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기 위해 포기한 것은 자기 자신은 아닌지요?

[책 읽어 주는 여자 9] 나의 삶을 되찾기 위한 처방전 <사라져 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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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lightand)등록 2014.10.10 15:55

▲ 사라져 가는 나 ⓒ 아비요 ⓒ 이시하라 가즈코

이제 적응도 될 법한 직장인 4년차, 그런데 회사에 오면 아직도 내 자리가 아닌 듯 불편 하다가도 집에만 오면 편안해 지는 이유는 이 책의 제목처럼 회사에서는 <사라져 가는 나>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왜 나는 사라져 가는 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회사에서는 내 생각을 주장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더 존중하는 편이다. 타인의 관점에는 배려심 많은 사람으로 평가되었지만 나는 점점 나의 주장이, 나의 생각이 없어지고 있었다. 즉 생각할 조차 안 하고 있었다고 하는 말이 맞을 듯. 다른 사람이 선택해 주면 싫은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고 그냥 따라가게 되었다.

"왜 나는 여기 까지 왔을까?"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심리 카운슬러 '이시하라 가즈코' 가 집필한 책으로 일도 사람관계도 모두 귀찮아졌을 때 당신이 점점 더 사라져가기 전에 지금은 무엇보다도 당신 자신의 솔직한 감정이나 욕구 그리고 마음의 자유를 되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 : 한적한 주말, 친구가 일하는 곳에 찾아갔는데 물 한 모금,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갔다 오고 계속 서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다독였는데 잠시 그 때 일뿐,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제 삶이 또 힘들다고 느껴졌어요. 지금 제게 무엇 때문에 힘드냐고 물어본다면 딱히 없는데... 지금 무엇에 홀려 있는 거 같아요.

저자 : 인간은 때때로 만질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흔들립니다. 실체가 없는 것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영웅이 되어 용감하게 싸울 수도 있고 악당을 때려눕힐 수도 있습니다. 높은 절벽 위에서 멋지게 다이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조마조마 하고 공포에 떨거나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울거나 웃거나 다양한 기분을 느낍니다.
당신이 지금 느끼는 기분이나 감정도 어쩌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각이나 상상으로 만들어 낸 실체가 없는 것 일지 모릅니다. 당신은 그것을 당신의 진짜 마음 상태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의 삶,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자연 그대로의 마음이나 감정입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기분인가,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면 자기 자신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타인이 아닙니다. 자신의 인생이기 때문에 지금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나 : 마감 날짜가 다가오는데 좀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아 책상 앞에 앉아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어요. 그 때 상사가 다가와서 어디 까지 되었냐고 물어볼까봐 조마조마 하였으나 다행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혹시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대로 계속 진행해도 될지 모르겠네...' 라는 생각이 들지만 상사에게 물어볼 수가 없어요.
 괜히 물어봤다가 '이런 일 하나 제대로 못해!' 라는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아서요. 이런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자신감을 잃어 가고 있고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내 자리에 오면 더 잘할 텐데, 괜히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해요.

저자 : 지금까지 자신이 맡은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끝까지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면, 그것은 사실 누군가와 의논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일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자세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일을 마무리 할 때 필요한 끈기와 인내력은 타인에게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과는 무관합니다.

사람들은 '불안하다' 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이 약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꼴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힘들다고 느낄 때 조차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숨기고 있으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노력한 끝에 그 순간을 넘기고 오면 자신이 강해졌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의 당신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과거에도 거의 매번 불안한 감정을 접어두고 계속 밀어붙여오지 않았는가요! 그렇게 살아 온 결과 오늘날 당신의 감정 상태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계속 억지로 노력해 왔기 때문에 이제 아무것도 할 의욕이 생기지 않은 상태가 된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정말 애 많이 쓴 네가 대견해"

나 : 저자의 책을 읽는 중간에 행동으로 실천 하기 위해 평소 알고 있는 지인에게 솔직한 지금의 감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마음이 좀 시원해 지는 것 같았으나 상대방의 마음은 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괜히 약한 소리를 한 것 아닌지요?

저자 :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 당신은 누군가가 치유해 주기를 바라거나 그에게 매달리려고 하지 않았는가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려는 노력은 뒤로 한 채 말입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물에 빠졌을 때처럼 당신에게는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갈구해도 마음은 채워지지 않고 한층 더 무력감이 깊어지지 않았는가요? 이미 당신은 왜 그런지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매달리려고 할 때 너는 너 자신을 보지 못합니다.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데 온 힘을 다 쏟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상대방이 '이제 괜찮아. 여기는 얕은 물이니 너의 두 다리로 설 수 있어.' 라고 말해준다 해도 그 말을 믿지 못하고 그 때도 상대방에게 매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욕구를 채워달라고 하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해서 '내가 나를 사랑하는 힘'을 길러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삶의 의욕을 되찾기 위해 회복 처방전을 내려드립니다.

다치거나 누군가에게 두드려 맞더라도 통증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참아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감도를 둔화시키면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마음의 감각을 둔화시켜 상처를 극복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감정을 둔감하게 만들어서 자신을 지켜온 거 같습니다. 이러한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달리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던 당신에게는 그것이 그 당시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당신이 꾹 눌러두고 애써 외면했던 감정이 느껴질 정도면 마음은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은 계속 자신의 감정을 무시해왔기 때문에 감정을 해소하거나 대처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거 같습니다. 대처 방법을 모르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이 한층 더 두렵게 마련입니다. 이런식으로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해서 일어나는 악순환이 당신을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몰고 갈 것입니다.

당신이 진심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반드시 이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진정한 자신과 마주서는 일이기에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계속해서 진정한 자신과 마주서는 일을 피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마주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지금 자유로워 질 것인가요?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지금의 상태대로 계속 살아갈 것인가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의 자유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당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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