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예술을 복원하다 [DRFA 365 강화도 예술극장]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공존 공간)

검토 완료

김연진(wowgido)등록 2014.07.04 14:28
  동검도(東檢島). 그 이름은 옛날 강화해협을 통해 한양으로 들어오던 배들을 검문하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섬 중에 섬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 작년 11월 극장이 들어섰다. 직접가보면 알 수 있겠지만 단순히 극장이라기보다 음악시설, 카페, 상영관을 겸비한 종합예술극장이다. DRFA(Digital Remastering Film Archive)은 사라진 소중한 시나리오들을 복원하기위한 취지로 세워졌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지금부터 이곳을 책임지고 계신 조나단 유, 유상욱 대표를 만나보도록 하자.

영화를 제작하신 감독님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영화인의 길을 걷게 되었나? 
-영화계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당선된 극본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대종상 6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입지가 굳혀졌고 자연스럽게 감독의뢰가 들어왔다.

인적이 드문 강화 그리고 동검도에 극장을 세우게 된 동기와 현재 이곳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처음 동호회 형식으로 1999년부터 서울에서 모임을 시작하였고 두 달에 한번 상영회를 하다가 상영할 영화관을 찾던 중에 누가, 내가 찾는 바닷가에 부지가 있다고 해서 오게 되었다. 특히 강화도 갯벌은 세계 3대 갯벌 가운데 하나고 경치도 이곳만한 곳이 없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바다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특혜다.
또 이곳이 가진 의미라면 서울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데 그만큼 예술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강화는 굉장히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데도 예술극장은 고사하고 극장 자체가 전무하다. 나는 '좋은 영화는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지론이 있기 때문에 예술영화 감상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힐링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고 그 곳이 바로 동검도였다.
현재로서는 소문이 나서 주말 같은 경우, 매진도 되고 특히 일산지역에서 많이들 찾아오신다. 그리고 계속해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신뢰를 쌓아 가면 관객은 오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관객몰이와 흥행논리를 앞세우는 영화시장에 대해서
-어차피 영화는 자본의 시스템이다. 영화도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원래 영화라는 기능이 갖는 것은 '대중들에게 살아보지 못하는 삶을 선각자적인 시선에서 이끌어 주는 것을 영화의 기능'이라고 본다.
그러나 순기능이 많이 상실되고 사라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딘가 좋은 영화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들겠다는 저와 같은 취지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나는 이제 자본을 쥐고 있는 대기업들이 이익창출이 목표가 아닌 예술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자리를 배당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동네마다 작은 극장, 예술극장 설립에 눈을 돌려주기를 바란다.

영화 복원작업은 어떻게 하나?
-예를 들면 개관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여배우 실바나 망가노 특선 중 '해벽,This Angry Age,1958' 같은 작품은 필름이 있느니 마느니 했지만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16mm로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복원작업을 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 그리고 그분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주셨고 우리는 색보정작업과 직접 듣고 번역하는 자막 작업을 거쳐 소중한 영화를 복원하였다.
그리고 모두 가장 아끼는 작품이지만 영화로서 복원작업을 통해 뿌듯했던 것은 <안개 낀 밤의 데이트,Ta kokkina fanaria,1963>그리스 영화이다. 강화시민들에게는 아직 선보이지 않았지만 가장 사랑한다. 또 우리가 작년 12월에 오픈 작품으로 이탈리아 여배우, '실바나 망가노(1930~1989)특선'을 했는데 그때 상영했던 7편의 영화 복원은 이탈리아 자국 내에서도 찾기 힘든 필름이었기 때문에 더욱 자부심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나 이곳을 찾는 관객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곳 예술 극장은 함께 만들어 가는 곳이기에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지금 부산이나 순천 같은 곳에서는 오고 싶으셔도 지리적 여건 때문에 안타까워하시는데 정작 강화에 계신 분들이 많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시간 내서 한번 나오신다면 누구나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 생각일 뿐이지만 동막해수욕장이나 근처에 제2극장이 들어섰으면 좋겠다. 물론 후원자가 먼저 나타나야하겠지만 말이다.

강화의 예술영화를 이끌어갈 DRFA
인터뷰 후, 상영시간에 맞춰 힐링무비<결정체의 구조>(Struktura krysztalu,1969)를 관람했다. 영화는 눈 내린 폴란드가 배경이었고 첩첩산중에 숨어사는 천재 물리학자 얀과 얀을 대기업으로 데리고 가려는 친구 마렉 사이에 어떤 삶이 행복인지 밝혀가는 이야기였다.
결정체가 무엇인가? 보이지 않고, 변하지 않지만 외형의 가치를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닌가? 변하는 것은 무엇인지,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또 복원해야할 것은 무엇이고, 예술영화를 지키겠다는 신념이 무엇인지 [DRFA 365 강화도 예술극장]에 가서 확인하시라.

*자세한 사항은 070-7784-7557 또는 http://www.drfa.co.kr/ 확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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