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사에서 도의원 후보로! 생활 정치를 꿈꾸는 전라남도의원 후보 강동구

[톡톡 튀는 후보들의 talk! talk!] 전라남도의원 후보 강동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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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은(bluewhale03)등록 2014.06.04 11:03
선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치행위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선거에서는 당시의 사회적 이슈들이 집중적으로 공론화됩니다. 정치학과 대학생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한국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후보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주의 극복, 군소정당, 여성 정치인, 청년 정치인, 이색 경력 후보'를 카테고리로 하여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 기자 말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 버스 운전사라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전남 순천 강동구(45, 통합진보당) 도의원 후보의 슬로건이다. 현재 순천교통 노동조합 부지부장과 김선동 국회의원의 특별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는 강동구 후보는 버스 운전사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생활 정치 구현을 꿈꾸고 있다.

- 어떤 이유로 출마하게 되셨나요?
"저는 시민의 가장 적극적인 정치참여 방법 중 하나는 정당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통합진보당 지역 분회장으로서 당원들과 함께 생활 속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으로 당선된 박근혜정권이 정당성을 의심 받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조작사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시도, 비판세력 종북 몰이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1인 시위, 촛불집회 등으로 나름 저항했지만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6.4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분회당원들과 의논한 결과 가장 적극적인 저항의 방법은 이번 선거에 후보로 출마해 박근혜정권의 부당성과 실정을 직접 알려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 후보님의 버스운전사, 노동조합원으로서의 경험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통합진보당을 선택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택시기사, 화물 운송업 등을 하면서 연로하신 홀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1남 1녀와 함께 넉넉하지는 않지만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아니 솔직히 말해서 만족해야만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화물연대 컨테이너지회 분회장을 맡아서 활동하던 중 2003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성장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구조 속에서 소외받고 있는 저 같은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 등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시내버스로 자리를 옮겨 근무할 때도 운전기사들의 처우개선과 대(對)승객 서비스개선 등의 현안문제에 맞닥뜨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순천교통 노동조합 부위원장 일을 맡았습니다. 이런 노조활동은 민주노동당, 현재 통합진보당과 자연 연결되었고 세상을 바꿔보자는 희망과 믿음은 현재진행형입니다."

- 후보님께서 직접 경험하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분야에 대한 현실적인 제안들을 공약하셨을 것 같은데요. 주요 공약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우선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단계적 실현을 약속드립니다. 벽지노선 확대, 교통약자 요금할인 등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과 버스운전사들의 처우개선이 가능할 뿐 아니라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행하겠습니다. 쌀값은 23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을 실천하겠습니다.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 가격과 수입 농산물 증가는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빼앗고 있습니다.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보장하겠습니다. 더불어 현재 17만 83원인 쌀 목표가격을 생산비 보장 선인 23만원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체불임금 해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실현하겠습니다. 현재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체불임금에 대해서 전라남도 차원에서 이를 방지하고,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실현하겠습니다. 또한, 교통약자를 위한 마을택시와 도심형 저상버스를 도입하겠습니다. 농촌에서 통학하는 학생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택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도입했던 일반형 저상버스가 아닌 도심형 저상버스를 새로이 도입하고 운행구간도 확대하겠습니다. 더불어 낙후된 서면공단의 활성화를 위해 순천시 서면 농수산물 유통센터를 설립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물, 전기, 가스를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와 조례를 정비하겠습니다."

