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체 개발한 태블릿 피시(Tablet PC) <삼지연>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지연이 처음 세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2년 9월 8차 평양 가을국제무역박람회였다. 당시에는 그렇게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하다가 2013년 8월 1일 북한 과학기술 정보 사이트 <북한기술(www.NorthKoreaTech.org)>에 리뷰가 실리고 또 10월에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의 북한정보 사이트 <38노스(38north.org)>에도 사용기가 실리면서 언론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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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기술>에 실린 리뷰는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surprisingly impressive)이라는 평가를 했으며 <38노스>에 실린 사용기에는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기대 이상이었던 드문 제품"(this is one of the few cases in my career as a consumer when I got more for my money than I had expected)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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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3년 11월 6일자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북한을 여행한 독일 기자 소렌 키텔(Sören Kittel)은 평양의 한 상점에서 삼지연을 구입했는데 "서구 사회에서 판매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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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리>는 11월 7일 보도를 통해 외신들의 <삼지연> 평가들을 소개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삼지연>이 많은 앱과 사전, 이북(eBook)을 담고 있어 어떤 면에서 아이패드 보다 더 낫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세계 주요 태블릿 PC와 반응속도, 구동속도 면에서 경쟁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잡지 <버지>는 앱들이 대체로 잘 작동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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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지연>은 세계적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www.ebay.com)에까지 올라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11월 7일에 시작된 경매의 시작 가격은 4달러 15센트였는데 마감일인 17일에 무려 546달러로 낙찰, 현지가의 배 이상 뛰는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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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이에서 546달러에 낙찰된 삼지연 ⓒ e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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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PC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휴대용 PC를 말한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태블릿 PC는 키보드가 필요 없어 가볍다는 장점이 있으나 글자 입력이 불편해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화면이 큰 스마트폰, 혹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단계로 인식되며 사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애플(Apple)의 아이패드(iPad), 삼성의 갤럭시 탭(GALAXY Tab)이 대표적인 태블릿 PC 제품이며 LG, 모토롤라, 델, HP 등 여러 업체들이 태블릿 PC를 만들어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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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블릿 PC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애플과 삼성인데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애플의 태블릿 PC 시장 점유율은 29.7%, 삼성의 점유율은 22.2%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또 태블릿 PC 운영체제(OS)의 경우 구글(Google)의 안드로이드(Android)가 62.6%, 애플의 iOS가 32.4%로 시장을 양분(IDC가 발표한 2013년 2분기 시장조사 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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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북한의 태블릿 PC 삼지연은 어느 정도 기술 수준을 담고 있을까? <38노스>에 실린 동아시아 경제·사회학 교수이자 북한 전문가인 루디게르 프랑크 교수의 사용기와, <북한기술>에 실린 리뷰를 통해 구체적 정보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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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교수가 구입한 삼지연의 모델명은 <SA-70>이며 <조선콤퓨터중심>(Korea Computer Center)에서 2013년 3월에 제작했다. 북한은 태블릿 PC를 <판형콤퓨터>라 부른다. 프랑크 교수는 삼지연을 2013년 9월 평양의 한 가게에서 180유로를 주고 샀다. 당시 환율에 따라 한화로 계산하면 약 26만 원으로 저가형 태블릿 PC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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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기술> 리뷰에 등장하는 모델은 <사-70>으로 나오는데 앞의 <SA-70>을 한글로 표기한 것으로 보이지만 하드웨어 사양은 월등히 낫다. 이 제품은 북한을 여행한 외국인이 평양의 한 식당 선물가게에서 구입했는데 가격은 200달러로 한화로 약 22만 원이었다. 사양이 더 좋은데도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환율 때문이거나 판매점마다 가격차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렌 키텔의 경우 중국 인민폐로 결재했는데 당시 환율로 120유로 정도였고 여러 종류의 <삼지연> 가운데 가장 싼 것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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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하드웨어 사양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아이패드2와 갤럭시 탭10.1의 사양과도 비교해보자. 참고로 아이패드2와 갤럭시 탭10.1은 모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가격 역시 판매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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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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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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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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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탭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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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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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x123x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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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x124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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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x185.7x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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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7x175.3x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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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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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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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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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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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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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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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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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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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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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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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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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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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B DD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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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MB DD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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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B