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는 30명 가량의 주민들만 남아 시커먼 돌을 닦고 있었다. 일손을 돕겠다고 나와 있는 봉사자는 고작 대학생 몇 명이 전부. 매스컴에서 보도된 것처럼 정치인이나 다른 지역의 대규모 지원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GS칼텍스에서도 구호장비 보급이나 행정사무를 돕는 행정 직원이 있긴 했으나, 실제 해변 작업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방제작업은 고스란히 마을 어르신들의 몫이었다.
▲ 천으로 기름 닦는 주민들 방제작업 중인 신덕마을 주민들 ⓒ 김광일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5분 싱가포르 선적 32만톤급 유조선 우이산호는 GS칼텍스 원유2부두 항만에 설치된 원유 하역시설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송유관 3개가 파손되어 원유,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이 유출되어 양식장 등 연안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당시 이 사고는 전국적인 관심을 얻었고, GS칼텍스 직원, 군인, 자원봉사자들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방제작업을 벌였다. 그러니 이후 부산 기름유출사고, 경주 리조트시설 참사 등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고,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
우이산호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먼저 유출지역에 가장 근접한 여수시 신덕동 신덕마을 해변과 신덕동 소치마을 부근이 있다. 기름이 떠내려 가 남해군 일부 지역에도 심각한 피해가 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수시 신덕마을의 경우 외부에서 봉사하러 가기에 용이하고, 현장 관리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 신덕마을 입구 여수엑스포역을 거쳐서 신덕동에 들어오면 소치마을과 신덕마을이 있다. ⓒ 김광일
현장 방문 시 반드시 물때를 맞춰야 한다. 물이 빠져야 작업이 가능하고, 만조 시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서 허탕 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여 물때를 확인할 수 있다. 하루 두 번 있는 간조 시각 전후로 일을 하는데, 그 중에서도 실제로 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정도까지로 한정된다. 2월 18일 기준으로는 오후 2시부터 5시쯤까지 일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신덕마을에 찾아가려면 △기차의 경우 KTX를 타고 여수엑스포역에서 하차하면, 택시로 여수경찰서로 이동(기본요금 부과)한다. 여수경찰서 맞은편에서 73번 버스를 타면 신덕마을 버스정거장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시외버스의 경우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 호남선에서 여수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기차의 경우와 동일하게 택시를 타고 여수경찰서로 이동, 맞은편에서 73번 버스를 타고 신덕마을 버스정거장으로 갈 수 있다. 버스정거장에서 해변 쪽으로 2분만 걸어 나오면 'GS칼텍스'라고 붙어 있는 몽골텐트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장지휘소다. 여기에서 방제도구를 수령하여 작업을 도울 수 있다. 현장지휘소에서는 끼니 때 식사가 제공되고, 작업 중에 허기를 채울 간식과 차도 있다.
▲ 신덕마을 현장지휘소 GS칼텍스 지원센터. 시청 직원이 나와 있다. ⓒ 김광일
우선 현장지휘소에 도착하면 해양경찰청에서 지원하는 방제장비키트를 수령할 수 있다. 키트에는 △방제복 상하의 △방제 덧신 △코팅된 장갑 △1급 방진 마스크 △보안경(고글) △종이 백팩 등이 들어 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장비를 받아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직접 돌 등을 닦거나, 밀물에 밀려온 각종 부유물 제거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 해경 방제키트 해양경찰청에서 보급하는 방제키트 ⓒ 김광일
문의사항은 여수시청 민원실(1899-2012) 연결 후 '자원봉사팀'으로 내선연결하면 친절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장지휘소에는 유선전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전화연결이 불가능하다. 현장에는 GS칼텍스 담당자, 시청 파견근무자, 민주당 천막 근무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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