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혁신을 말하는 자들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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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500ch)등록 2016.01.19 16:57
정치권이 어지럽다. 국민들은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사과를 듣지 못하고 있다. 이유 불문하고 소속 당 의석이 그새 15%나 줄었다면 일단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없다.

의정 활동에 문제가 있어 공천 탈락이 예상됐던 인물들의 탈당이라더니 다시 그들과 연대와 통합을 외치고 있다. 아마도 잔류파들은 공천에 초연한 기개충만한 의원들임이 분명하니 공천 잡음이 100% 안 들려올 게 확실(?)하다.

한편, 국민의당은 '낡음'을 청산해야 함에도 '진보'만 청산하고 있다. 이념 과잉을 지적하며 중도를 표방하겠다더니 오히려 이념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에 비해 '의원 빼가기'라는 신종 정치기법은 정말 혁신적이다.

두 당에게 '선거 전 명망가 영입 증후군'은 아마도 낡은 행태가 아니어서 혁신 대상도 아닌가 보다. 반도체 전문가의 성공이 정치에서도 재연될 것이라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가. 촉망 받는 젊은이라면 그가 촉망받는 그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다.

다당제가 되면 지금보다 더 화합하고, 더 균형잡힌, 더 민의가 잘 반영되는 정치가 가능하고, 그것을 양당제여서 못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 선택 가능한 정당이 여러 개가 되면 좋다는 말에서 진실 하나가 빠져 있다. 비빔밥ㆍ돌솥비빔밥ㆍ산채비빔밥에서 시금치는 어디든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당제는 이념과 노선이 명확한 당들이 여럿일 때 국민들에게 최종적인 이익을 줄 수 있다. 정책과 노선, 그리고 정당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한 가운데, 남는 것은 진영논리에 기반한 이념 논쟁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당제란 명망가의 대권 물망에 기대기 위한 선택지 늘이기에 불과하다.

군소 정당의 정당 보조금 비율을 더 높이자면 아마 다당제 찬성론자부터 반대할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뭐람. 아무튼, 기득권자들의 혁신 코스프레 2막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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