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TV는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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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수(showpd)등록 2013.09.27 15:53
인터넷이 이제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전기나 수도 같은 인프라(기반 시설)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통해서 항상 연결이 되어져 있는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가 연결되어져 있는  '연결 사회'에 살게 되었다.
이런 연결(Network)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의 소통이라는 것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문화, 경제,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소통 방식의 변화가 곧 사회 변혁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소통의 방식이 중요해진 연결 사회에서 지금은 SNS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 방식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기기에서 가능하게 되어 PC, 태블릿, 휴대폰을 넘어 TV에도 적용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그동안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러나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며 미디어와 왕좌를 지키고 있던 TV가 디지털 혁명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을 하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고 수없이 많은 시도들이 실험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모두 포함한 미래의 TV를 지칭하는 용어로 '스마트TV'라는 것이 사용되어지고 있지만 스마트TV가 너무나 많은 잠재력과 모호성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어 가까운 시기 안에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장밋빛 개념을 만족시킬만한 제품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스마트TV라는 이름으로 많은 제품이 선을 보였으나 어느 제품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스마트TV가 점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게 되었다.
그러자 TV 산업 종사자들은 스마트TV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도 당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새로운 형태의 TV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의 결과물로 요즘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 바로 '소셜TV'인 것이다.
소셜TV가 실질적으로 TV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청률에 보완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으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소셜TV에 대해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우선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을 설득할만한 TV와 소셜 기능간의 명확한 상관 관계를 증명할 어떤 실험이나 자료가 국내에는 현재까지 나와 있지 않고, 단순히 긍정적인 연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정도의 결과 뿐이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직까지도 방송 우위의 사고에 있으며, 시청자들은 여전히 지상파 콘텐츠만을 선호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점차 지상파 콘텐츠 이외의 다른 콘텐츠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이 소셜TV에 관심을 보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케이블 콘텐츠 회사인 CJ E&M이 티빙을 통해 소셜TV 기능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또한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현재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모바일 메신저들이 자신들을 모바일 포털로 키우면서 그 안에 동영상 콘텐츠와 방송을 넣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셜TV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소셜TV를 아주 간단하게 정의하고 있다.
"Social television is a general term for technology that supports communication and social interaction in either the context of watching television, or related to TV content."
소셜TV를 TV 시청 또는 TV 콘텐츠와 관련하여 의사 소통과 교감-상호 작용을 도와주는 것으로 폭넓게 정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더 현실적인 언어로 설명하자면 "TV를 보면서, 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 등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또는 TV 자체에 내장된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해 온라인 상의 친구들과 TV 프로그램 관련 대화를 나누는 현상 또는 그러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소셜TV는 단순한 디바이스로서의 TV가 아니라 TV에 소셜 기능이 부가된 다양한 서비스를 총칭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의이다.

사실 이러한 개념이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얼마 전만해도 소셜TV라고 하는 개념을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것으로 배척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TV라고 하는 미디어를 몰입을 요구하는 매체로 보았고, 몰입을 하는 시청자에게 다른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은 TV라고 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로 간주하곤 했다.
그래서 특히 몰입을 해서 시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드라마에서는 자막을 넣는 것조차 금기시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TV 화면에 누군가와 채팅(소통)을 하도록, 자막을 넣거나 다른 기능을 띄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TV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시청 패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솔직히 방송사에 근무하고 있는 본인도 사실 처음에는 몰입을 방해하는 다른 기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TV 드라마(스크릿 가든)를 보며 휴대폰으로 문자를 친구들에게 보내며, 감동을 나누고 있는 아내를 보고는 소셜TV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옆에 있는 남편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신과 같은 감성을 가진 네트워크에 접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그 순간에는 더욱 결속력이 뛰어난 감정의 동지가 되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또한 몰입을 해서 시청을 하는 드라마에서도 몰입의 시간과 함께 이완의 시간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시간의 드라마 안에 모든 부분이 시청자의 몰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중요한 장면 이후에는 항상 다른 이야기로의 전환을 위한 몰입이 덜 필요한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시청자들은 TV를 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바로 그 순간 그 감동을 함께 할 사람들을 찾게 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감동을 교류할 수 없다면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감동을 함께 나눌 사람들과 연결을 해서 자신의 감동을 더 증폭시키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소셜TV의 개념은 '소셜'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미국에서 역시 가장 활발하게 실험이 되었고, 현실적인 성향을 반영하듯이 이러한 개념의 서비스가 실제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이 되면서 현재는 더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TV라는 것의 가능성을 직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실험에 의해 확보된 수치에 의해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TV가 아직까지 명확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실질적인 수익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불명확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셜TV'가 보여주는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 더욱 더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소셜 TV"가 크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0년 슈퍼볼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2010년 슈퍼볼 경기의 TV 생중계가 미국 역사상 최고의 시청자수를 기록하였는데, 이 기록 갱신은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많은 미국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TV 산업과 관련이 있는 정책결정자들이 이 기록 갱신으로 인해 소셜미디어와 방송의 결합이라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소셜TV의 개념은 그 전부터 있어왔고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주로 IT 분야의 서비스 회사나 TV를 생산하는 제조사 입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대부분의 방송 콘텐츠 관계자들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나타난 다양한 서비스들이 방송 산업을 위축시킬 것으로 생각을 해서 소셜TV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2010년 미국 슈퍼볼 TV 방송의 시청자수 기록 갱신은 이러한 방송 관계자들의 선입견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신문인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현상을 Water-Cooler Effect 즉, 정수기효과로 명명하고 이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냈다.