- 현재 전라남도 혹은 순천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해결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도의원후보로서 전라남도 도정에 관한 부분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는 단체장과 의회 모두 구 민주당 간판만 내걸면 당선이 보장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회의 기본적인 의무중 하나인 지자체와 도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은 유명무실해지고, 단체장 눈치 보기, 줄서기 등만이 난무했습니다. 또 단체장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연장에만 눈이 멀어 보여주기 식으로 예산낭비성 토목, 전시행정에만 관심을 갖고 도정을 운영하다보니 도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암 F-1 대회를 보십시오. 타당성이 없다며 전북과 경남에서 거부했던 대회를 전남이 가져 오면서 복지와 안전에 쓰여야 할 세금이 경기장과 부대시설 건설비로 들어갔습니다. 건설비용은 약 9천만 원, 4년간 누적적자는 1,902억 원, 4년간 지불한 개최권료는 1,600억 원에 달합니다. 결국 F-1대회는 세금으로 빚잔치만 하고 4년 만에 중단 됐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로잡으려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되겠다는 각오 아래 할 말은 하는 도의원, 도민만 믿고 끝까지 가는 도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전라남도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후보님의 공약 등을 살펴보면 일상생활과 연관된 것들이 많은데요. 이상적인 정치인이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생활정치 구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 그들을 정치의 주인으로 앞장설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정치인은 지역에 무엇을 유치했다, 무엇을 가져왔다 라면서 자기 능력부터 내세웁니다. 생활 정치인이라면 그런 자랑보다는 주민들이 진짜 뭘 필요로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설계도를 세워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으나마 주민들과 함께 하나의 성과를 이뤄내고 그 결과물을 모든 주민이 나눠 가지면서 성취감을 느낀다면 그 속에서 생활정치가 실현된다고 생각합니다."

-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너무 속보이는 대답 같지만 솔직히 통합진보당 당대표이신 이정희 대표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정희 대표님의 서울대출신이니 변호사출신의 똑똑한 여성정치인이니 하는 외부에 비쳐지는 스펙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외적조건은 대한민국을 오늘날 이런 지경까지 몰고 온 정치인들의 겉모습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이정희 대표 역시 그들과 같은 길을 걸어가셨다면 지금쯤 유력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했을지도 모르지요. 아니 최소한 지금 같은 탄압과 시련은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과 함께 기꺼이 그 가시밭길을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저보다 나이어린 분이지만 감히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후보님께서 지금 가지고 계신 가치관은 청년시절과 동일합니까? 혹시 바뀌었다면 그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에서 재수학원 다니던 시절, 6월 항쟁이 일어났습니다. 제 앞가림하기도 바쁜 시절이었지만 마냥 공부만하면서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눈앞의 사람들을 외면하기에는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책을 덮고 6월 항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서울시내 곳곳을 메웠던 그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일 뿐이긴 했지만 저 같은 사람 하나하나가 모여 파도가 되어서 독재정권을 무릎 꿇렸던 경험이 아직도 제 가슴엔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때 거기서 민중의 위대한 힘을 보았고, 민중이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된다면 세상은 바뀐다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본주의와 애민주의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뭐 덕분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거나 그 시절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당시의 선택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왔기에 현재 통합진보당의 후보자까지 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마디로 분노하라 입니다. 물론 취업만 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할 정도로 절박한 우리 청년들이 듣기에는 속 모르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원인은 저 같은 기성세대에게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 스테판 에셀이 타계 직전 외쳤던 "분노하라"는 목소리를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취업문제, 등록금문제 등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이 땅의 청년들이 먼저 앞장서 자신들의 문제부터 시작해 적극적으로 외치고 더 나아가 우리사회가 처한 현실, 즉 사람보다는 돈과 효율을, 협력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깊이 있게 고민한다면 우리사회가 조금은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살아있는 청년들의 눈빛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답이 지대로 되얐는지 모르겄습니다. 쪼까 거시기 허더라도 이해해주시고 쌔가 나게 공부 허시고 은제 순천 댕게갈 일 있으시면 연락 주시오. 나가 밥이라도 한끄니 살랑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서면 답변을 마무리한 강동구 후보는 젊은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모른 척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젊은 시절의 민중 항쟁, 버스 운전사로 일하면서 겪은 노동 현실 등 강동구 후보가 결코 쉬운 인생을 살아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이 그동안 겪은 부당함과 어려움들이 그의 공약에 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는 생활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서울대-이화여대-서강대 정치외교학과(부)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정치학도로서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부터 정치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고자 현재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시민단체 정치발전소와 함께 '이상한 나라의 선거 기자단'에서 선거법과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여 <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으며, 매주 국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인형극으로 재연해 UCC를 제작하는 '이주의 국회', 그리고 '6.4 지방선거 이색후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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