원경찰들은 서울시청 로비에 있는 중복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을 바깥으로 끌어내었다. 그리고 이를 저지하는 엄마들을 청원경찰과 공무원들이 발과 다리를 잡고 시청 건물 바깥으로 쫓아낸 것이다.

발달장애인과 엄마를 쫓아낸 자를 처벌하라 시청에서 쫓겨난 발달장애인과 엄마가 시청 정문에서 하소연을 하고 있다. ⓒ 김태우


그리고 박 원순 서울시장은 우는 아이 젖 안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울린 것이 누구인지 생각지도 못한다. 자신이 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23일 오후 2시 노원구립장애인일자리센터에서 CJ통운과 '발달장애인택배사업의 확대를 위한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서울시 관계자는 "노원 장애인일자리센터에서 진행 중인 발달장애인 택배 사업이 효과가 있어 확대하기 위해 이번 '발달장애인 택배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현재 시청 신청사 앞에서 진행 중인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농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은 "너희들은 안 울어서 떡 하나 주는 것이니 너희들도 울고 징징대면 국물도 없다는 말이다."
서울시에 의해 거리로 쫓겨난 부모들과 아이들은 서럽고 원통한 마음으로 그 차가운 바닥을 떠날 수가 없어 그 날 이후로 그 길바닥에서 울기 시작하였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에 걸친 모든 공휴일이 오히려 버려진 자식들의 한숨이 되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냉기로 그들의 살을 에워싸고 있었다.
급기야 전국장애인부모들이 분노하여 5월 17일 서울시청에 1,500여명의 부모들이 집결하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총력결의대회 5월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전국발달장애인부모 1,500여명이 집결하여 발달장애인의 정책을 수립해 줄 것과 시청에서 발달장애인과 부모를 끌어낸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결의 대회를 하였다. ⓒ 김태우


여기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 종술 대표는 불통이라고 비난하는 대통령도 발달장애인들이 우니 법을 만들어 주었는데, 소통인 줄 알았던 시장은 우는 아이를 내쫓는 일을 한다고 항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여전히 소통의 장을 만들려 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를 울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기득권의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에 대항하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는 5월 25일부터 매일 삭발식을 하므로 부모들의 의지를 표명할 것을 다짐하였다.

엄마가 목숨걸고 지켜줄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 김연숙(좌)와 전국대표 윤종술(우)가 비오는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 김태우


지금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젖 달라고 우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빼앗고 그들의 목소리를 무참히 짓밟아 버린 그들의 태도를 향해 뿔이 난 것이다. 젖 달라고 찾아 갔다가 뺨 맞고 버림받은 설움을 토할 때가 없어 이렇게 차가운 바닥에서 하소연 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비내리던 시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삭발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 김태우


'발달장애인들은 인권도 없다. 그래서 울어도 젖 안준다.'고 당신이 말하신다면, 그 어미는 그 아이를 안고 당신이 계신 그곳에서 망부석이 되겠습니다.
매일 부모들은 "엄마가 목숨 걸고 지켜 줄 게" 외치며 노숙과 삭발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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