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핵존심을 품으면 일 년 열두 달이 피곤하다

남자 핵존심 2탄, 여자 핵존심에 대해

검토 완료

이종윤(dirnqoxm)등록 2015.02.15 14:02
여자의 자존심은 콜롬비아산 수프리모 커피원두처럼 깊고 진하게 주위를 휩싸게 한다. 크기는 조그맣지만 몇몇이 모이면 이내 공간과 분위기를 뒤덮는 원두 향처럼 여자의 자존심은 장소와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여자의 자존심은 일반적으로 본인 스스로에게 엄격히 적용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자신이 세운 자존심의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 본인에게 이로울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핵존심'은 시작된다. 여자의 자존심이 밖으로 표현되기까지 남자보다는 덜 즉흥적이고, 감정의 크기가 크진 않지만, 일단 핵존심이 발동되면 남자 핵존심은 호랑이 앞에 토끼가 수그러드는 것처럼 존재감과 영향력이 차이가 상당하다. 이번 편은 '남자 핵존심'의 뒤를 이은 '핵존심' 2탄. 굳이 찾지 않아도 될 여자의 자존심, 여자 핵존심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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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傾國之色)', '화용월태(花容月態)', '절세가인(絶世佳人)', '단순호치(丹脣皓齒)' 이 말들은 모두 미인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표현들이다. 옛 부터 미인은 달빛과도 같은 하얀 피부, 가지런한 치아, 새빨간 입술 등이 현재 미인의 기준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 것처럼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가꾸는 일에 소홀치 않는다. 미모를 위해서라면 몸이 힘들지라도, 혹은 지갑의 무게가 가벼워질지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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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빙판 길 위 하이힐의 여자 - 유투브 영상 캡쳐]

여대생 L양(22세)은 자신의 자존심을 아이라인이라고 말한다. 아이라인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의 차이는 하루의 행동반경과 의욕을 결정할 정도라 한다. 이러한 자신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L양은 일찍이 백화점에서 메이크업 포에버, 파운데이션 팩트, 쉐도우 4구 등 화장품을 구입해 자존심을 한껏 살린 나날을 보냈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 구입은 학생에게는 다소 벅찼기에 몸은 힘들었다고 한다. 화장품은 여자에게 자신을 미(美)를 가꾸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도구지만 여자들끼리 은근한 신경전을 표현하는 요소로도 쓰인다. 회사생활 5년차로 접어든 L씨(30세)는 여자 팀장 밑에서 일하는 회사원이다. L씨는 항상 바쁜 업무 외에도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같은 여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상사의 발언이다. 자신을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라고 자칭하는 L씨의 팀장은 기초 화장품인 스킨, 로션, 에센스는 물론 기타 화장품까지 최고급만 사용한다며 너스레를 떤다고 한다. 이에 L씨는 다른 건 몰라도 립스틱만큼은 화장품계의 명품 브랜드 C사의 제품을 사용하며 너스레를 떠는 팀장 앞에서 립스틱을 바르며 소심한 복수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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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이 여자를 가꾸는 제 1의 요소라 하면 제 2의 요소는 무엇일까. 여자를 아름답게, 더 예쁘게(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여성들이 신는 하이힐이다. 16세기 유럽의 불결했던 거리를 돌아다니기 위해 유행된 기능성 신발 하이힐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미를 대표하는 도구로 자리 잡게 된다. 하이힐은 본래 남자들도 신었지만 여자가 더욱 돋보일 수 있는 각선미를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하이힐은 여자를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신체는 상당히 피곤하고, 힘들게 하는 요소다. 여자들은 하이힐로 늘 척추와 허리, 무릎에 고통 받지만 하이힐을 통한 '힐존심'은 포기할 수 없다. 특히 마음에 드는 이성이나 공적인 자리를 가고자 한다면 자신을 한껏 멋 부릴 수 있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대생 K양(21세)의 경우 꾸미지 않은 삶을 모처럼 벗어난 예쁘게 치장 한 후 하이힐을 신고 밖을 나갔지만 익숙하지 않은 하이힐은 걸음걸이마저 불안했다. 하이힐 때문에 온 몸이 쑤신 K양은 귀가를 위한 마지막 지하철을 향해 힐을 들고 전력질주 한 웃기지만 슬픈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2 : 남녀 실루엣 이미지]

여자 핵존심은 사실 여자의 마음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여태까지 여자 핵존심이 주로 자신의 상황에 대입했다면, 여자가 남자를 대할 때 자존심은 보다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핵존심으로 표출된다. 특히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와 다툰 후 '연락 먼저 안 하기' 작전을 펼친다고 한다. 여자가 먼저 연락한다는 것은 여자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S양(26세)은 "남자친구와 다툴 때, 내가 먼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어도 내심 남자가 이해해주길 바라는 게 크다. 만약 이해하는 모습이 안 보이면 자존심이 상해 더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여자의 자존심은 맘에 드는 이성이 있어도 핵존심 때문에 관심 없는 척, 쿨한 척 하다가 결국 좋은 인연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헤어진 옛 남자친구와 오랜만에 만났을 때 만나는 이성이 없지만 자존심 때문에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한 경우나, 사실 연애를 못 하는 것이지만 하는 일이 바빠 안 하는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일들도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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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핵존심은 남자 핵존심과는 다르게 즉흥적이지 않고 단편적이지도 않다. 여자 핵존심은 남자 핵존심처럼 감정선을 크게 하는 것이 아닌 이성과 감정을 심도 있고, 끊이지 않게 증폭되기에 유난히 피곤하다. 남자 핵존심 편에서 소개하지 않았지만 두 핵존심에서 보인 공통점은 '애증'의 정도였다. 상대방을 여전히 좋아하고 연락을 기다리지만 자존심, 체면이라는 핵존심 때문에 '사랑'을 떠나보내는 일이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차지한 핵존심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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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내세운 사랑은 오래갈 수 없고, 자존심이 앞선 사랑은 이어나갈 수 없다. 하루하루 모두가 치열한 세상에서 핵존심은 나를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랑 앞에선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기보다 확신하는 마음이 우선돼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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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존심 때문에 응모글'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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