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청기(鶴廳基)-질문이 있는 교실'로 수업개선 앞장서는 경북교육청 박규진 장학관을 만나다

3년간 3000명의 기획연수를 통해 핵심교사를 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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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sora7712)등록 2016.05.01 14:08
"성인 이후보다 10대 시절의 3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대한 배움, 자신에 대한 배움을 찾아나가는 시기죠.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용기이며, 자신에게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경북교육청 박규진 장학사 경주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에서 연수의 의도를 참가한 120명의 교사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 김소라


경북교육청의 박규진 장학관을 만난 것은 경북교육청 교원연수 '질문이 있는 교실' 현장에서였다. 이번 연수는 경북교육청에서 3주간 33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구미, 경주, 안동 세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된 것이었다. 총 424명이 지원하여 7월에 한 번 더 추가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말의 1박 2일 15시간 연수가 체력적으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교실 수업을 개선하고자 하는 경북 권역의 중,고등 교사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경북교육청은 2016년 '연 10회 1000명의 교사를 연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선생님들이 참여하면서 재미있었던 토론연수 질문이 있는 교실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 ⓒ 김소라


주입식 교육의 문제는 누구보다도 교사가 잘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에서 구조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올 한 해 경북교육청은 질문이 있는 교실, 하부르타, 비주얼 씽킹, 거꾸로 교실, 수업코칭 등의 방법을 연수하는 것을 특색 사업으로 선정했다. 신명나고 재미있는 수업, 배움 자체가 놀이가 되는 학교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박규진 장학관은 이번 연수에 관한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교사 시절 경험을 덧붙여 이야기했다.

"교직생활 중 고3이나 중3처럼 입시를 준비하는 학년의 담임을 50%이상 하였죠. 당시 학생들을 성적으로만 평가하고 창의성이나 다양성을 키우는 교육을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후회스럽죠. 현실적인 여건이나 사회분위기도 지금과 같지 않았던 탓도 있죠. 다시 교사시절로 돌아간다면, 영어단어 외우고, 수학문제 하나 더 푸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토론, 직접 참여하는 토론 이야기톡 카드로 토론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는 시간 ⓒ 김소라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명문대 합격을 학교의 자랑으로 여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교육은 환경적인 여건으로 인해 학습초기부터 학습누적이 된 기초학력부족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보다 소외된 학생에 대한 정서적인 관심 및 학습관리가 요구된다. 학업성취도 점수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학교의 실력을 자랑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이 아니다.

"이젠 점점 많은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는 시대입니다. 더더욱 자기 스스로 찾아나가는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웬만한 지식, 정보는 학교 선생님보다 인터넷에서 다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의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것을 던져주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는 일이죠."

세월호를 주제로 원탁토론을 하다 모두의 손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활동 ⓒ 김소라


박 장학사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정성을 고민하는 교육자의 마음을 엿보았다. 다시 '질문이 있는 교실' 경북교육청의 연수 내용에 관해 말해보겠다. 강의를 진행한 강사는 서울 영동일고 유동걸 선생님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 과 '토론의 전사1,2,3' 시리지를 저술하고 전국의 다양한 학교에서 토론연수강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2일차에 스토리텔링 토론을 강의한 김소라 강사는 '맛있는 독서토론 레시피'를 쓴 저자다.

토론의 전사를 쓴 '유동걸 선생님'이 강사로 참여했다 유동걸 선생님은 전국에 토론연수를 기획, 진행하고 있따 ⓒ 김소라


이번 연수는 모두 교사가 학생처럼 앉아서 토론하고 떠드는 시끄러운 수업을 경험해 보는 시간이다. 6명씩 20조로 나누어 모든 선생님들이 원탁에 둥그렇게 앉아 토론하는 시간이 80%이상이었다. 번개토론, 신호등토론, 두마음토론, 원탁토론, 찬반토론, 스토리텔링토론, 몸토론 등을 직접 해 본다. 재미있는 참여과정으로 배워가는 토론은 어떤 다른 수업방식보다 학습효과도 크다.

스토리텔링토론을 강의한 김소라 강사 '맛있는 독서토론레시피'를 쓴 저자이기도 한 김소라 강사는 이야기톡 카드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토론방식을 이야기했다 ⓒ 김소라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이 '환경' 혹은 '분위기'의 중요성도 느낀다.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 따뜻하고 온화한 자리에서 더욱 말문열기가 쉽다는 것이다. 강의 뿐 아니라 동영상, 게임, 토론, 그림그리기, 카드게임 등의 기법으로 수업시간을 즐기도록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은 바로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서 비판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는 과정이다. 물론 규칙과 질서는 존재한다. 자유로움 안에 질서가 있다.

밥먹는 것도 토론의 장이 되고... 유동걸 선생님, 박병욱 장학사, 이윤화 장학사, 이은미 선생님과... ⓒ 김소라


"안해 보면 절대 모릅니다. 박태환 선수가, 김연아 선수가 수영을 안하고, 스케이트를 안 해 보고 자신의 재능을 찾았을까요? 해 보아야만 알게 됩니다. 잘 하는지, 좋아하는지, 싫은지, 재미있는지... 질문이 있는 교실은 바로 아이들의 잠재력을 찾는 과정입니다."

앞으로 경북교육청은 다양한 교원참여형 연수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개설하여 3년간 3천명의 핵심 교원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교 현장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수업의 질을 높이는 교사들의 발전으로 경북지역의 학교 변화가 기대된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신 박규진 장학사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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