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 미.중.러가 우주를 누비는 동안 우리는 뭘 했나?

위성과 주파수 팔고도 아무 일 없는듯 살아가는 한국, 정말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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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원(drewermann)등록 2013.12.18 18:47
영화 <그래비티>는 지구로부터 600km떨어진 우주에서 허블망원경을 수리하던 미국 나사 소속 우주인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와 베테랑 우주비행사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가 러시아 위성 파편으로 조난을 당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SF영화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장면들 하 나, 하 나가 사실적이고, 한편으로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또한 스톤 박사는 처한 위기 속에서 지구 귀환을 시도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이 제작한 우주 정거장을 갈아 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각 나라 말이 적힌 각종 조작 장치들을 통해 우주 미아가 된 스톤 박사가 필사의 지구 귀환을 시도한 것이다. 또한 필자는 이 장면들 속에서 영어와 러시아어, 그리고 중국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한류열풍속 한글보급사업, 우주선 없으면 말짱 도루묵?

중국은 자국 경제력을 바탕으로 공자학당처럼 자국 언어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지난 15일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착륙을 성공한 나라가 됐다. 사실 <그래비티>는 바로 위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그래비티> 한 편이면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가 세계인들에게 충분히 홍보된 것이나 다름 없다.

미·러·중이 우주선으로 달착륙을 하는 동안 한국은 자국위성과 주파수 팔아..

지난 10월부터 우주재난 영화 <그래비티>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동안, 국내는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감사에서 지난 이명박 정권과 공기업들이 저지른 온갖 비리와 백태가 셀수 없이 쏟아졌고, 덧붙여 황당한 사건 하 나가 최문기 미래부 장관에 의해 밝혀졌다.

10월 31일 자로 국정감사에서 최 장관은 "KT가 무궁화호 위성 2,3호기를 홍콩 위성서비스 업체에 팔아 놓고도 계속 자신들이 쓰는 것처럼 정부를 속였다"는 내용이 국내 매스컴에 보도된 것이다.

위 사건은 공기업 KT가 정부와 협의 및 절차를 무시하고, 국가 예산 수 천억원을 들여 제작된 무궁화호는 물론, 위성을 쏘아올린 국가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배정받는 특정 주파수까지 45억원 헐값에 매각해 지금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 우주강국의 꿈을 버렸나?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한국을 우주항공 7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다음과 같이 발언한 바 있다. 당시 정 후보는 "이제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라며, "우주산업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중국과 일본이 우리 하늘을 지배하는 상황이 곧 닥친다"라고 경고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대선마저 거친 지금 한국은 우주강국 염원은 고사하고, 전정권이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식수위기마저 겪고 있다. 이뿐이랴? 불량부품 납품비리로 신규 원전가동마저 중단돼 전기 부족사태에 이어 전기료마저 인상돼 기업과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이 위성발사 성공에 이어, 우주정거장 건설계획을 세우는 사이, 한국은 멀쩡한 강바닥을 파고, 독일에서도 구태로 여겨지는 대운하 사업에 온 국민이 집중해온 것이다.

영화<그래비티>를 보며 순간의 실수가 빚어지는 우주재난이 얼마나 가공할만한 참사를 일으키는지 정말 뼈져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그래비티>같은 우주 재난 영화보다 더 뼈져리고 아쉬웠던 점은 지구에서 600km 떨어진 우주 공간에 자국 위성과 주파수 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를 위하는 길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인식이 한탄스럽다.

우주 재난영화 <그래비티>로 미국, 러시아, 중국이 세계 3대 우주 강국임이 증명할 동안, 정작 우리는 자연재해나 일으키고자 멀쩡한 강바닥이나 파헤치다니.. 이 무슨 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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