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또 호남민중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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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cleankbt)등록 2016.01.04 12:02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만들었던 새정치연합을 떠나 신당을 창당한다고 한다. 소위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었던 그가 세 번의 철수 끝에, 이번엔  영호남을 넘나들며 지지세를 모으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지지세가 줄었지만 여전히 바람이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안철수의 모습이 예전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는데 국민들은 여전히 일정한 지지를 보내고 있음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정치 불신' 탓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다양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제3당의 출현이 꼭 나쁘지만은 않지만 철수만하는 정치인으로 각인이 된다면 안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더 큰 혁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안에서 이루지 못한 것을 밖에서 충격요법으로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안철수 의원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한 가지 목표만은 분명히 한 것 같아서 기대가 되기도 한다. 바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는 다짐의 정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그 무엇은 없었는지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진솔한 반성이 전제되고 나서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 그게 바로 국민을 받드는 정치다.

한국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의 하나는 특정 지역주민들로부터의 강력한 지지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적 지역패권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 의원 또한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사실상 호남민중들의 지지에 힘입어 2014년 새정치를 기치로 신당을 창당하고자 했음은 알려진 바와 같다.

하지만 호남민중들을 비롯한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많은 국민들이 지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민주통합당과 합당을 선언하여 지지자들로 하여금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6․ 4지방선거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는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을 하여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원인을 제공하였는가 하면 당 대표직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의 정치적 과오에 대하여 지지를 보냈던 호남민중들과 국민들에 대하여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사위가 왔으니 문 좀 열어주십시오' 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유지하려고 지역주민들의 선택권을 박탈하였던 새정치연합의 탈당 의원들을 모아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은 결국 호남민중들을 볼모로 한 정치를 하겠다는 잘못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민주주의의 산실 호남에 대한 인식의 정체성 또한 분명하지 않다는데 있다. 과거 민주통합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드러난 정강정책과 관련 헌법전문에도 명기돼 있는 5․ 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 등을 보았을 때 과연 호남민중들이 안철수 의원의 신당을 통해서 호남정치의 복원과 정치개혁을 실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체성 문제의 연장선에서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서 처음 5․ 18민주묘역을 참배할 당시 경찰을 동원하여 민주성지 민주묘역을 짓밟는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음에도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광주에 무혈입성하려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안철수 의원은 자신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지지자들은 물론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호남민중들에 대한 인식의 정체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단지 호남민중을 볼모로 한 정치를 할 것인지 호남민중들이 지향하는 가치지향의 정치를 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왜 문재인 대표가 지난 4․ 29재보․ 궐 선거가 끝난 뒤 광주공항에서부터 배척을 받은 이후 호남민중들로부터 지지가 급락하여 이런 국면까지 왔는지, 안 의원 자신은 왜 5․ 18민주묘역 참배할 때와 조선대 강연 당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는지 자기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호남발 야권신당이 태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부터라도 그들과 공유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있는 성찰의 토대 위에서만이 안철수 의원이 지향하는 신당은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다음 아고라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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