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옆 친구의 점수를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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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환(nadongg)등록 2014.10.24 21:54
모두들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험이 끝난 후 서로 채점을 하며 자신의 점수를 친구의 점수, 상대의 점수와 비교를 한 경험 말이다. 대부분은 내 점수에 대한 만족이나 울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의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얻고 반대로 위축되기도 한다.

이 모습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우리가 치르는 초중고 학교 시험은 물론 대학 수능 시험, 대학 시험, 공무원 시험 등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모든 시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규준지향평가 즉 상대평가 늪에 빠져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나를 나로 평가 받지 못하고 상대와 비교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되는 것일까.

지난 22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대학 수능 시험의 영어 과목에서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될 만한 사안이라며 2018년 대입고사에서 절대평가를 적용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 바가 있다. 나 역시 이점에 대해 동의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절대평가, 목표지향평가의 적용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험은 바로 지금의 대학교 시험이 아닐까?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연구한 결과 수업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생, 창의성과 비판이 결여된 즉 단순 암기 위주의 수용적 사고만을 하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과 사고를 가진 학생들 보다 평균 점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우리의 교육환경은 '생각 없는 인간'만을 양성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결과이며 능동적인 사고가 오히려 잘 못된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에서 취업 양성소로 대학의 의미가 전락되었다. 철학과 없는 인문대 물리학과 없는 이공계 회화학과 없는 예술대 사회학과 없는 사회과학대는 이미 많은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다. 취업 성공요소 중 하나인 학점을 위해 양보 없고 배려 없는 교육과 학문의 장에서 20대들은 나 홀로 걸어가고 있다. 이제 대학생들의 모습은 협력과 연대가 아닌 오로지 나, 자신만을 바라고 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체, 협동, 연대를 모른 체 20대들은 대학에서 대한민국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MS사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티븐 잡스 이 두 명은 전 세계의 주목을 이끌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새 시대를 만들어갔다. 이렇게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매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던 바탕에는 나 혼자만의 실력과 생각이 아니라 동업자와의 협력과 연대로 이뤄 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학습에 모두 성공할 수 없다. 교수학습과 관계도 없으며 기계론적 인간관.
목표달성과는 상관없는 규준지향평가(상대평가)
교수학습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적절한 교수학습과 교육환경으로 모두 학습 성취에 도달할 수 있다.
자율적 인간관과 타당함을 중요시 하는 목표지향평가(절대평가)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참 된 교육에 해당하는 평가는 무엇일까.

이제 2학기의 중간고사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2015년 우리의 학교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총학생회장을 뽑는 선거 기간에 들어선다.
반값 등록금 같은 거창한 공약까지 우리는 바라지도 않는다.
대학 시험의 절대평가. 이정도 공약쯤은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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