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이냐, 그 자체로서의 나가 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자존심 그리고 자존감을 통한 인문학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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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예지(yghor21)등록 2013.12.19 14:28
행복한 삶을 꿈꾸는 우리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지만 요즘 새롭게 대두되는 가치는 바로 소통인 듯싶다. 가장 단적인 예로 소셜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과의 꾸준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나는 너와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 이런 소통창구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관심에 벗어나있던 영역의 학문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인문학이다. 한자로 인문학(人文學)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이다. 곧, 인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으로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다루는 학문이 이에 해당된다. 이는 자연과학과는 매우 대립되는 영역으로, 인간 존재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분석하는 행위이다.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최근 쏟아져 나오는 인문학 입문 서적을 통해 인문학의 부흥을 쉽게 알 수 있다. ⓒ 허예지


자기 만족을 위한 사람들로 인해 인문학의 가치 훼손

지난 1년 간 많은 사람들은 인문학 강좌와 서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문학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 인문학을 소비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영역이 크게 확장되었다. 또한 일반인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기초 소양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문학이 진정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발전적인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는가의 질문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긴다. 인문학의 부흥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도입부에 말했듯이 인문학의 부흥 역시 인문학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싶은 인간 본연의 욕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순한 이유로 치부하자면 이를 과시욕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행동을 통해 자기 만족을 얻는다. 또한, 우리에게 있어 과시욕과 함께 자존심은 매우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존 허셀은 "자존이야 말로 모든 미덕의 초석이다."라는 말로 자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존심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다. 곧, 자존심은 사회에 혹은 사람들 사이에 나라는 개체가 존재하고 있을 때 생기는 마음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끊임없이 사회의 경쟁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며 자신이 패배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끝도 없이 실패라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곤두박질 치게 된다. 이러한 사회 양식은 단순하게 어른들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사회를 통해 반영되었다.

경쟁 사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아이들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며, 승리자가 삶의 올바른 방향임을 학교 교육과 가정교육을 통해 체득하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존심이 매우 중요하며, 자존심을 내 새우기 위한 일종의 병폐현상으로 바로 인문학으로 표현되며 이는 인문학의 근원적인 목적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출처 : gettyimages @경쟁 사회에서 학습의 근본을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 ⓒ 허예지


인문학, 방향의 전환이 시급하다

인문학을 통해서 전반적인 사회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문학의 방향은 진정한 인문학의 탐구와는 거리가 멀다.『절망의 인문학』(오창은 지음, 이매진 펴냄)에서는 인문학의 상태를 사회의 현실과 더불어 심도 있게 고찰한다.

"인문학의 분절화, 대학의 식민지화, 국가 기구의 관리 시스템이 상호 긴밀하게 옥죄면서 파생된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위기에 직면했다. 나는 인간성이 마주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통찰의 한 축을 인문학이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인문학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진정한 인문학의 의미 되찾기를 희망하고 있다.

잘못된 인문학으로 진정한 인문학의 실종

위에 절망의 인문학과 더불어 구체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자. 첫 번째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부족하다. 진정으로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고대 인간 본성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인간 본연의 문제를 파악하게 됨으로써 미래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양식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두 번째로, 사회 상황에 맞는 인문학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문학 교육의 주제는 대부분 철학, 역사, 예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국 사회를 돌아보며 한국 사회의 주체자가 될 수 있는 인문학 교육은 부재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인문학 탐구는 소비하는 인문학으로 단순하게 자신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표현될 위험이 있다.

출처: Before sunrise, 비포 선라이즈 @남녀 젠더 평등을 기반으로 삶 그리고 자아를 고찰한 영화 ⓒ 허예지


자기 탐색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진정한 인문학 탐구는 이와는 다르다. 진정한 인문학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으로 각각의 주체를 분별력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수단이자 목적이다. 또한 인문학을 통해 존중하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은 바로 주체적인 나를 찾는 것, 인문학을 통해 자아 탐색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인문학 탐구는 자기 본성을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삶의 기준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근대 철학자인 헤겔에 따르면 인식의 대상은 주체 내부에 있는 것이다. 인식을 통한 나의 주체적인 내부의 의식으로 진리를 파악한다. 결과적으로 의식하는 사람은 자기 내부에 있는 진리의 기준을 가지고 지식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시대의 변화, 살아온 환경에 따라서 개인의 의식 자체도 변화되며 자신의 기준을 통해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자존심을 넘어선 진짜 내가 되는 방법

자존심을 내 새우는 행위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에 따라서 잘못된 방법으로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인문학 교육이 실현된다면 각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자존심을 넘어선 상위의 개념인 자존감을 가지게 되며 진정한 삶의 고찰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자존감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존심처럼 타인과의 비교로 나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 그리고 한계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내재하고 있으며, 나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인문학이란…

이러한 인문학 교육의 변화는 전반적인 사회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자존감을 찾아가는 교육은 자아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자립심을 길러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주체로 어머니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자본을 수입, 지출하지 않기에 단순히 집에서 계신다고 설명하곤 한다. 곧, 물질이 매우 중요한 사회에 있는 우리에게는 정확한 어머니에 대한 개념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를 보다 근본적으로 파고들어보면 우리에게 감정적으로 안정된 양육을 통해서 가족들의 개인의 자아를 찾아가는데 밑거름이 되는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에게도 진정한 인문학 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 후회가 아닌 삶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수 있다.

우리에게 있어 진정한 인문학 교육의 도래는 바로, 인간이 가진 고차원의 가치를 충족하는 방법을 마련해 줌과 동시에 일상 생활에서 각자의 삶의 지위를 한 차원씩 높일 수 있다. 자아를 탐색하고 자아를 알게 된 사람들은 진짜 나와 함께 약자에 대한 미덕을 충분히 모색하게 된다.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미래가 된다면 분명 자존심 보다는 자존감을 찾아 나 그리고 사회의 행복을 함께 찾는 구심점이 될 것임을 기대하는 바이다.
덧붙이는 글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찾기 위한 인문학 교육의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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