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 36억 민족대이동... 단기 주택 임대까지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시작... 새 예약시스템 구축했지만 여전히 '일표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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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성(pang1995)등록 2014.01.22 10:16
얼마 안 있으면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다가온다. 고속도로는 교통 체증으로 '주차장'이 되어 버릴것이며,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민족의 대이동' 속에서 고향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이곳 중국에서도 한국과 같이 설을 쇠는데 이를 춘절(春節)이라 부른다. 중국의 넓은 면적과 수많은 인구 때문에 늘 춘절 기간만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기차역, 터미널 등은 귀향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게 된다. 이 기간을 중국에서는 흔히 '춘절 특별운송기간' 또는 줄여서 '춘윈' 이라고 부른다.

매년 춘절만 되면 중국 전국은 한바탕 '귀향 전쟁'을 치르게 된다. 이 기간에는 가족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인과 이별을 경험하는 등 만남과 이별이 시도때도 없이 각지의 기차역에서 벌어진다. 이처럼 춘윈은 이미 거의 모든 중국인들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번 춘절 특별운송기간 36억명 이동... '일표난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시작된 지난 16일, 칭다오 기차역에서 2살 여자 아이가 그녀의 가족에게 기차 창문을 통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8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發展開革委員會, 이하 발개위)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春節)를 맞아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이어지는 춘절 특별운송기간 기간 동안 연인원 36억23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도 2억 명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발개위는 이렇게 운송인원이 늘어나게 된 이유를 "올해 춘제가 예년보다 이르고 고향을 찾는 농민공과 학생 등 여객 수요가 일정 기간에 집중돼 원활한 운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올해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차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전체 춘윈기간 운송량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로 큰 편은 아니나, 철도 특유의 정시성, 안정성 그리고 도로운송에 비해 저렴한 가격 때문에 철도는 많은 중국인들이 장거리 이동할 때 즐겨찾는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철도는 타 교통수단에 비해 증편이 상대로 어려운 점 때문에 매년 티켓 한 장을 구하기도 어려운 '일표난구(一票難求, 한장의 표조차도 구하기 어렵다)'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이미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매년 중국 철도부는 몇 년 후에는 이러한 현상을 완전히 해결하겠다고 국민들에게 공언하였지만 늘어나는 철도 운송객에 결국 이러한 약속은 빈 약속이 되기 십상이었다.

2014년 춘절은 지난 2013년 양회 기간 중국 철도부가 중국 철도총공사로 바뀐 후 처음 맞는 춘절 이동으로, 정부와 기업 분리 후 직면한 첫 번째 난제이다. 중국 철도측에서는 표 한 장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작년 새로 확장된 철로가 5500여km에 달하며, 또 고속철도 190편에 신형 열차 2000여 편을 추가 편성해 운행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수십 억 위안을 들여 새로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밤새 매표 창구에 줄서는 현상을 막기 위해 '온라인, 전화 예약은 출발 전 20일부터, 창구 예약은 출발 전 18일부터 예약 가능' 등을 내새우고 시내 단거리 열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에 티켓 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 '춘윈' 기간을 대비하기 위해 중국 철도 측에서 거금을 들여 새로 마련한 온라인 예약 시스템. 그러나 이 역시 올해 춘윈에서 '먹통'이 되어 버렸다. ⓒ 권소성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 역시 역부족이였다. 중국 철도 측에서 암표 판매를 막기 위해 시행한 철도 실명제는 네티즌들이 실명제를 조롱하듯 '서문취설(西门吹雪, 고룡의 소설 '육소봉'속의 가상 인물)', '칭펑만두가게(최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들러 유명세를 타고 있는 북경에 위치한 만두 가게 이름)' 등의 가명을 사용했음에도 순조롭게 기차표를 구매 가능한 등 수많은 허점을 드러냈고 신형 열차 2000여 편을 추가 편성했으나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운송인원에는 역부족인듯 했다.

거기에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수많은 농민공들에게 '인터넷 예약은 창구 예약보다 2일 먼저 예약 가능'이라는 새로운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러한 정책은 농민공을 소외하는 정책이라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대학생들이 자원해서 농민공들에게 인터넷 차표 예약을 대신해주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중국 철도총공사는 2014년 춘절 철도 이용 여객수가 2억5800만으로 동기 대비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고봉은 춘절 전날로 노동자들의 이동, 친지방문 이동, 학생 이동이 겹쳐 철도 운송력과 수요 간의 모순이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역귀성 현상과 단기 주택임대 열풍도

그런가 하면 매년 춘절 때마다 그야말로 귀성 전쟁을 방불케 했던 중국의 춘절 풍속도가 최근 대도시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지난 18일자 중국 신문들은 올해 36억 명 이상이 이동할 예정인 이번 중국의 춘절기간에 일부 동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역귀성 사례 및 단기 주택임대 등이 늘어나고 있는 '춘절 신 풍속도'에 대해 소개했다.

열차가 아닌 상대적으로 티켓을 구하기 쉬운 도로운송을 선택하더라도 도로의 심각한 체증으로 인해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상황이 늘어나자, 도시에서 거주하는 자녀들을 대신해 비교적 열차표 구매가 수월하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부모들이 도시로 올라와 춘제를 보내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귀성 현상과 함께 단기 주택임대 열풍도 불고 있다. 도시로 역귀성한 가족들과 춘제 명절을 보내기 위해 주택을 단기 임대하고자 하는 도시인의 수요가 늘면서 그간 춘절기간이 다가오면 주택 계약을 만료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명절을 보내려는 외지인들 탓에 썰렁했던 대도시 부동산 임대시장이 올해는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대도시에서 이렇게 단기로 한달 정도를 임대하는 데 드는 임대료는 1년 이상의 장기임대 보다는 평균 20~30% 이상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젊은 직장인들을 위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는 일부 부유층 및 시간이 여유로운 계층을 위주로 춘절에는 혼잡을 피해 가족 전체가 여행을 떠나 휴양지 등에서 춘절을 보내는 상황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난(海南)과 같은 휴양지로 건너가 하루당 100~200위안(1만7500~3만5000원)이면 빌릴 수 있는 60~90㎡의 작은 주택을 얻어 가족과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하이난의 일부 바다와 인접한 주택은 벌써 방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시행한 새 중국 관광법으로 성장세가 한풀 꺽인 인바운드 여행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관광공사 측은 춘절 연휴기간에는 전년보다 12%이상 늘어난 8만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방한할 것으로 보고, 이미 한국 관광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할인 브로셔 제공, 기념품 증정, 한국인 대학생과 함께 서울, 경기 등의 테마코스를 함께 여행하는 '친구야 놀러와-한궈덩니(한국은 당신을 기다린다-韓國等你)' 이벤트 진행,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안내전화 1330 상시 운영,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숙박 문제 해결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관광 만족도를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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