DD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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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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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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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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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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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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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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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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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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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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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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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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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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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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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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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x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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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x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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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x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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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x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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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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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 화소(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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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 화소(앞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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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화소(앞면) 70만 화소(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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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화소(앞면) 300만 화소(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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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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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재생 10시간 컴퓨터사용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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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재생 10시간 동영상재생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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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재생 1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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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재생 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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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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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카드 슬롯 마이크 자이로센서 HDMI 포트 헤드폰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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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자이로센서 주변광 센서 가속도계 HDMI 포트 헤드폰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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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DMB USB 포트 자이로센서 HDMI 포트 헤드폰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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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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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유로(약 26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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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달러(약 2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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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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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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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교수에 따르면 TV 안테나가 있으며 채널을 스캔(scan)할 수 있어 중국과 유럽에서도 TV 방송이 잘 잡힌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기술> 리뷰에는 4개 채널로 고정되어 있다고 한다.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거나 사용법을 잘 모르는 듯하다. 북한은 2013년 1월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삼지연>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기존 태블릿 PC에 TV 시청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는데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임을 알 수 있다. 또 인터넷 연결은 안 되지만 북한 내부 인트라넷에는 연결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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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기술> 리뷰에는 "반응과 속도 면에서 앞선 태블릿 PC와 경쟁력이 있다. 앱 동작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카메라를 실행시킬 때도 다른 태블릿 PC만큼 빠르다. <앵그리 버드> 같은 친숙한 게임을 할 때도 랙(동작이 끊어지거나 느려지는 현상)이 없었다"고 나온다. 또한 스피커 소리도 좋고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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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원과 볼륨 버튼이 조금 거칠고, SD 카드 슬롯을 여는 게 다소 까다롭다고 한다. 또한 TV 안테나를 손톱으로 잡아 빼는 부분도 불편하다고 한다. 또한 화면은 정면으로 볼 때는 밝은데, 측면에서 보면 어두워진다고 한다. 원래 액정(LCD) 화면의 경우 시야각(View angle) 제한은 고질적 문제다. 편광 현상을 이용한다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정면에서만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N, VA, IPS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이 분야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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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1월 6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평양의 <해당화관> 식당은 태블릿 PC를 이용해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면 종업원이 태블릿 PC에 입력, 주방으로 전송하는 방식인데 음식의 간이나 양, 기타 요구사항을 입력할 수도 있다고 하며 금액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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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여기서 사용하는 태블릿 PC가 <삼지연>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사용하는 앱은 <해당화관>에서 자체 개발했다고 한다. <해당화관>이 직접 개발했는지 아니면 관련 기업소에 주문 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정에 맞는 앱 개발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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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조선콤퓨터중심>에서 개발한 <삼지연> 외에도 <아침판다합작회사>에서 개발한 <아침>, <평양기술총회사(PIC)>에서 개발한 <아리랑> 등 3종의 태블릿 PC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학생들 교육용으로 주로 쓰이는 <아침>의 경우 7인치 화면에 무게 300g이며 한번 충전으로 5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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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1월 13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전국 과학자, 기술자대회>를 개최하였다. 북한은 13년 만에 개최된 이 대회에서 호소문을 발표했는데 "오늘 우리 당은 과학기술을 최대의 국사로, 국가발전의 천하지대본으로 중시하며 모든 부문의 과학화를 전면에 제기하고있다"며 북한이 과학기술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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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에 대한 평가들을 종합해보면 무선랜 기능만 추가하면 국제 태블릿PC 시장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으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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