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와 예비군 총기 난사 사건

제대 군인들에 대한 보다 향상된 복지가 필요하다

검토 완료

정대륙(wooreesd)등록 2015.05.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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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문화방송(MBC)의 '리얼 스토리 눈'에서는 예비군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최 아무개에 대해 방영했다. 최 아무개의 주변 사람들은 평소에도 그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집 주변을 배회했고 대낮에 술병을 들고 다니며 음주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군 복무 중에는 적응에 애를 먹어 관심 병사에 지정되었고 부대 전출이 잦았다고 한다.

최 아무개의 이상 행동이 두드러졌지만 주변에서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 하여 결국 총기 난사라는 참극이 일어났다. 그는 그나마 군 복무 중에는 관심 병사로 지정되어 관리를 받았지만, 제대 후에는 근 2년 동안 그를 징집한 국방부나 병무청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한 면을 볼 때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극 중 주인공인 '트래비스 버클'은 최 아무개와 비슷하게 군대에서 갓 제대한 인물이다. 그는 택시 회사에 취업해 도로 운행을 하며 맞닥뜨리는 창녀, 마약범, 부랑자들을 폭우가 모두 쓸어가길 간절히 바란다. 그는 끊임없이 쌓이는 사회에 대한 불만과 선거 봉사자로 일하는 여자에 대한 구애의 실패로 결국 암매상으로부터 총기를 구입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저격하려고 하지만 그것마저 실패하고 줄행랑을 놓는다. 그는 목표를 바꿔 어린 나이에 몸을 팔던 '아이리스'를 구하기 위해 그녀를 억압하는 남자들을 총으로 살해한다. 일약 그는 경찰도 해결 못 한 범죄를 소탕한 인물로 언론에 보도되며 도시의 영웅으로 존경을 받는다.

영화에서는 죄를 저지른 포주들을 총으로 응징하고 어린 소녀를 구출한 트래비스가 영웅이 되었지만 최 아무개는 애석하게도 그렇게 되지 못 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를 저격하기 직전까지 진행되던 트래비스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 그 과정은 최 아무개가 애꿎은 옆 예비군들에게 방아쇠를 당기기 전까지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트래비스도 갓 제대를 하고 나서 변변찮은 직업을 구하지 못 해 택시 운수업에 뛰어든 것이고 최 아무개는 그것보다 심하게 아무런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다(혹은 트라우마로 못 했다). 이는 몇몇 언론에서 지적하는 최 아무개 개인의 문제로 일어난 게 아니라 사회가 개인의 복지를 적절하게 책임지지 못 해 발생한 문제인 것이다. 즉 그의 마음 속 응어리를 듣지 않은 채 내버려 둔 사회 복지 시설이나 사회 복지사들에게 잘잘못을 따져도 할 말이 없다는 말이다. 제대 군인에 대한 복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최 아무개와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고 심하면 한국에서도 대통령 후보를 음해하려는 시도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군 복무 시절 때 얻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위험한 상상을 하는 예비군이 있을 것이다. 총기 훈련 때 총구를 주위로 못 돌리게끔 고정시키는 장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그들의 응어리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해소시켜줘야 더욱 안전한 예비군 훈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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