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주의'를 교육하는 '비민주적 교육방식',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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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효선(gytjs4787)등록 2015.08.28 10:32
외국인들이 "How are you?"라고 물으면, 한국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백이면 백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답한다. 그 날의 기분이 정말로 'Fine'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기분이 좋든 나쁘든, 상대의 안위가 궁금하든 그렇지 않든 항상 답은 하나다. 왜냐고? 한국인들은 그렇게 배우고 외웠기 때문이다.

한국 교육의 특징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대한민국에서 만연한 주입식 교육의 행태는 학생 개개인의 흥미나 노력, 능력 여하 등을 고려하지 않고 권위자에 의해 선정된 소정의 교육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 한국 학생들은 그렇게 자율성과 선택권을 박탈당하면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강압적인 교육체계는 비단 수업시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방과 후 시간에도 강압적인 학교 시스템에 의해 자신들의 자율권을 박탈당한다.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와 전교조가 한 달간 약 6천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인문계 학생 40.2%가 야간자율학습 참여를 강요당한다고 답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16세 중학생 A양은 "학교 행사에 학생들의 의견은 거의 존중되지 않는다."며 학교의 비민주적 운영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런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자들과 학교 측은 무엇보다 강요적이고 획일적인 교육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이념'을 교육한다. 이쯤 되면 이런 모순적인 교육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이 '민주주의'의 개념을 얼마나 내면화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런 비민주적 교육방식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최근 한 걸 그룹 멤버는 '민주화'란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는 민주화란 말이 '비주천'이란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이들을 단순한 '극소수의 일탈행위자'로 치부하고 지나치기에는 영 뒷맛이 개운치 않다.

'민주화'가 비추천으로 쓰이는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는 '민주화'가 비추천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 변효선


그들의 이런 일탈 행위는 '민주주의'의 개념과 가치를 제대로 내면화하지 못한 데서부터 기인한다. 단순 암기를 강요하는 비민주적 주입식 교육방식과 권위주의적 교육체계 하에서 그들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와 개념을 내면화하지 못했다. 비민주적 교육 현실과 민주적 교육 내용의 괴리 속에서, 그들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을 우리는 과연 그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 채 마냥 비난할 수만 있을까.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이념을 지향하고 계승하는 한, 교육자들과 권위자들은 책임지고 주입식 교육체계와 권위주의적 교육방식을 타파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 정신은 단순히 암기하거나 강요함으로써 습득되지 않는다. 그것을 얻기 위한 인류의 역사가 그러했듯, 처절하게 체험함으로써 내면화 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의 민주적 체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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