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강 PS' 처음이자 마지막?

4강의 5위팀 견제와 경기력 저하 속 팬들 반발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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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youdh0920)등록 2015.02.15 10:22
2015년 프로야구는 많은 변화가 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건 포스트시즌(PS) 제도 손질이다. 작년까지는 4위까지 PS 진출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5위까지 가을잔치에 참가한다. 정당이 선거에 올인해서 룰에 민감하 듯이 프로야구도 우승이 목표이기에 제도에 예민하다.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도 변경을 발표했던 작년부터 팬들과 현장에서는 말이 많았다. 과연 프로야구 33년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와일드 카드 결정전(4-5위), 어떤 결과를 맞이 할까.

암묵적 제약, 5위팀 우승은 안된다
와일드 카드 제도 유지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4위나 5위팀은 우승하면 안된다는 암묵적인 제약이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정규시즌 승률 5할도 안되는 팀이 4위, 3위, 2위, 1위를 모조리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 제도 변경이 다시 될 가능성이 크다. 4위까지 PS에 진출한 작년까지도 잊을 만 하면 정규시즌 상위팀 혜택이 적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간 PS 제도 변경(뒤에서 다시 언급)은 4위팀의 우승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많이 맞춰졌다. 그런 마당에 5위가 정상에 오르면 과정 보다는 결과에 치중한다는 비판론이 다시 일 수 있다. 완전체 반전과 드라마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 5위가 와일드 카드 결정전(4-5위), 준플레이오프(3위-와일드 카드 승자), 플레이오프(2위-준플레이오프 승자), 한국시리즈(1위-플레이오프 승자)를 거쳐 우승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4위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것은 역대 네 차례다. 그러나 아직 우승 사례는 없다.

하지만 2003년 SK가 삼성을 벼랑 끝 7차전까지 몰고 갔고 지난 해 두산도 삼성을 최종전까지 몰아 부쳤다. 2002년 LG도 2승 4패로 눈물을 삼켰는데 역대급 명승부로 꼽힌다. 우승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회에 빛나는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같은 팀은 5강으로 PS에 나가기만 하면 더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 정규시즌은 경기수가 많아 선수층이 중요하지만 PS은 단기전이라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기전 승부는 승부 예측이 어려우며 기적 같은 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기력 저하 속, 5강 전개는 최악
5위 우승 가능성과 더불어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경기력이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흥행과는 별개로 경기 수준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초반부터 핸드볼 스코어에 수비 기본기 부족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기가 늘어지며 한 경기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27분으로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물론 후반기 도입된 비디오 판독 영향도 있다.) 올해는 신생팀 KT 위즈가 가세한다. 2년 전, NC 다이노스는 첫발을 내딛으며 실책 남발로 연패를 거듭했다.   

만약 프로야구가 지난해 같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5강 제도를 유지할 경우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카스포인트(OB맥주에서 운영하는 프로야구 선수 평가체제)가 발표한 '2015 포스트시즌 방식 설문 결과'를 보면 44%의 팬들이 상위 4개팀 진출 방식을 선호했다. 5개팀이 PS에 진출하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지지하는 팬은 23%였다.

KBO 및 10개 구단의 인식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KBO 이사회에서 와일드 카드 제도 도입을 반대한 구단은 없었다. 최초 논의됐던 4위와 5위의 승차가 1.5경기일 때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진행 한다는 내용도 최종 발표에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4강 PS 제도는 1989년 도입됐다. 그러나 정규시즌 4위팀이 적잖게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우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정규시즌 성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때문에 1995년 제도 개선을 통해 3위와 4위 승차가 3.5경기 이상일 때만 준플레이오프를 치뤘다.

또 1999년에는 양대리그를 도입했으나 리그간 전력 불균형에 비합리적인 운영(ex:2000년 8개 구단 체제에서 5개팀이 PS 진출) 등으로 2001년 다시 승차 규정 없는 4강 PS 제도로 원복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권위 강화로 프로야구에 긴장감을 불러 넣으려는 이유가 컸다. 보다 박진감 넘치는 야구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겠다며 만든 KBO의 와일드카드 제도는 과연 정착될 수 있을까. 첫 5강 제도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5강 PS) 어떻게 진행되나?
정규시즌 1위부터 5위까지 '가을 잔치'에 참가한다. 기존에 없던 포스트시즌 와일드 카드 결정전(4위-5위 대결)이 2015 시즌부터 도입된다. 경기는 4위팀 홈구장에서 최대 두 경기를 치른다. 4위팀에게는 1승을 주는 어드밴티지를 적용하는데 4위팀은 첫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5위팀은 반드시 2승을 거둬야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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