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지원 → 중소기업 성장 아니다

인력, 판로, 기술 관련 지원사업에 연달아 가입된 43개 중소기업, 당기 순이익 성장률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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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indigoticsun)등록 2014.12.19 19:15
 중소기업의 각종 정책이 집중된 소위 '정예' 중소기업들도 그에 걸맞은 성장을 보이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력과 판로, 기술 관련 지원을 연달아 받은 기업들의 당기 순이익 성장률이 최근 3년간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크게 성장한 기업들도 몇 있어 희망을 남겼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4년 11월 기준 '중소기업 공공구매 현황', 2013년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참여기업 현황', 그리고 '2012년 중소기업 기술과제목록'에 모두 참여한 기업은 총 마흔 셋. 이 43개의 기업들은 2012년에는 기술혁신 지원을 받고, 2013년에는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을 지원받고, 2014년 현재 공공구매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혁신형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판로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기관 등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제도인 공공구매 사업이 생겼다. 중소기업청에서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구매실적'에 의하면,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한 액수는 78조가 넘는다. 일부 지자체는 기업별로 따로 지원금을 주기도 했다. 또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은 기업수요에 적합한 인력을 해당 특성화 고등학교와 연계해 양성해 채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288억이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다. 여기에 기술혁신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도 받았다.

43개 기업 중 성장률 극단을 보인 기업들 43개 정예 기업 중 성장률 상위 3개 기업과 세 자리 퍼센트 이상 하락세를 보인 기업들. ⓒ 이광호


그런데 문제는 이 43개 기업의 최근 3년(2011~2013)간 당기 순이익 성장률이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각기 극과 극을 달렸다. 경기도에서 합성수지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A기업은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평균 228% 상승했다. 핸드폰 카메라나 광학렌즈를 생산하는 경기도의 B기업도 144% 상승했다. 한편, 같은 경기도에서 조명장치 제조를 주로 하는 G기업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236% 하락했다. 이외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기업이 43개 기업 중 16개고, 100% 이상 하락한 기업도 4개나 된다.

이는 중소기업금융연구원에서 발간한 '13년 4분기 중소기업 금융환경 동향'과도 사뭇 다른 결과다. 중소기업금융연구원은 2,027개 표본 기업의 세무회계자료를 수집 대상으로 삼아 중소기업 성장지수를 발표했는데, '13년 3분기의 성장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101.4점을 기록해 기업 금융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중소기업은 미약한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인력과 판로, 기술에 지원을 받는 기업은 약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정부의 중소기업 성장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표본이 되는 기업이 43개로 작은 점을 감안, 평균이 아니라 중간값을 보면, 마이너스 성장까지 내려가진 않는 모습도 보였다. 경남 밀양에서 선박용 주방장비를 생산하는 J사는 3년간 3.2퍼센트의 평균 당기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2012년 순이익이 12억 원을 넘은 데 비해 2013년에는 7억 원대로 감소해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예 기업'간 지역 편차도 커

지역별로도 43개 기업의 편차가 있어, 지역별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었는가 의문을 남겼다. 경남에만 11개 기업이 포함되어 전체 기업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비중을 보였다. 경기가 9개 기업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고, 충북과 충남, 경북과 대전은 각각 1개 기업만 포함되어 있었다. 중소기업 지원 사업이 기술 관련 지원 사업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지원 사업이 많다 보니 제조업 관련 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쉽고, 결국 제조업 중심지역이 중소기업 지원까지 '싹쓸이'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43개 기업 지역 분포 43개 '정예' 기업들이 지역별로 분포된 현황 ⓒ 이광호


앞서 봤던 당기순이익 성장률을 지역에 대입해 보면, 가장 많은 기업이 포함된 경남은 1.82 퍼센트의 성장을 보여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했다. 경기는 21퍼센트 가량 성장해 준수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률 1, 2위를 기록한 기업이 모두 경기에 연고를 두고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기업의 성장률이 236퍼센트 마이너스 성장해 전체 기업 중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한 조명장치제조 기업의 손실을 덮을 정도로 컸다.

결론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이 성장한다는 근거를 찾기 힘들었다. 세 개 지원사업에나 선정돼서 판로와 인력, 기술혁신에 정부 지원을 받았는데도 43개 '정예'기업들의 성장률은 '정예'다운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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