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방향을 잃은 당신에게

[책 읽어 주는 여자 7] 책을 왜 읽으려고 하는가? <책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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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lightand)등록 2014.09.14 10:42
 처음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 이 나왔을 때,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그 이유는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동질감과 함께 답변까지 나와 있으니 굳이 더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도 손쉽게 알아내었다.

그러나 책은 인용된 문구 혹은 정보의 출처가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네이버 지식in 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를 담고 있을 때도 있고 책의 전면을 보는 것이 아닌 책의 다리 혹은 팔 등 일부분만인 '검색형 책읽기' 로 국한되는 한계를 드러내면서 책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쯤 <책 사용법>을 꺼내들었다.

"함께 놓여 있는 것 가운데서 가장 싼 것이 책이다. 또한 써 넣을 수도 있고, 그림을 그려 넣을 수도 있고 밑줄을 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가장 취급하기 쉽고, 가장 망가지기 쉬운 것이 책이기도 하다."
 - 로제 샤르티에/굴리엘모 카발로 편, <읽는다는 것의 역사>

책이 이토록 일상의 자리로 내려와도 한참은 더 내려온 사정은 위에서 말한 '검색형 책읽기' 와도 연관 된 것으로 '검색형 책읽기' 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책과 영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시간을 쓰게 하고 즐길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을 알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이 자기에게 아주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과 영화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고 본다. 책이라는 활자가 가지는 섬세한 인물들의 묘사가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원작은 영화로 만들어 지게 되지만 많은 독자들이 실망감을 갖는다.

▲ 책사용법 ⓒ 마음산책 ⓒ 정은숙

'책을 왜 읽는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은 사람 마다 다르겠지만 <책 사용법>을 읽고 나서는 저자의 말과 같이 '책은 우리를 억압하지 않아 일탈의 즐거움과 함께 다른 존재가 되어 정신적인 여유 까지 느끼기 위한 것이며 책을 통해 의미 있는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나의 언어로 조금 더 쉽게 풀이하자면 소설 장르라면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마냥 빙의하여 책에 몰입하여 남 부럽지 않게 호화를 누리는 삶을 상상하며 행복해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의 치열하게 사는 직장인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이다. 가상의 책 주인공과 현실의 나를 혼돈하면 안 되겠지만 책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소위 멘탈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책이 트레이닝을 해주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다독 보다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한다.

책을 읽는 것은 결국 인간의 뇌일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행위는 매번 같아도 결국 그 주체가 늘 다르게 책을 읽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책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여 때론 울고 웃으며 어떤 사람은 '재미없다' 고 반응하기도 한다.

우리가 공감하는데는 '재미' 가 있을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책은 영화로 혹은 연극으로 등 다른 매체로 옮겨와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 한 것은 아닐지?

'재미' 에 대해 덧붙이자면 '재미없다' 가 '재미있다' 로 바뀔 수 있다. 오늘 따라 책이 잘 읽히지 않을 수도 있기에 읽던 책을 밀쳐두고 또 다른 독서의 즐거움을 추동하는 책을 펴다가 잘 읽혀지지 않은 책을 만났을 때 책을 잘 읽어내는 첩경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지 않은가? 한 번 독자에게 버림받았다고 하여 책은 잊혀 지지 않는다.

 "나는 책 읽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80년 이라는 세월을 바쳤지만, 아직까지도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 -괴테

책의 기능인 동시에 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책과 읽는 이를, 또 읽는 이와 저자를 서로 소통시키는 것이다. 이런 소통 혹은 대화 속에서 비소로 책은 작동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지금 처해있는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그에 맞는 책을 고를 때가 많다. 한창 힘들 때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는 책을 골라서 읽었다.
그래서 책읽기는 여행과 비슷하다고 저자가 이야기 했나 보다. 우리의 어둠과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로부터 구원의 길을 보여주는데... 조금씩 흐릿하게.

책읽기는 미지의 곳으로 떠난다는 점에서 닮았다. 책이라는 가이드는 여행길에 잠시 샛길(딴생각)로 새도 다 받아주고, 다른 책으로 옮겨가도록 다리도 놔준다. 무엇보다도 이 여행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뿐더러 언제고 다시 떠날 수 있기에 효율적으로만 사용한다면 책은 참 매력적이다.

책이 인간을 탐구한다는 사실은 오래된 진실이다. 책이 직간접적으로 인간학에 몰두해온 역사는 오래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추리소설도, 심리학서도, 인문교양서도 등 똑같은 반열에 놓인다. 여기서 인간은 자신이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더 알려고 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찾으려 하고 책은 '깊이' 라는 무기로 인간의 삶을 조망하게 한다. 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소설을 예로 들면 책 한 권에 철학, 종교, 미슬 등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또 다른 것을 빚어낸다. 이는 책이 다름 아닌 인간의 것이기 때문은 아닌지? 그렇다면 우리는 책읽기를 통해 그 안에서 때론 자신이 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감성도 일깨우기도 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여러 어려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책과 사유, 책과 몸이 함께 가는 책읽기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읽기 싫은 책을 읽으면 자신의 몸이 절로 따라가지 않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런 책읽기는 창의적인 책읽기이기는커녕 독해도 되지 않는 책읽기다. 오랜 시간을 두고 텍스트의 의미를 음미하는 가운데 깊어지는 책읽기야 말로 창의적인 책읽기라고 할 수 있다. 다독이 아닌 정독을 하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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