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고 당당히 흡연하는 아이들… 실태는?

시험기간 맞아 가정-학교 공백 지적도

검토 완료

김민규(kimk0514)등록 2015.05.01 18:16

아파트 단지 구석에서 흡연하는 학생들 ⓒ 김민규


30일 오전 한 아파트 단지. 인적이 드문 곳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과 체육복을 입은 학생이 마주보고 있었다. 이들의 입에 물고 있는 것은 담배였다. 이 두 학생은 짝다리를 짚고 입에는 담배를 물고 폼을 잡고 있었다. 평소에도 이 아파트 단지는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몰려와 흡연하는 통에 골치를 앓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흡연과 음주는 물론 아파트 단지 곳곳에 낙서를 해 큰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 날 정오 수원 A고등학교에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라 평소보다 일찍 끝난 것이다. 학교에서 나온 학생들은 집이나 독서실로 향했다. 하지만 학교 뒤쪽 골목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흡연을 하고 있었다. 이에 시민기자가 직접 학생들에게 다가가 왜 흡연을 하는지 질문하고 흡연하는 학생들의 실태가 어떤지 알아보았다.

교복 입은 채 유유히 길거리에서 흡연

이른 저녁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학생들 ⓒ 김민규


학생들이 흡연을 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다. 이를 아는 듯이 이날 시험이 끝난 학생들은 골목 구석에서 숨어서 흡연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왜 흡연을 하는지 물었다.

한 학생은 "부모님도 내가 흡연하는 사실을 모른다"며 "한반에 다섯 명 이상은 흡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학생은 "직접 담배를 사본 경험이 있다. 일부 가게에서는 학생인지 알면서도 판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골목 구석에서 숨어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길거리에서 교복 차림으로 흡연을 하는 학생들도 일부 있었다. 지난 29일 이른 저녁 정자동 중심상가에서는 B고등학교 학생들이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 무리 중 한명이 길을 걸어가면서 흡연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많은 어른들이 있었지만 이 학생의 흡연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원가는 공공연한 흡연거리

담배꽁초가 넘쳐나는 학원가 ⓒ 김민규


많은 입시학원이 몰려있는 수원 정자동 중심상가 뒤편은 흡연을 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세워놓은 자전거에는 담뱃재가 쌓여 있기도 하다. 학원가는 유흥가와도 인접해 있어 흡연을 하는 무리 속에서 일부 학생들이 당당하게 흡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원가에선 평소에도 앳된 얼굴의 흡연자들이 보이지만 시험기간에 더 많은 흡연자들이 보인다. 학교 주변 골목과 학원가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은 시험기간으로 인한 학생관리 공백 때문으로 보인다.

평상시에는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으로 보통 오후 6시~10시에 하교를 하는데 시험기간에는 자율학습을 희망하는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오전이나 정오에 하교를 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가정이 맞벌이를 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시험기간이 오히려 일탈행위를 하기 좋은 때가 된 것이다.

이번 주 많은 학교가 시험기간을 맞았다. 상당수 학교들은 내주에 시험기간을 맞는다. 몇몇 학생들을 만나보니 부모님이나 학교에서는 자신이 흡연을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길거리에는 교복 차림으로 당당하게 흡연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나 우리 학생은 그러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나 가정과 학교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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