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사랑을 줬다고 말하고 아이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의 저자 손동우가 말하는 오늘날 대한민국 부모와 십 대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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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cheuju1)등록 2013.12.11 18:15
부모 "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속에서 천불이 나요!"
자녀 "말해 봤자 돌아오는 건 잔소리밖에 없어요!"

엄마 시계 vs. 10대 시계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요즘 10대들과 그들의 부모. 그들 사이에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명진출판(주)


"가만히 있자니 속에서 천불이 날 것 같아요. 고등학교 진학이 코앞인데 꿈도 목표도 없는 것 같아요." (대구 수성구 A군 학부모)
"빨리 빨리하라고만 하니 미쳐 버리겠어요.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데 꿈은 뭔 꿈이래요? 엄마가 꿈 타령할 때마다 짜증나요." (대구 수성구 중1 A군)

엄마는 얼른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길 바라지만 아이는 꿈이 웬 말이냐고 한다.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모르는데 꿈 타령만 하는 엄마가 답답할 노릇이다. 속이 터지는 건 부모도 마찬가지다. 뭔가 계획을 갖고 차근차근 알아서 잘했으면 좋겠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면 귀찮은 듯 자릴 피해 버려요. 왜 그러는지 물어도 입만 꾹 다물고 있어요." (서울 노원구 B양 학부모)
"어차피 우리 엄만 말해 봤자 몰라요. 모든 게 다 귀찮고 특히 엄마 말이라고 하면 다 아니꼽게 들려요. 그냥 절 가만히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어요." (서울 노원구 중2 B양)

부모와 자녀. 예부터 고마움과 미안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관계다. 그런데 요새 십 대 아이들과 부모들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그 자리에 불신, 분노, 짜증이 자리 잡고 있다. 부모는 아이가 답답하다고 말하고, 십 대 청소년은 부모가 짜증난다고 말한다.

청소년 소통 전문가이자 교육 컨설턴트 손동우 씨는 이런 광경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손동우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십 대 아이들과 부모 사이에 생긴 오해와 불신이 점점 깊어지면 깊어졌지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책 표지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는 청소년 소통 전문가이자 교육 컨설턴트 손동우 씨가 오늘날 십 대 자녀와 그들의 부모들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 명진출판(주)


최근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를 출간한 손동우 씨는 멀어진 그들의 관계를 '시차'에 빗대어, 양쪽의 시차를 극복하는 대안을 담았다. 손동우 씨는 "지금 십 대 엄마와 아이 사이에 생긴 마음의 시차는 어마어마하다"며 "지금처럼 자기 시간만 고수하다간 아이와 부모 모두 불행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원래 사춘기 시절의 십 대 아이들은 모든 게 짜증나고 귀찮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먼 미래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도 어른들처럼 명확한 게 아니라 막연할 뿐이다. 그래서 검판사가 되고 싶어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으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이 날까 봐 두려워서 하는 거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처럼 부모의 시계를 쫒아가던 십 대 아이들의 가랑이도 찢어질 대로 찢어졌다. 손동우 씨는 "비만, 탈모 등으로 대한민국 십대들의 몸이 병든 진 이미 오랜 전이다. 10만 여 명이 우울증으로 괴로워하고 있고 그중 절반 정도가 자살 충동을 겪는 등 정서적으로 매우 위험하다"며 "내 아이가 행복해지길 바라며 했던 일들이 오히려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너덜너덜해진 십 대들의 마음을 치유할 순 없을까. 손동우 씨는 아이들의 분노를 푸는 유일한 해독제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제안했다. 십 대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감정을 느낄 때만이 시차를 좁힐 수 있다. 대한민국 십 대 아이들의 미래가 더 어두워지기 전에 부모들은 자신들이 끼고 있던 시계를 잠시 벗어 두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 소통 전문가이자 교육 컨설턴트 손동우 씨 ⓒ 명진출판(주)


∎ 손동우 = 청소년 소통 전문가이자 교육 컨설턴트. 10대 아이들에게 마크 쌤으로 불린다. 요즘 10대 아이들과 부모들의 소통 단절 상황을 '시차'에 빗대고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에 시차를 극복하는 방법을 담았다. 인하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주)TMD 교육 그룹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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