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평생학습 역사에 대한 기록, 단초가 시작됐다.

최초 평생학습도시 광명,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 오픈...평생학습의 또 다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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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dmanse)등록 2016.03.11 15:40

광명시평생학습도서관 개관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 광명시가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을 개관하고 개관식 행사를 진행했다. ⓒ 광명시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지난 1999년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했던 광명시가 17년째 되는 3월9일을 기념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 문을 연 것이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 평생학습 역사의 기록작업을 광명시로부터 시작해가겠다는 선언이다.

평생학습 관계자들은 '평생학습주제전문도서관'(이하 평생학습도서관)의 개관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전(前)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던 아주대 최운실 교수는 "광명시가 틀을 깨고 또 다른 반란을 통해 평생학습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평생학습도서관은 '담장'을 넘어 '광장'으로 나아가 더 큰 배움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평생학습은 기존 정규교육의 틀과 별도로, 시민이면 누구나 배우고 싶을 때 자신의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생애교육이다. 학습하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배움이 평생학습이고, 국가와 지자체는 이러한 평생학습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광명시는 가장 앞서가는 평생학습도시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평생학습도서관은 광명시평생학습원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원래 어린이도서관인 청개구리 도서관이었다. 평생학습원 인근에 시립도서관이 생기면서 어린이도서관 기능이 쇠퇴했고, 그에 따라 공간의 용도를 전환하게 됐다. 광명시평생학습원 김미란 원장이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 도시를 시작한 광명시의 지난 역사에 대한 기록들이 더 잊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깨닫게 됐고, 착안한 것이 '평생학습 아카이브'였다. 그 결과로 등장한 것이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이다.

평생학습도서관은 평생학습 '도서관(Library)', 평생학습 역사를 기록한 '아카이브(Archives)' , 평생학습 사료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Museum)' 기능을 함께 구현하고 있다. 평생학습원 측은 이러한 포괄적인 평생학습도서관 기능에 대해 '평생학습 라키비움(LACHIVIUM)'이라는 신조어로 표현했다. 이곳을 방문하면 광명시가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시작하게 된 연유와 그 이후 발자취를 알 수 있다. 아울러 이곳은 대한민국 평생학습의 역사를 담는 비전을 꿈꾸고 있다.

라운딩 양기대 광명시장, 최운실 교수, 나상성 의장(오른쪽부터) 등이 평생학습도서관을 라운딩하고 있다. ⓒ 광명시


이날 진행된 평생학습도서관 개관식은 화기애애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울림이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민선2·3기 광명시장을 지낸 백재현 국회의원이 바쁜 선거운동을 뒤로하고 개관식 현장을 찾았다. 선거운동 유니폼도 벗고, 평상복으로 참석했다. 선거법도 선거법이겠지만, 어떤 예의를 보이고 싶었던 것이리라. 최운실 교수는 올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사를 제치고 올 수밖에 없었다며 평생학습 1세대 혹은 1.5세대로서의 자긍심과 책무성을 보여주었다. 최 교수는 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 양기대 광명시장과 나상성 시의회 의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김신일 전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겸 부총리는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김미란 현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을 포함, 전 신민선 원장(현 한국평생교육사협회장), 전 이부순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평생학습도시 도입 당시 주무부서 팀장을 맡았던 신태송 복지돌봄국장과 현 신영숙 평생교육사업소장이 참석했다. 광명시평생학습동아리연합회 전·현 회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이 실현되는데 참여했던 윤철 광명시인재육성재단 본부장도 참석했다. 그 외 지역에서 평생학습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평생학습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도입했던 백재현 의원은 "지금도 당시에 작성한 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평생학습도서관 개관이 평생학습을 체계화하고 발전시켜갔으면 좋겠다. 광명시와 대한민국 전체가 평생학습장화 되어갔으면 좋겠다. 학습을 통해 행복해지고, 품격이 높아지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장 "재임 시 가장 의미 있게 추진했던 일이 평생학습도시 도입이었다."고 자평했다.

광명시는 99년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면서 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도시 선언문 앞에서 평생학습시민활동가들이 포즈를 취했다. ⓒ 강찬호


양기대 광명시장도 축사를 통해 "광명시가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에서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를 지향해가고 있다. 평생학습도서관이 광명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평생학습 역사까지 포괄해가는 도서관이 되어 달라"도 주문했다. 나상성 광명시의회 의장도 "광명시가 평생학습도시를 시작할 당시 대단한 열풍과 돌풍이 일었던 기억이 있다. 현재는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평생학습도시를 추진하고 있어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지만, 광명시가 도서관 개관을 통해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는 것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최운실 교수의 미니특강으로 시작됐다. 미니특강의 제목은 '광명 평생학습 라키비움 세상 속 틀을 깨는 반란을 일으키다.'였다. 최 교수는 "광명시가 가장 먼저 평생학습도시를 시작하고 평생학습도시 5개년 발전계획을 세워가는 것을 보고 놀랐었는데, 오늘 다시 반란을 통해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을 만드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라며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평생학습도서관이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로 됐으면 좋겠다.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로서 지도 없는 길을 걸어가는 광명시 평생학습은 다르게 걸어가야 한다. 학습을 통해 스스로 걸어가는 평생학습도서관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김미란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이 광명시가 평생학습도서관을 최초로 시작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 원장은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며, 역사를 기록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강찬호


이날 참석자들은 평생학습도서관 개관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작은 나무판에 기록해 도서관 기둥에 부착했다. 그 기둥에는 평생학습도서관에 자료를 기증한 기증자의 이름도 함께 부착돼 있었다. 이제, 평생학습도서관은 광명시 평생학습도시 역사와 함께 나란히 길을 걷게 됐다. 이날 개관식을 시작으로 시민들을 만나게 되면, 시민들에 의해 더 큰 상상력이 보태질 것이다. 더 큰 평생학습의 역사가 담기기 시작할 것이다. 누군가 발을 내디디면 모두의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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