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함께 한 산모들의 스토리

검토 완료

이명화(ellelmh)등록 2014.12.10 10:19
출산 후 144일 되었다. 신의 섭리가 정말 놀라울 만큼 아기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고, 나 역시 100일이 지나면서 몸이 회복되는 걸 느꼈다. (몸무게 빼고...) 나의 출산 스토리는 남편이 적었고, 오늘은 산후조리원에서 만났던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산후조리원에서 쉬고 있는 아이들 산후조리원에서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 ⓒ 이명화


2주 동안 있었던 산후조리원. 제왕절개로 배가 너무 아프다고, 도대체 언제까지 아픈 거냐며 매일 매일 앓는 엄마가 있었다. 그 엄마의 출산 스토리를 들어보자.

그 엄마는 원래 아프고 힘든 걸 너무 싫어한다고 했다. 또한 엄살도 심하다고... 이윽고 두려웠던 진통이 왔고 병원에 갔다고 한다. 의사가 보더니 이 산모는 엄살이 너무 심해서 자연분만을 할 수 없다고 수술해야 한다고 했댄다.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인 진통은 시작도 안했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고 한다.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 나 수술해야 한 대"라고 하자, 친정엄마는 "잠깐 기다려, 내가 5분 내에 전화할게" 그리곤 다시 전화를 하여 "철학관에 전화해서 사주팔자 좋은 시간 받았으니, 7시 35분에 꼭 나와야 해" 라고 했댄다.

의사한테 부탁했더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당장 수술실로 들어가야 된다고 해서 결국 7시 35분에 출산. 시간을 맞춰서 부모님이 매우 흡족해 하셨단다. 결국 그 산모는 너무 힘들다고 산후조리원 한 달 지낸 후 산후도우미 한 달 추가하여 산후조리를 하며 모유수유도 힘들다고 산후조리원에서 아예 단유(모유를 끊는 것)를 하며 절대 둘 째는 없다고 다짐하였다. 모두가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귀여운 엄마.

또 다른 엄마는 2주의 시간 동안 가장 어렸던 21세의 엄마. 산후조리원에 있던 17명의 대부분 나이는 30~35세였다. 파격적으로 어렸던 산모. 그 엄마는 속도위반으로 임신을 하고, 부랴부랴 결혼식을 하여 결혼식을 한 지 얼마 안 되었다. 그 어린 엄마의 남편은 무려 35세, 바로 14세 차이였다. 어린 외모만큼 빠른 회복력으로 모든 산모들의 부러움을 샀던 산모. 그런데 2주의 짧은 시간 동안 다른 산모들과 세대 차이를 느껴야 했다. 발랄하고 명랑했던 어린 산모는 말도 많이 했는데 신조어들이 많았던 것이다. 다른 산모들도 인터넷 용어, 말 줄임 용어를 많이 쓰긴 했지만 그 산모의 모든 언어를 알아듣기에는 다들 너무 늙어 버린 것이다. 어린 산모와 수다를 떨며 본의 아니게 많이 배웠던 시간.

어린 산모가 있다고 하면, 나이 많은 산모도 있었다. 40대 중반... 예정에 없던 막둥이를 가진 산모도 있었다. 외동딸이었던 첫째는 이미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었던 첫째 딸은 산후조리원에서 함께 생활하였다. 신생아들이 모인 곳에서 초등학교 3학년은 한참 어른처럼 느꼈다. 훌륭한 엄마의 동지가 되어 아직 몸이 불편한 엄마의 훌륭한 동지가 되어 있었다. 물도 갖다 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엄마가 원하는 것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100일이 된 우리 딸 이서 어느덧 100일이 되어 살도 오동통하게 오른 우리 딸 이서 ⓒ 이명화


17명이 있었던 산후조리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기다렸던 아기가 출산했던 엄마부터 산후조리원에는 왜 가냐며 우리 땐 집에서 다 했다는 시어머니의 모진 말에 상처받은 며느리까지... 다양한 엄마들이 있었던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의 공통점은 집에서 아가로 인해 웃고 우는 엄마라는 사실. 모든 엄마들에게 파이팅을 보내며 글을 마무리 한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