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명제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총학생회가 6월 21일 홍대에서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묻는 플래시몹을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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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헌(baciki)등록 2014.06.24 18:18
 올 상반기, 대학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키워드 중 하나는 '구조조정'입니다. 교육부가 지난 10월 대학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많은 학교들이 급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경기대학교 역시 구조조정으로 학내가 떠들썩했습니다. 특히나, 2013년 말에 진행된 [2014학년도 대표자 선출 선거]에 입후보한 선본 주요 정책이 '일방적인 구조조정 반대'였을 정도로, 경기대 내에선 이미 '구조조정', '학과통폐합'이 학우들 모두에게 익숙한 단어였습니다.

5분 STOP을 마친 참가자들이 다같이 호소문을 읽고 있다. 5분 STOP을 마친 참가자들이 다같이 호소문을 읽고 있다. ⓒ 임승헌


1/4에 가까운 학생들이 민주광장으로 모여 학생총회에서 성사되고, 대표자가 3000배를 하고, 삭발을 해도 학교의 대답은 '무관심'이었습니다. 집행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이나 요구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세운 정책과 노선대로 일관되게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학생과 귀를 막고 있는 학교 6월 21일 홍익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진행된 플래시몹에 참가한 학생이 동작을 멈춘 채 피켓을 들고 있다. ⓒ 임승헌


단식과 총장실 점거. 그리고 1/10이 넘는 학생들이 수원까지 내려가 항의함으로 겨우 얻어낸 것은 '평의원회 주제하의 총장과의 대화'였습니다. 그러나 총장은 대화가 시작된지 1시간 만에 '바쁘다'는 이유로 자리를 떠났고 학생들이 들은 이야기는 '어쩔 수 없다'는 내용 뿐이었습니다.

웃으며 '어쩔수 없다'는 피켓을 든 학교. 좌절한 학생과 일으키는 학생. 6월 21일 홍익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진행된 플래시몹에 참가한 학생이 동작을 멈춘 채 피켓을 들고 있다. ⓒ 임승헌


결국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그날, 경기대학교 민주주의도 무너졌습니다. 마지막 절차인 '총장결재'를 강행하고, 17일 일사분란하게 모든 부서에 '구조조정은 확정되었다. 8개학과는 내년 부터 신입생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이 뿌려졌습니다.

학생들이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분노'였지만, 지금도 미쳐다 지워지지 못한, 가장 큰 감정은 '좌절'과 '실망감'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분명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구조조정]이라는 '잘못된'일에 대해 정당한 활동을 했는데, 많이 배우셨다는 대학 집행부의 대답은 '무시'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무엇을 '틀린'것인지 아무런 설명과 입장도 없이 '피해받은 학생들을 위해 후속조치를 하겠다'는 가식적인 수습에 급급했습니다.

자유로운 사상은 옛말 학생을 억압하는 대학을 거부합니다.는 피켓을 든 대학생 6월 21일 홍익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진행된 플래시몹에 참가한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임승헌


이에, 경기대학교 서울 총학생회 외 학우들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는 기지아래, 구조조정에 대한 학교의 사과와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플래시몹을 진행하였습니다. 좌절과 실망으로 갑갑하고 지친 마음에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이는 복지 차원에서든, 구조조정 문제에서든, 예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이는 단순한 명제가 아니라 실현되어야만 할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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