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개혁에 대한 소고에 덧붙이는 글

검토 완료

김귀순(kwees)등록 2013.10.13 10:23
이 글은 지난 9월 16일 모일간지에 J대학 이사진이

      대학개혁의 칼을 휘두르면서

     정년보장교수를 포함해 교수평가에서 3년 연속 성과 최하위인 C등급을

     받은 교수들의 연구실을 몰수하기로 한 방침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 쓴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3년후 대학교수 대학살을 예고하는 것이다.

       대학의 주체인 교수가 개혁의 중심에 서지 않고 재단이 나선다면

      사학의 교권 탄압은 날로 심해질 것이다.

     일류대로 만드려면 자연과학과 이공계 등 첨단 클러스터 육성분야에 돈을 더 들여서 세계 최고 석학들을 초빙하여

     그 분야의 학문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인재를 배양해야 하고

     그것이 어려운 인문학 등은 국학차원에서 장려하면서 점진적 개혁을 해야 하는데

     돈은 더 투자않고(임금총액은 동결해 놓고 교수간 나눠먹기식 분배가 연봉제임) 젊음을 바쳐 학교를 위해 봉직해 온 고호봉 노교수들을 쫒아내고

     돈이 적게 드는 젊은 교수를 채용하여 돈벌이를 더 하겠다는 사욕이 없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배제할 수 있을까.

    

     젊은 교수는 승진 심사대상이므로 이 제도가 없어도 기존의 제도만으로 자동적으로 승진과정에서 탈락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 도입은 정년보장 노교수를 대학개혁의 주 타겟으로 삼은 것이다.

    10년 이내에 퇴임하는 정년보장 교수들(대다수일 것임)을 포함해

     일정비율을 정해 돈 안들이고 강제로 내 보내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개혁을 빌미로 명예 퇴직 시키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돈 안 들이고
불명예스럽게 쫒아내려는 교묘한 술책에 다름아니다.

        교원의 정년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우리도 이 대학을 위해 청춘을 바쳤습니다.

          우리도 젊을 때 대학에 들어와서

          대학발전에 혼신의 힘을 바쳤는데       

         그런데 이제와서 우리를 내치려 하는 것입니까

         (시력은 나빠지고 허리는 아파서 책상에 오래 못 앉아 있는데. . . )

         젊은 교수와 연봉제라는 무한경쟁을 시키면 노교수가 도태되게 되게 되기 마련인데

         젊은 교수보다 연구성과가 낮다고 편의적, 일방적 탈락비율을 정해놓고

         노교수를 내쫒는 것이 대학개혁입니까?"

         

         재단으로서는 고호봉 정년보장 노교수보다 언제나 자를 수 있는 젊고 연봉 적은 비정년트랙 강사 채용이

          더 매력이 있을 것이다.

        대학도 생태계로서 생산성과 활력은 없지만 원로 교수, 연구와 교수활동이 활발한 신진 교수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 사회는 젊은 교수는 노교수를 존경하고 학생들도 배울게 별로 없어도 인생 사이클 그 자체를 생각하면서 용인하고

       우리사회가  senior를 존경하듯이 노교수를 깍듯이 존경해 왔다.

       이것은 대학이 단지 학문의 전당일 뿐 아니라 인격도야의 장, 인생공부의 산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강의평가시스템이 외국의 경우 종신제나 정년 심사를 받기 전까지 강의평가를 통해 그 자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던 본래의 취지와 달리 정년 보장 노교수를 포함해 모든 교수에게 도입되었다.

        그 결과 교수의 연륜에 대한 존경과 가르침은 없고 학생이 교수가 잘 가르치나 못 가르치나의

        수업도구로 전락하여 강의평가에 학생의 욕설이 기록되는 등 대학의 상아탑이 무너지고 있다.

      대학의 상업주의, 성과주의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 요소만 있을까? 지금 사회는 병들어가고 폭력과 살인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취업률 때문에 최고 전문가인 대학교수가 회사 인사담당 직원에게 인사드리러 찾아 다니면서 왜 왔냐고 푸대접받고 이렇게 되어야 되겠는가.

     오히려 직장에서 대학에게 '좋은 인재 있으면 추천해 주십시오'하고 부탁하러 오도록 하고

     그렇게 되도록 더 열심히 가르치는데 열중해야하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것은

일자리 나누기 등

공동체 회복과

인의예지

창의성과 개성존중, 

타자에 대한 배려 등

인간 사회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일년에 논문 2편 이상 쓰기 운동을 함께 하고

학교 경영이 어려우면 고액 호봉 교수들이

월급을 깎아 그 돈으로

젊은 교수들을 더 많이 채용하고,

또 젊은 교수들이 시력과 허리 등 신체조건때문에 연구역량이 떨어진 노교수들보다

더 많이 논문을 써서

학교 전체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아내자고 노력하는 등  

함께 대학을 살려내야겠다는

공동체 의식이 있다면

우리는 오늘의 대학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될 때

굳이 개혁의 칼을 피로 물들이지 않아도

모두가 웃으면서 행복한 진보, 만족속의 지향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업이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면 오래 가지 못한다

(오쿠라 가하치로)

부산외대교수

김귀순

홈페이지 http://www.equalworl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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