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청사 리모델링 vs 신축’ 토론회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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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환(nadongg)등록 2015.06.01 18:11
 통합 청주시 출범 1주년을 앞둔 시기에 청주시에 '청사 리모델링과 신축'이라는 뜨거운 감자가 떠오르고 있다. 통합시의 상징성과 시민들의 자긍심 등을 고려해 과거 통합을 추진하는 시기부터 신축으로 계획돼있었다. 그러나 초대 통합 시장인 이승훈 시장의 리모델링 발언 이후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에 열린 청주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시청사는 주변 건물과 토지를 사들여 근무에 지장이 없도록 리모델링해 쓰다가 인구 100만이 넘는 2030년께 신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리모델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다시 언급하면서 크게 화두가 된 것이다.

통합 청주시의 시장으로 약 1년이라는 기간이 지나간 가운데 이승훈 시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청주시민의 의견을 듣는 장을 마련하지는 않다. 대략적인 건립비용만을 공개하며 여론을 리모델링 쪽으로 모으기만 할 뿐, 지방정부의 민주적인 절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민들의 의견 수립을 위해 지난 5월 28일, '청주 시청사 리모델링 vs 신축'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의 사회는 강태재 참여연대 상임고문, 발제는 송재봉 충북 NGO센터장이 맡았다. 또한 청주시 시민들이 여러 참여한 가운데 최충진, 박금순 시위원과 윤송현 전 시위원, 임성재 상임위원장, 이선영 사무처장, 구위서 前 청주시 공무원, 김상호 청주시 공무원 노조, 오재만 건축사, 오창근 국장 등이 참석하였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의견으로는 신축과 리모델링으로 나뉘긴 하였지만, 이승훈 시장과는 반대되는 입장이 훨씬 우세했다.

청사 신축에 찬성하는 윤송현 전 시의원은 "리모델링과 신축의 비용을 갖고 논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의 구청사는 비용 누실이 많아 신축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비용에 더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공무원 근무 효율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하면 질 좋은 대민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선영 사무처장은 "현재 이승훈 시장의 모습은 우유부단함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다. 지금까지 오송역을 비롯해 연초제조창, 조직개편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의 투명성을 통해 시민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며 민주적인 절차를 제대로 밞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신축에 찬성 의견을 내면서 이승훈 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호 청주시공무원노조원은 "최근 이승훈 시장의 리모델링 언급은 청주시민들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예산, 돈만을 따지며 리모델링을 고집하는 것은 시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시청사는 시민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둬야 된다"며 찬성에 손을 들었으며, "현재 청주 병원은 실질적으로 각 병동의 건물 자체가 작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하는 것은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 주장하였다.

구의서 전 청주시 공무원은 "청주시청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였지만 현재 시청 내 각 과들이 자리가 부족해 분산 배치되어 나조차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며 현재 청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했으며 "노후화된 지금의 청사는 장애인, 노약자는 물론 양호실, 여성전용 휴게실 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며 신축의 당위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박금순 시의원은 "청사 건립 사업 추진 때 최종보고서에 리모델링 검토서가 없어서 충북도 투자심사에서 반려됐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승훈 시장의 독단적인 발언에 대해 매우 화가 난 상황이다. 시장이 관련 부서는 시민들과 소통이 전혀 되고 있지 않다"며 지적했다.

다른 참석자와는 달리 신축과 리모델링은 함께 겸할 수 있다는 것을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오재만 건축사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자면, 신축 리모델링을 갖고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현 청사의 본관과 시의회 건물과 같이 청주시의 상징성과 역사성 등을 갖고 있는 건물들은 보존을 하며, 청주병원 건물과 농협건물 등 노후화된 건물은 신축을 하는 등 신축과 리모델링이 적절하게 행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시청사의 기능은 행정, 시의회만이 있지 않다. 시청사는 투명성, 소통의 장으로 시민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번 토론회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세운 임성재 상임위원장은 "과거 통합 과정에서 청사를 신축하기로 합의한 것을 이승훈 시장 마음대로 리모델링으로 변경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신축과 리모델링의 예산 문제는 역시 중요하다. 성남의 호화청사로 인한 3,400억의 재정 부담 사례를 보더라도 신축에 대한 판단은 섣부르게 지을 것이 아니다"며 리모델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5월의 날씨만큼이나 이번 '청주시 청사 리모델링 vs 신축' 토론회는 매우 열띤 토론과 소통의 장이 되었다.

청주시 청사의 신축과 리모델링.

단순히 건물 하나를 고치고 짓는 문제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신축시 2000억 이상의 예산이 예상되며 지난 성남시의 호화 청사 논란을 지켜본 청주 시민들은 신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로인해 창사건립 비용 절감이 가장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신축 보다는 리모델링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 청주시의 위상에 따라 청주시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당장 공무원, 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지금 신축하지 않더라고 추후 2~30년 후에 결국 신축해야 될 것이기에 리모델링 보다는 신축을 하자는 의견 역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결국 청사의 신축과 리모델링을 최종 결정할 이승훈 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독단적인 판단과 섣부른 결정이 아니다. 지금에서라도 84만 청주 시민들을 만나며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청사는 시장의 것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소식지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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