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볼까?"아침 9시부터 조별로 모여 하루 일정을 짜기로 했다. 코펜하겐 시내 지도를 보며 열심히 계획을 세우는 중인 우리 조의 모습. 꿈틀비행기 2호의 기장인 오연호 선생님이 잘하고 있나 확인하러 오셨다.
김영주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면 어떨까요?"한 선생님(조원 중에 상당수가 교사여서 호칭을 선생님으로 통일했다)의 제안에 조원들이 모두 반갑게 동의했다. 나만 빼고. 나는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그래도 분위기 때문에 선뜻 나서서 반대할 수 없었다. 물론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 시내를 누비며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2015년 8월 15일, '꿈틀비행기 2호' 3일째 일정은 자유여행이었다. '꿈틀비행기'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쓴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마이북, 2014) 독자들이 행복사회 덴마크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떠난 견학여행이다. 지난 5월 1호기에 이어 이번 2호기에는 모두 22명의 꿈틀이들이 탑승했고, 8월 13일부터 22일까지 8박 9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우리 조는 자전거의 도시인 코펜하겐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각자 가고 싶은 곳들을 모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어 나이가 가장 어린 내가 우리 조의 일일총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자전거의 도시인만큼 호텔에도 투숙객들을 위한 자전거들이 비치되어 있다. 우리가 묵은 WakeUp Copenhagen 호텔의 카운터에 가서 5명이 탈 자전거를 5시간 동안 빌리는 조건으로 375크로네(약 6만7000원)를 지급했다.
호텔에서 빌린 자전거는 우리나라 자전거보다 안장이 높았다. 작은 내 손을 있는 힘껏 쭉 펴야만 브레이크 손잡이에 닿았다. 자전거를 타기도 전에 식은땀부터 났다. 조원들에게는 소심하게 얘기했지만, 사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전거를 처음 배웠다. 그것도 친구 자전거로 두 바퀴 돌아본 게 전부다. 오랜만에 만난 자전거는 언제 자기와 안면이 있었느냐는 듯 도도하게 내 인사를 거부했다.
나는 자전거를 타다 계속 중심을 못 잡고 픽 쓰러졌다. 혼자서는 출발조차 어려웠다. 우리 조 선생님들이 내게 다가왔다.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렇게 나는 호텔 앞에서 다시 6년 만에 자전거를 배우게 되었다.
신뢰는 두려움을 이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