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와 교감할 수 있는 체험 농장을 가다

키즈카페보다 훨씬 좋은 앵무새 체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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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sora7712)등록 2015.03.02 09:41

앵무새 체험농장, 생명과 교감하는 즐거움 앵무새 체험농장에서는 직접 새를 만지고, 데리고 놀 수가 있다 ⓒ 김소라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것은 큰 애정이 필요한 일이다. 자식 키우는 것도 힘든데, 애완동물 키우는 것은 오죽할까. 하루가 멀다 하고, 강아지나 고양이, 고슴도치, 벌레들까지 키우고 싶다고 졸라대는 아이에게 언제나 '안돼!' 라고 말하면서 싸우는 날들이 많다. 예전에 고양이, 햄스터, 고슴도치, 물고기 등을 잠시 키웠으나 아이가 제대로 돌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거의 엄마의 몫이 되어 버렸다. 변의 냄새도 심하고, 처리하기도 힘들고 결국은 죽은 동물까지 생기면서 더 이상 집에서 동물 키우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는 어떻게든 동물을 보고, 관찰하는 기회를 원한다. 그래서 차선책으로나마 가끔 가는 곳이 바로 수원 인근에 있는 앵무새 농장이다. 이곳에 가면 100마리가 넘는 다양한 앵무새를 직접 만지고, 먹이를 주고 볼 수 있기에 신기하고 좋아라 한다. 앵무새 농장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앵무새는 대부분 열대에서 서식하는 종이기 때문에 따뜻하게 해주어야 해요. 체온도 30도 이상으로 사람보다 높죠. 여름 7-8월만 제외하고는 모두 난방을 할 정도로 유지비가 많이 드는 일이기도 해요. 앵무새 농장이지만 체험과 분양을 모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오는 부모님들이 대부분이고, 한 번 두 번 오다가 단골된 어린 손님들이 많이 있어요!"

앵무새 농장을 운영하는 주인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애완으로 키우던 앵무새가 좋아서 아예 농장을 오픈하였다고 한다. 하나의 일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여 이루어낸 결과라고나 할까. 아직까지 수입이 넉넉하지는 않고, 관리하는데 힘이 들지만 일은 즐겁고 재밌다고 말한다.

"여기 자주 오는 단골이에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보통 엄마들이 아이들 데리고 가는 실내 놀이터나 키즈 카페 등의 장소보다 이곳 앵무새 농장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입장료 대비 많이 놀 수도 있고, 생명을 관찰하고 만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엄마들은 그다지 흥미가 없지만, 아이들 때문에 오는 거죠..."

앵무새 농장을 찾은 엄마들과 대화도 나누었다. 1년정도 운영하면서 주로 수원 인근 지역에서 입소문을 타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한 달에 1번 정도 앵무새 농장을 찾고 있는데, 아이는 앵무새를 키우고 싶다고 졸라대고 있다. 하지만 농장에 가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라고 단호이 이야기했다. 앵무새는 물론 개나 고양이처럼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체온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하기에 베란다에서 키울 수도 없고 새소리가 생각보다 크고 시끄러워서 힘들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잘못 키워서 죽이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나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앵무새 농장에 가서 새를 만지고 느끼는 것은 교육적으로 훌륭한 일이다.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혹은 앵무새의 생김새 및 생태에 대해서 산 교육이 이루어지니 말이다. 농장 주인으로부터 앵무새에 대한 지식을 들으면서 관심을 높일 수도 있다. 갓 태어난지 10일 정도 된 새끼 앵무새를 손에 놓아 주셨는데, 정말 아기새의 따뜻한 기운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알에서 깨어나고 자라가는 새를 보면서 생명이 커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식물이든 동물이든 자신이 사랑을 쏟아서 자라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책임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동물을 사랑하고, 끝까지 잘 키워내는 사람들을 보면 아무래도 정이 많고 착한 사람들이 많다. 아플 때 돌보아 주고, 배고플 때 먹이 주고, 잘 자라도록 지켜주는 것은 보통 손이 가는 일이 아니다. 동물 한 가지를 키울까 여전히 고민이긴 하지만,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이 많기에 자신은 없다. 한 달에 한번씩 앵무새 농장을 가서 앵무새를 직접 만지고, 쓰다듬는 체험으로 아직은 대체할 만하다. 동물을 사랑하면서 기르는 일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책임과 애정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나도 언제쯤이면 아이에게 마음을 열어 흔쾌히 키우고 싶은 앵무새를 키울 수 있게 허락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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