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이 되자, 그럼 행사장에서 매장 구두를 찾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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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gstory)등록 2016.01.19 14:00
매의 눈이 되자, 그럼 행사장에서 매장 구두를 찾을지니.
백화점 구두 행사장, 본 매장과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등장하다 보니사람 들이 많이 몰리지만 본 매장의 제품과 달라도 너~무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본 매장에서 잘 팔리다 남은 재고, 혹은 고객이 맞춤을 하고 나서 굽의 모양이나 사이즈 등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되어 눈물을 머금고 행사장으로 내려오게 된 실한 물건들이 있다. 매의 눈이 되어보자. 암전된 무대에 가늘게 떨어지는 조명이 집중하는 무대의 작은 부분처럼 행사장의 수 많은 물건 중에 내 눈이 조명하게 될 보석 같은 구두 한 켤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난 시즌에 본 매장에서 봐두었던 똑 같은 제품을 찾는 것이다. 이건 거의 대부분 이월 상품으로 지난 시즌의 재고여서 낮은 가격으로 본 매장과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흔한 경우도 아니고 백화점을 아주 자주 들르지 않고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럼 두 번째, 판매직원에게 상품이 이월인지 기획인지를 묻는 것이다. 이월상품이라면 지난 시즌본 매장에서 판매되던 제품이기 때문에 기획상품보다 질이 우수한 경우가 많으니 기획과 이월이 있다면 이월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직원조차 기획을 이월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제품파악이 안되어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다. 자 이럴 땐 순전히 나의 감각과 센스에 기대야 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가죽이다. 소가죽, 양가죽, 송아지 가죽, 크링크(가죽 표면에 에나멜을 칠해광택을 준 것)이 구두의 대표적인 가죽이다. 가죽의 종류야 개인의 취향에 맡긴다. 하지만 같은 종류의 가죽이라도 그것이 얼마나 밀도 있고 탄탄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밀도 있고 탄탄한 가죽은 사람의 발에 맞게 잘 변형이 되면서도 복원력이 있어 그 수명이 길다 할 수 있다. 조직이 성근지 밀도가 있는지는 만져보거나 눈으로 구별해도 되고, 잘 모르겠으면 모공의 크기를 보기 바란다. 모공이 작을수록 밀도 있는 가죽이니.
그 다음으로 볼 것은 바닥창의 소재이다. 창은 보통 고무와 플라스틱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는데 제품이 고급일수록 고무의 함량이 많다. 이건 제품을 뒤집어서 손톱으로 살짝 눌러보라. 쑥 들어가는 게 좋은 제품이다.
구두는 워커나 부츠와 달리 뒷꿈치부분에 발을 잡아주는 홈이 있다. 그건 뒷꿈치를 넣는 부분을 손가락을 넣어 봐서 홈이 파여있는 것을 고르면 된다. 아니면 행사장에서 신고 열걸음 쯤 걸어보라. 사이즈가 맞는데도 발이 들리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파임 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재 제품이라 허리쇠가 굽어지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홈이 파인 것과 아닌 것은 처음 신었을 때도 그 느낌이 다르다.
뒷꿈치가 처음부터 편하려면, 또 처음부터 신발이 발을 따라 잘 올라오게 하려면 뒷갑포가 돈피로 된 것을 택해야 한다. 이것 역시 직원에게 문의하면 되지만 100% 잘 알고 있는 직원은 흔하지 않다. 뒷갑포가 돈피로 되어있지 않으면 만져보았을 때 종이의 느낌이 나고 미끌거리고 얇다. 돈피로 된 뒷갑포는 박음질 부분이 돈피에 묻혀 잘 도드라지지 않아 처음 신었을 때부터 뒷꿈치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고 부드럽게 감싸주며 뒷꿈치의 움직임을 탄력적으로 잘 따라올 수 있고 탄탄하게 뒷꿈치를 받쳐주어 편리하다.
행사장에 있는 여러 구두 브랜드 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이냐는 평소 자신이 즐겨 신거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 브랜드의 물건을 택하면 좋다. 기획상품 역시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 제품의 브랜드가 잘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건 참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에 적어보려 한다. 행사장 제품 역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검증된 제품이지만 불량품이 열에 하나 정도는 있다. 뒷꿈치 부분의 높이가 양쪽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구입시 평평한 곳에 신발 양쪽을 올려놓고 높이를 비교해보아야 불량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행사장 물건은 매장과 달리 진열된 것을 그대로 판매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신어본 오른쪽 신발이 왼쪽보다 큰 경우가 많다. 그래서 행사가 시작되는 첫 날에 가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안더라도 양쪽을 모두 신어보다 편차가 크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귀찮다면 본 매장에서 살 것을 권하지만 이런 수고로움을 감수하면 절반 이상 싼 가격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행사장에서 매의 눈으로 이월상품이나 완벽한 제품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위의 조건들 중 한가지는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모든 것이 좋지만 가죽이 내가 원하는 가죽의 종류가 아닐 경우 그 점엔 살짝 눈을 감는다. 또 원하는 가죽 종류이지만 가죽 자체의 질이 떨어지면 뭐 수명이 좀 짧은 신발을 구입한다 생각하면 되겠다. 뒷갑포가 돈피가 아니더라도 신어서 적응시킬 수도 있겠다.
이제 매의 눈을 가졌는가? 내가 원하는 그 구두를 사러 고고싱~~열에 하나 백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행사장 속 귀한 구두를 포착하는 레이더를 쏘아 보자. 당신은 할 수 있다 유후~~

글 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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