"Water-Cooler Effect: Internet Can Be TV's Friend"(2010.2.23. The New York Times)
마치 사무실에 시원한 물을 놓아 둔 장소가 사람들을 모이도록 해서 서로 대화를 하게 하듯이, 인터넷의 소셜미디어가 TV시청 중에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하도록 해서 큰 이벤트를 방송할 때 더 많은 시청자가 보도록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을 하였고, 이런 이유로 TV와 인터넷이 적이 아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그리고 닐슨의 조사를 인용하여 슈퍼볼을 시청한 사람들의 7명 중 1명은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TV 시청자 수를 늘어나게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입증이 되자,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SNS 서비스와 TV에 결합한 소셜TV가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2013년 슈퍼볼의 TV광고를 집행한 52개 브랜드 중 절반인 26개가 트위터 해시태그('#'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표현)를 광고에 삽입했다고 하는 뉴스도 들린다.
이에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서비스 회사인 트위터도 자신들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TV와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소셜TV 분석 서비스인 블루핀랩(Bluefin Labs)이라는 기업을 인수하였고, 시청률 조사업체인 닐슨과 소셜TV 시청률을 개발하고 있는 등 TV를 겨냥한 트위터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행동에 대해 15년간 연구를 해온 유명 조사기관인 '에릭슨 컨슈머 랩'이 2012년 말에 발표한 'TV 미디어 소비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72%가 TV를 시청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중 39%는 TV를 보면서 소셜미디어에 현재 시청중인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보이고 있는 시청 행태로 보면,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소셜TV의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요즘 N스크린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여 콘텐츠를 즐기는 성향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한국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3.8개의 스크린 기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소셜TV가 성공할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아직까지 성공적인 소셜TV 서비스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다양한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단순한 TV편성표를 기반으로 하여 채팅을 가능하도록 하는 정도의 기능을 제공하였기 때문에 서비스들이 제대로 활성화가 될 수가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는 한국 TV 시청자의 시청 패턴이 주로 지상파의 콘텐츠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유와 지상파 방송사들의 독과점적인 시장 지배력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새로운 실험에 적극적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얼마전부터 많이 이용되고 있는 소셜 분석을 이용해 보면, 소셜미디어 상의 관련 'Buzz량'과 'TV 시청률'과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국내에서도 나타남을 알 수가 있다.
소셜미디어(트위터, 카카오톡 등)에서 어떤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이 많으면 그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높게 나타나는 일정정도의 관계성이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방송에서도 두 지표간의 긍정적인 관계가 일정 정도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청률이 높아서 관련 프로그램 언급이 소셜미디어에 많은 것인지, 소셜미디어의 언급으로 인해 시청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인지가 확실하지 안하 그 효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소셜TV에 대한 관심보다는 소셜미디어인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을 홍보에 활용하는 정도의 움직임에 그치고 있는 것이 국내 방송 산업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소셜TV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에 비해 국내의 소셜TV는 아직 실험 단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다양한 소셜TV 관련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므로 앞으로 다가올 소셜TV에 대한 법적인 지위 문제와 규제 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이런 규제 문제에 가장 우선 시 되는 것이 '소셜TV'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방송과 통신에 대해 상이한 법률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셜TV가 방송이라면 방송법의 규제를, 통신이라면 통신법의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방송은 비즈니스라는 측면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방송의 특성 상 유한한 주파수 문제 등으로 강도 높은 의무를 방송사업자에게 지우고 있지만, 통신은 그에 비해서 지분 구조 문제나 역무 규정에서 다소 완화된 규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IPTV를 법적으로 규정할 때, 이러한 이분법을 탈피하여 새로운 특별법을 제정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소셜TV도 제3의 법으로 규정을 해야 할 대상일까?

또한 규제 기구의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 그리고 보도PP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나머지 방송과 통신에 관한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규제 기관으로 구별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지상파나 종편에서 소셜TV 서비스를 했을 경우에는 어느 규제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해야 할까?
참 쉽지 않은 문제가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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